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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 소비자물가 전망치 상향 조정하나

장민권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4.24 17:09

수정 2018.04.24 17:09

중동사태 여파로 고점찍는 국제유가
7월 수정땐 금리인상 속도낼듯
중동 정세불안과 국제원유 재고량 감소 등의 영향으로 국제유가가 연일 상승 흐름을 타고 있다. 원유 수입의존도가 높은 우리 경제 전반에 물가상승 압력을 가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이는 예상보다 빠른 금리인상 등으로 직결돼 가계소비 및 기업의 투자여력을 제약할 것이란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23일(현지시간) 영국 런던 ICE 선물거래소에서 거래되는 북해산 브렌트유 선물 가격은 배럴당 74.71달러로, 전 거래일보다 0.9% 상승했다. 장중 한때 75달러를 상회하기도 한 브렌트유는 2014년 11월 이래 3년5개월여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미국의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가격도 전날보다 0.24달러(0.4%) 오른 배럴당 68.64달러를 나타내며 70달러에 육박했다.
한국의 수입의존도가 가장 높은 두바이유 현물가격은 지난 19일 배럴당 70.75달러에 거래되며 역시 2014년 11월 이후 가장 높았다.

이같이 국제유가가 단기간 급격히 오르면서 국내 물가에도 시차를 두고 반영될 것으로 전망된다. 우리나라는 원유의존도가 높아 국제유가 흐름과 공급물가가 연동되는 경향이 크다.

한국은행은 지난 4월 발표한 수정 경제전망에 올해 원유 도입단가를 62달러로 전제해 반영했다. 하반기는 배럴당 60달러로, 상반기(64달러)를 지나면서 가격이 더 내려갈 것으로 예측했다. 국제유가가 기조적으로 오를 만한 요인이 크지 않다고 본 것이다. 이 같은 요건을 반영해 한은은 올해 물가상승률 전망치를 종전 1.7%에서 1.6%로 낮췄다.

문제는 유가 급등을 이끌고 있는 중동사태의 장기화 여부다. 시리아를 공습한 미국.영국.프랑스 대 러시아.이란의 '신냉전' 대치구도가 굳어지면서 중동의 지정학적 리스크가 고조되고 있는 탓이다. 유가상승 기조가 지속되면 인플레이션 압력을 가중시킬 수밖에 없다. 한국개발연구원(KDI)에 따르면 국제유가가 10% 상승하면 국내 소비자물가는 0.1%포인트 올라가는 것으로 조사됐다.

당초 4월보다 유가상승 요인이 더욱 부각되면서 정부와 한은은 이 같은 추이를 예의주시하는 모습이다.
한은은 중동사태가 장기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될 경우 오는 7월 수정 경제전망을 통해 종전 유가전망치를 상향할 계획이다. 인플레이션 압력이 강화됨에 따라 미국, 한국 등 전 세계 중앙은행의 금리인상 속도도 예상보다 빨라질 가능성이 제기된다.


한은 관계자는 "4월 예측한 유가전망치에 비해서 가격이 많이 올라와 있는 상황"이라며 "휘발유 가격에 시차를 두고 반영돼 그만큼 물가에 영향을 주는 만큼 상승 추이를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mkchang@fnnews.com 장민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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