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장칼럼]

청약조정지역에 대한 고민

지금 부동산시장은 '규제의 시대'다. 이명박·박근혜 정부를 거치며 사실상 규제 '프리존'이었던 부동산시장은 문재인정부 들어 6.19대책, 8.2대책 등이 연이어 쏟아져나왔다. 꼼꼼하게 따져보지 않고 섣불리 움직일 수 없는 압박을 받고 있다.

문재인정부가 공식 출범하기 전인 지난해 4월 "정부가 도입할 규제는 무궁무진하다"고 했던 한 부동산 전문가는 최근 들어 "너무 많은 규제를 쏟아내 보유세 인상을 빼면 새로운 제도가 쉽사리 떠오르지 않는다"며 고개를 저었다. 사실 부동산 규제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것은 박근혜정부 후반이다. 2016년 '실수요 중심의 시장 형성을 통한 주택시장의 안정적 관리방안'이라는 이름으로 나온 11.3대책이다.

핵심은 '청약조정대상지역'이라는 신개념 도입이었다. 일부 재건축 예정단지를 중심으로 집값이 단기간에 많이 오르고 서울과 경기, 부산, 세종 등지의 일부 청약시장에서 이상과열 현상이 발생했다는 것이 11.3대책의 배경이다.

대책은 청약시장에 초점이 맞춰졌다. 당시 청약조정대상지역으로 지정됐던 서울과 과천, 성남, 하남, 고양, 동탄2, 남양주, 세종시에서는 분양권 전매를 제한하고 1순위 자격요건 강화, 재당첨 제한 등이 시행됐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제도의 도입 취지와 맞지 않은 규제로 변질되는 모습이다.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가 대표적이다. 올해 4월부터 청약조정대상지역에 집을 보유한 다주택자는 이를 매도할 경우 2주택자는 최고 52%, 3주택자는 최고 62%의 양도세를 내야 한다. 대상지역이 아니면 다주택자가 집을 팔더라도 중과대상이 아니다. 청약조정대상지역이라는 명칭과 양도세 중과는 어울리지 않는 조합이다.

청약조정대상지역 자체에 대한 논란도 많다. 현재 청약조정대상지역은 서울 25개 자치구, 경기 과천.성남.하남.고양.남양주.광명.동탄2신도시, 부산 해운대.연제.동래.남.수영.남구.기장군, 세종 등 총 40곳이다.

남양주는 지난해 하반기에 이어 올 들어서까지 대규모 미분양이 잇따랐고, 하남시는 지난해 분양이 한 곳도 없었다. 상황이 이렇자 남양주시는 화성시에서 동탄2신도시만 조정대상지역으로 지정된 것처럼 다산신도시만 따로 떼내야 한다는 주장까지 나온다. 이 와중에 지난해 하반기부터 수십, 수백대 1의 청약률을 기록한 대구는 청약조정대상지역에서 빠져 있다.
어떤 규제든 도입 취지에 맞게 운영돼야 한다. 또 시장 상황에 적합해야 설득력이 있다. 실수요자 중심의 시장 형성과 주택시장의 안정적 관리를 위한 방안은 이제 탄력적인 적용을 고민해야 할 때다.

cynical73@fnnews.com 김병덕 건설부동산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