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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경 복잡한 드라기 ECB 총재..."정책변경은 아직..."

송경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4.27 16:02

수정 2018.04.27 16:02

President of the European Central Bank Mario Draghi arrives for a news conference in Frankfurt, Germany, Thursday, April 26, 2018. (AP Photo/Michael Probst)<All rights reserved by Yonhap News Agency>
President of the European Central Bank Mario Draghi arrives for a news conference in Frankfurt, Germany, Thursday, April 26, 2018. (AP Photo/Michael Probst)
유럽중앙은행(ECB)이 통화정책 변경 결정을 늦췄다. 유로존(유로 사용 19개국) 경제 둔화가 일시적인 것인지, 앞으로도 지속될 것인지 파악한 뒤에 정책 변경 여부를 결정하겠다는 것이다.

무역전쟁 위험 고조, 외환시장 불안, 유로존 산업생산 둔화 등 상황 변화를 좀 더 지켜본 뒤 움직이겠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외신들에 따르면 ECB는 26일(현지시간) 이틀 간에 걸친 통화정책 회의에서 예상대로 어떤 결정도 내리지 않았다. 9월로 끝나는 월 300억유로 규모의 채권매입(양적완화(QE))에 대해서도 ECB는 추후 계획을 밝히지 않았다.

마리오 드라기 ECB 총재는 회의 뒤 기자회견에서 정책이사회의 통화정책 위원들이 올 유로존 성장 둔화를 좀 더 이해한 뒤에야 9월 이후의 QE에 대한 결정을 내리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최근 유로존 성장 둔화는 추운 날씨, 연휴 등에 따른 일시적인 요인에 따른 것으로 파악하고 있지만 좀 더 오래 영향을 미치는 요인들에 따른 것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드라기 총재는 둔화의 배경을 이해하는 것이 "다음 결정을 내리는데 긴요하다"면서 "가장 시급한 것은 (둔화의) 적절한 맥락을 따져보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지금으로서는 ECB의 경기전망에 근본적인 변화가 있는 것은 아니라면서도 최근의 둔화가 "더 심각한 둔화"의 출발을 알리는 신호가 될 가능성 역시 염두에 두고 있다고 말해 상황을 예단하기 어렵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드라기는 이같은 판단을 토대로 정책이사회는 앞으로 QE나 기준금리를 어떻게 할 것인지에 대해 논의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그는 무역전쟁 위험을 당면한 최대 위협요인으로 지목했다. 드라기는 "점증하는 보호주의를 포함한 대외요인과 관련된 위험들이 점점 더 뚜렷해지고 있다"면서 기업들의 자신감은 이미 관세 상승에 대한 우려로 약화됐다고 지적했다.

이날 드라기의 발언은 ECB가 올들어 월 600억유로에서 월 300억유로 규모로 축소해 9월까지 시행하기로 한 QE프로그램 추가 축소에 대해 아직 결정하지 못했음을 보여준다.

분석가들은 유로존 경제지표 약세가 지속되면 ECB가 6월까지는 QE의 운명에 대한 결정을 늦출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그러나 QE 축소(테이퍼)라는 통화정책 방향은 훼손되지 않았다는 것이 지배적인 관측이다.
제네바 픽테트 자산운용의 프레데릭 듀크로체트 이코노미스트는 "ECB는 지금으로서는 경제 둔화에 관한 우려를 대부분 털어냈다"고 말했다.

WSJ은 유로존의 성장률이 둔화됐다고는 하지만 이전 기준으로는 여전히 탄탄한 상태라면서 이때문에 대부분 이코노미스트들은 ECB가 올 연말까지는 QE를 완전히 끝내고, 내년에는 첫번째 금리인상에 나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이날 스웨덴중앙은행은 인플레이션(물가상승률)이 여전히 취약하다며 당초 예상됐던 2011년 이후 첫번째 금리인상 계획을 연기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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