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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태민의 채권포커스] 다시 美금리 3%를 앞둔 금융시장 풍경

마켓포커스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4.24 10:09

수정 2018.04.24 14:10

자료=CHECK단말기, 2014년 초 이후 최고치로 올라선 미국채 금리
자료=CHECK단말기, 2014년 초 이후 최고치로 올라선 미국채 금리

지난 2월초 미국의 1월 고용지표가 양호하게 나온 뒤 금리가 가파르게 오르자 주가지수는 경기를 일으키면서 폭락했다. 이후 미국채 10년물 금리가 3%를 향해 올라갈 때 주가지수는 또 다시 놀라는 모습을 연출했다.

이번엔 유가 등 상품가격 상승에 따른 인플레이션 기대 강화로 미국채 금리가 3%에 근접했다. 주식시장은 학습 효과 때문에 상대적으로 이전보다 차분하게 반응하고 있다.

미국채 금리가 3%를 뚫고 레벨을 한 단계 더 올릴지, 지난 번처럼 다시금 3% 앞에서 막힐지를 놓고 모든 금융시장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 美금리 상승에 글로벌 달러 강세 두드러져..달러/원, 남북정상회담 앞두고도 급등

미국채 금리가 오르자 달러화 강세가 두드러졌다.


유로/달러는 1.2288달러에서 1.2209달러로 0.64%, 달러/엔은 107.66엔에서 108.71엔으로 0.97% 하락했다.

미국 달러화 지수는 10년물 국채금리가 심리적 지지선인 3%에 근접하면서, 4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으로 상승했다. 달러인덱스(주요통화 6개대비 달러가치)는 0.70% 오른 90.960을 기록했다.

원/달러 NDF 환율은 1079.90원으로 스왑포인트(-1.00원)를 감안할 때 전일 현물 종가(1069.00원) 대비 11.90원 급등했다.

글로벌 달러 강세엔 최근 유로존의 경제지표 부진 영향 등도 작용했지만, 전체적으로 최근 금리 상승 영향이 커 보인다. 인플레이션 압력 증대 등으로 연준이 올해 금리를 4차례 올릴 수 있다는 관점 등이 늘어나면서 달러 매수세가 강해졌다.

이번 주 남북 정상회담을 앞두고 원화 강세가 이어질 것이란 기대 등도 많았지만, 미국채 금리가 계속 오르는 가운데 달러가 강해지면서 달러/원은 이날 크게 오르면서 시작하고 있다.

은행의 한 외환딜러는 “결국 관건은 미국 금리가 3%를 넘어 계속 상승할지 여부”라면서 “얼마 전까지 환율보고서, 남북 화해 무드로 원화 강세가 이어질 것 같았지만, 가파르게 환율이 올랐다”고 지적했다.

그는 다만 “환율이 1080원 위로 추가 상승하기 보다는 고점에서 달러를 팔자는 심리가 강하다”고 덧붙였다.

다른 딜러는 "일단 1080원을 상회할 가능성을 봤는데, 아침부터 네고 물량이 쏟아지면서 추가 상승은 제한되고 있다"고 말했다.

■ 주가, 2월보다 美금리 상승에 대한 민감도 떨어져..’지수 상단 막힌 풍선 장세’
간밤에 뉴욕 주식시장의 다우지수는 14.25p(0.06%) 하락한 2만4448.69, S&P500은 0.15p(0.01%) 오른 2670.29를 기록했다. 나스닥은 17.53p(0.25%) 하락한 7128.60을 나타냈다.

지난 2월 미국채 금리가 급등하면서 3%에 근접할 당시 주가는 급락하면서 경기를 일으킨 바 있다. 이번에 다시 금리가 3%에 근접할 때의 반응은 학습효과로 인해 상대적으로 제한적이다.

뉴욕 주가는 금리가 오르는 데 대한 경계감을 나타내고 있지만, 기업실적 호전 기대감 등으로 일단 크게 밀리지는 않는 상태다.

국내 시장에서 주가지수는 상단이 막힌 채 업종별로 순환매가 일어나고 있다. 최근엔 단연 남북경협주 급등세가 두드러졌다.

예컨대 대표적인 남북경협주인 현대엘리베이터는 4월 11일 7만6100원(종가)이었으나 전날 장중엔 11만1500원까지 뛰기도 했다. 하지만 최근 급등에 따른 차익매물로 종가는 8만8100원으로 내려왔다.

자산운용사의 한 매니저는 “지금 주식시장은 업종별로 테마가 빠르게 돌고 있다. 최근 남북경협주가 크게 올라 지금 추격하는 것은 위험하다. 이미 오를 만큼 올랐기 때문”이라며 “IT 쪽이 다시 각광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고 풀이했다.

그는 “주가지수는 상단이 막힌 채 업종별로 매기가 빠르게 전환된다. 돈은 풍부하고 전체 지수가 오르는 데는 한계가 있는 그런 상태”라며 “미국 금리 급등에 미국 주식시장도 내성이 생긴 상태이며, 따라서 국내 주식시장도 크게 흔들리고 있지는 않은 상태”라고 덧붙였다.

그는 “업종별 쏠림이 심해 손이 빠르고 예민한 투자자라면 업종 ETF로 대응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국내 주식시장은 마치 부피가 제한된 풍선처럼 한 쪽 면을 누르면 다른 면이 튀어나오는 것과 같은 형태로 움직이고 있다. 지수 상단이 막힌 뒤 유동성이 특정 산업군에 몰렸다가 다시 빠져 나와 다른 쪽으로 옮아가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 채권, 美금리 3%에서 막힐지 여부 대기하면서 외인 주시

채권시장은 미국채 금리 3% 근접에 따른 경계감을 이어가고 있다.

전 금융시장이 미국채 금리 3% 돌파 여부를 주시하고 있는 가운데 채권금리는 최근 빠르게 미국 금리 상승을 반영했다.

유가 상승에 따라 인플레이션 기대심리가 고조되면서 채권금리가 지속적으로 오르고 있는 것이다.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24센트(0.4%) 오른 배럴당 68.64달러를 기록했다.

이란의 석유장관은 유가가 계속 오를 경우 OPEC 회원국과 비회원국이 감산 합의를 연장할 필요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이 러시아나 이란, 베네수엘라 등을 어떻게 다룰 것인지가 관건이란 얘기도 나오고 있다. 아무튼 유가가 2014년 말 이후 최고치로 올라선 가운데 추가상승이 가능할지에 관심이 모아져 있다.

유가와 금리 모두 최근 빠르게 올라온 뒤 일단 추가 반등엔 다소 망설이고 있는 상태다.

간밤에 미국채 금리는 장 초반 2.99%를 넘어 3%에 바짝 붙기도 했지만, 결국 3% 앞에서 막혔다. 금리가 2014년 1월 이후 4년 남짓만의 최고치인 가운데 '3% 돌파 가능'과 '속도 조절'을 놓고 의견이 맞서고 있다.

미국채 금리 상승 무드 속에 국내 금리도 최근 계속 올랐다. 국고3년(KTBS03) 금리는 4월 2일 이후 처음으로 2.2%대로 올라왔다. 국고3년은 지난 금요일 2.200%로 상승한 뒤 전날은 2.235%로 오름폭을 키웠다.

국고10년(KTBS10) 금리는 2.7%를 넘어서 2.725%를 기록했다. 이는 3월 21일 이후 처음 2.7%대로 올라온 것이다. 7영업일 전 2.50%대로 내려갔던 10년 금리가 최근 미국 금리 상승과 함께 빠르게 올라온 것이다.

금리 레벨이 빠르게 올라온 데 따른 가격 메리트가 커졌지만, 선물시장의 외국인 매매에 눈길이 쏠려 있다.
특히 환율이 크게 오른 가운데 외국인이 어떻게 나올지 관건이다. 달러/원 환율이 1080원선 근처로 올라온 가운데 환율이 더 오를지, 다시 반락할지는 외국인 채권 매매자 입장에선 중요한 변수다.


증권사의 한 채권딜러는 “현재 국내 채권시장의 눈길은 외국인 선물매매에 모아져 있다”면서 “금리 레벨 매력이 커졌지만 이들의 매매에 따라 좌우되는 양상이 더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taeminchang@fnnews.com 장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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