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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정상회담 D-2]정의용 실장, 정상회담 코앞에 '깜짝 방미' 배경은..."5월 중순 한미정상회담 개최"

조은효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4.25 16:41

수정 2018.04.25 17:24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이 지난 13일 존 볼턴 신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과 회동을 마친 후 인천공항을 통해 귀국하고 있다. 정 실장은 지난 24일 또다시 미국을 방문해 볼턴 보좌관과 두번째 만남을 가졌다. 연합뉴스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이 지난 13일 존 볼턴 신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과 회동을 마친 후 인천공항을 통해 귀국하고 있다. 정 실장은 지난 24일 또다시 미국을 방문해 볼턴 보좌관과 두번째 만남을 가졌다. 연합뉴스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이 남북정상회담을 앞둔 24일(현지시간) 극비리에 미국 워싱턴을 방문, 존 볼튼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을 만나 북·미 정상회담 전인 5월 중순께 한·미 정상회담을 개최하기로 합의했다.

당초 남북정상회담의 막판 의제 조율을 위해 평양 방문이 점쳐졌던 정 실장이 불과 10여일만에 또다시 미국을 찾은 건 청와대의 시계가 이미 남북정상회담 이후, 북미정상회담에서의 '비핵화 협상'으로 옮겨가고 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일각에선 정실장이 남북정상회담을 불과 사흘 앞두고 긴급하게 워싱턴을 다시 방문한 배경에 대해 현재 남북간에 '비핵화' 협상 방식에 있어 중대한 이견이 발생, 미국과 상의할 필요가 있었기 때문이란 분석을 내놓고 있다.

25일 윤영찬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정의용 실장이 24일(현지시간)오후 3시 볼튼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을 만나 1시간 동안 남북정상회담 및 한미정상회담 개최 문제를 협의했다고 밝혔다. 정 실장의 방미 사실을 처음 공개한 것이다. 윤 수석은 "양측은 남북정상회담 준비 상황 및 한반도 비핵화 준비 달성을 위한 의견조율을 마쳤으며 정상회담 이후의 상황에 대해서 합의를 마쳤다"고 말했다.

이에 따르면 우선, 남북정상회담(27일)직후 문재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간 전화통화를 실시, 회담 결과를 공유하기로 했다. 워싱턴 현지 시간을 감안할 때 이르면 27일 밤이나 늦어도 29일 오전엔 통화가 이뤄질 것으로 관측된다. 이어 5월말·6월초로 예상되는 북미정상회담 전 문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간 정상회담을 추진하기로 했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한미정상회담은 내달 중순쯤 있을 것으로 보인다"며 "최종 날짜는 확정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정 실장의 '깜짝 방미'에 대해 "진행 상황이 수시로 변하기 때문에 남북 간 협의 내용을 놓고 한미 긴밀하게 공조하기 위해 전화통화보다는 직접 대면해 만나는 게 훨씬 이해도를 높일 수 있다고 생각해 방미한 것"이라며 "남북·북미 정상회담이 모두 성공해야 한다는 대통령의 뜻이 반영된 것"이라고 말했다.

조성렬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책임연구원은 "수전 손턴 미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 대행이 방한해 외교라인간에 대화가 이뤄졌음에도 정 실장이 정상회담을 코앞에 둔 상황에서 다시 미국까지 날아간 건 현재 남북이 비핵화·핵폐기에 대해 어떤 이견이 발생, 미국과 조율해야 할 상황이 발생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핵물질 생산 등 현재 진행 중인 핵무기 프로그램, 소위 '현재 핵'은 우리와 과거 이미 완성한 핵무기 '과거핵'은 미국과 협상하겠다며 분리 전략을 펼칠 공산이 있으며, 이 경우 한·미 공조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ehcho@fnnews.com 조은효 김현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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