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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국채 금리 급등] ‘자본이탈’ 우려 커진 한은.. 통화정책 시그널 바뀔까

예병정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4.24 17:31

수정 2018.04.24 17:31

美 금리인상 이어 국채금리 급등세
[美국채 금리 급등] ‘자본이탈’ 우려 커진 한은.. 통화정책 시그널 바뀔까

미국 10년물 국채금리가 사실상 '3%대'에 들어서면서 한국은행 통화정책 정상화를 자극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미국과 달리 한국의 국채금리는 한은의 금리 인상 지연에 대한 기대감이 여전하다. 한.미 기준금리가 역전된 후 그 차이가 벌어지게 되면 국내 외국인 자금 유출 가능성이 높아진다. 미 국채 금리 상승이 한은의 금리인상을 부추기는 요인으로 작용하는 것이다. 미 국채금리 상승은 또 달러화 투자를 확대하는 요인으로 작용, 원.달러 환율 상승을 이끄는 요인으로도 작용하고 있다.

24일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7.8원 오른 1076.8원에 마감했다.
최근 국제유가 상승이 물가를 끌어올리고 이로 인해 미국 금리인상이 예상보다 빠르게 진행될 것이란 전망이 나오면서 미 국채 금리가 상승했고 달러화 강세로 이어졌기 때문이다. 지난 23일(현지시간) 미국 10년물 국채금리가 연 2.998%까지 올라 4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민경원 우리은행 연구원은 "미국 10년물 국채금리는 국제유가 오름세가 지속되며 인플레이션 기대심리를 자극한 영향에 장중 일시적으로 3%를 돌파했다"며 "이에 달러화는 주요 통화 대비 상승폭을 확대됐다. 미 경제지표가 전반적으로 호조를 보인 점도 달러 강세에 일조했다"고 지적했다.

국제유가 상승이 미국 물가인상 우려→금리인상 가속화 우려→미국 시장금리 상승→달러강세 현상으로 이어졌다는 해석이다.

반면 그동안 국내에서는 한은이 올 하반기 금리를 한 차례 인상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한 상황이다. 이에 따라 금리인상 속도가 빨라지고 있는 미국과 동결 기조인 한국의 상황을 고려하면 양국 간 금리역전이 갈수록 심화될 전망이다.

문제는 과도한 격차로 외국인 자금이 급격하게 빠져나갈 경우다. 이렇게 되면 물가나 경기상황이 부진하더라도 한은에는 강한 기준금리 인상 압력이 가해지게 된다. 그만큼 통화정책에 고민이 커지는 요인인 것. 주식시장에서는 외국인 자금 유출이 확인되고 있다.

이날 코스피 지수는 전일 대비 9.97포인트(0.40%) 내린 2464.14로 마감했다. 사흘째 하락이다. 코스피 시장에서는 외국인이 4388억원 순매도, 사흘째 매도행진을 이어갔다. 사흘간 매도 규모가 1조2000억원을 넘는다. 개인과 기관이 각각 2706억원, 1688억원 순매수다.

다만 단기적으로는 외국 투자자본이 빠져나갈 수는 있지만 우려할 수준은 아니라는 것이 시장의 전반적인 진단이다.


민경원 연구원은 "글로벌 증시에 10년물 미 국채금리 3%라는 숫자가 미친 충격은 굉장히 미미한 수준"이라며 "국내의 경우 전일(23일) 외국인 증시에서 대규모 매도세를 보였으나 채권 시장에서는 이를 상쇄할 수준의 매수세를 기록했다"고 전했다.

한편 한은이 기준금리를 인상하지 않으면서도 급격한 외국인 자금 유출을 막기 위해서는 원화강세를 이끌 재료가 필요하다.
현재 남북정상회담 등 남북관계가 진전될 경우 지정학적 리스크(위험) 감소로 원화강세가 나타날 가능성도 있다.

coddy@fnnews.com 예병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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