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경제

자금이탈 우려커지는 신흥국 금리인상 시작됐나

송경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4.29 15:49

수정 2018.04.29 15:49

아르헨 3%p 전격 인상
자금이탈 우려커지는 신흥국 금리인상 시작됐나
아르헨티나 중앙은행이 27일(현지시간) 기준금리를 올렸다. 미국 달러 상승세와 10년만기 국채 수익률 3% 돌파 후폭풍이다.

아르헨티나 페소 가치가 급격히 하락하면서 자본이탈 우려가 높아지자 전격적인 금리인상을 단행했다.

'미 국채 수익률 3% 돌파'가 역캐리 트레이드에 따른 급속한 신흥시장 자금이탈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현실화하고 있다. 2013년의 '긴축발작'과 같은 충격이 재연될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28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아르헨티나 중앙은행은 전날 기준금리를 3.0%포인트 인상했다.
이르헨티나 기준금리는 이로써 30.25%를 기록하게 됐다.

지난주 페소 하락세를 막기 위해 외환시장에서 페소를 사들이는 방법으로 환방어에 나섰던 아르헨티나 중앙은행은 약 30억달러를 쏟아부은 방어책이 별다른 효과를 내지 못하자 결국 금리인상이라는 카드를 동원했다.

페소는 지난해에도 달러에 대해 25% 넘게 가치가 급락했다. 연 25%에 이르는 살인적인 인플레이션(물가상승률), 막대한 재정·무역적자 등이 주된 배경이지만 최근 급락세는 신흥시장에 후폭풍을 몰고 온 미 국채 수익률 3% 돌파라는 악재와 무관치 않다.

페소 뿐만 아니라 주요 신흥시장 통화가치 역시 급락세를 타고 있다. 우선 미 연방준비제도(연준)의 지속적인 금리인상 기조 속에서도 약세 기조에서 꿈쩍않던 달러가치가 이달 들어 상승세로 돌아섰다는 점이 시장 분위기를 바꿔놨다.

여기에 더해 미 10년만기 국채 수익률이 심리적 저항선인 3%를 돌파하면서 전세계 금융시장이 그동안 누려왔던 '넘쳐나는 돈' '초저금리' 시대가 마침내 끝나게 됐다는 현실이 신흥시장 통화를 압박하고 있다.

3% 돌파로 미국 등의 저금리로 인해 금리가 높은 신흥시장으로 자금이 이동하는 것을 뜻하는 캐리 트레이드의 조류가 방향을 바꾸게 됐다. 국제 금융 자금흐름은 이제 미국의 금리상승 여파로 신흥시장에서 선진국으로 자금이 회귀하는 역 캐리 트레이드를 예고하고 있다.

브라질 헤알, 인도 루피, 멕시코 페소, 인도네시아 루피아, 남아프리카공화국 랜드, 헝가리 포린트, 터키 리라, 폴란드 즐로티 등 캐리 트레이더들이 선호하는 고위험·고수익 신흥시장 8개국 통화로 구성된 블룸버그지수는 이달들어 3% 하락하면서 올 수익률이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이 지수는 미 국채 수익률이 오르면서 올들어 지난 1월 기록했던 최고치에 비해 5% 가까이 하락했다.
뉴욕 골드만삭스의 알베르토 라모스는 "대외환경이 신흥시장 외환시장에는 훨씬 덜 우호적이 됐다"면서 "바다가 거칠어지면 가장 약한 배들이 먼저 흔들리기 시작하는 것"이라고 이들 신흥시장 통화가치 하락을 설명했다.

그는 특히 다음달 1~2일 미 연준의 통화정책 결정기구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어떤 결정이 이뤄질지 외환시장이 촉각을 곤두세우게 됐다고 지적했다.
연준의 금리인상 행보가 빨라질 것으로 예상되면 신흥시장 통화가치 하락은 더 가팔라질 것이라는 설명이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