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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세로 돌아선 유로·파운드.. 경제 성장세 주춤하는 유럽

송경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4.29 16:59

수정 2018.04.29 16:59

유럽 통화들 일제히 추락..터키 리라만 홀로 상승세
주춤한 경제 성장세 비롯..통화정책 긴축 연기 영향
佛, GDP 성장률 0.3%..투자자 불안감 커질 듯
약세로 돌아선 유로·파운드.. 경제 성장세 주춤하는 유럽

약세로 돌아선 유로·파운드.. 경제 성장세 주춤하는 유럽

유로, 영국 파운드, 스위스 크로나 등 유럽 통화가 그동안의 강세 분위기를 접고 약세로 돌아서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 경제성장률 둔화와 유럽중앙은행(ECB), 영국은행(BOE) 등 유럽 중앙은행들의 긴축 전환 연기 전망이 어우러져 통화시장에서 유럽 통화의 약세흐름을 이끌어낼 것으로 예상된다.

이런 가운데 유로존(유로 사용 19개국) 2위 경제국인 프랑스는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예상을 밑돈 것으로 나타나면서 유로존 경기 둔화에 대한 투자자들의 우려를 가중시켰다.

■ 유로 등 유럽통화, 약세 변곡점

27일(이하 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유럽 통화들은 이날 일제히 약세를 기록했다. 터키 리라를 제외한 모든 유럽 통화가 추락했다.

독일, 프랑스, 이탈리아, 스페인 등 19개국 공동통화인 유로는 전날보다 0.2% 하락한 유로당 1.2079달러로 내려 지난주 1.7% 하락세를 기록했다.
유로는 이날 하락세로 1월 이후 최저치로 떨어졌다.

금리인상 기대감에 오름세를 탔던 영국 파운드는 블룸버그 파운드 지수가 이날 1% 하락해 하루 낙폭으로는 지난해 11월 2일 이후 최대를 기록했다.

스웨덴 크로나는 전날 스웨덴중앙은행이 금리인상을 연기한 여파로 급락해 9년만에 최저치로 밀려났다.

그동안 정정불안, 경제전망 둔화 등의 여파로 큰 폭으로 하락했던 터키 리라만이 유일하게 상승세를 보였다.

유럽 통화 약세는 잇단 유럽 경제 성적표, 중앙은행들의 통화정책 긴축 기조 연기 등으로 촉발됐다.

블룸버그는 유럽의 장밋빛 경제전망에 투자자들의 의문을 갖기 시작함에 따라 유럽 통화들이 상승에서 하락으로 돌아서는 변곡점을 마주하게 됐다고 전했다.

프랑스부터 스페인에 이르기까지 경제 성장세가 주춤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미국과 중국, 미국과 유럽 간 무역전쟁 위험이 높아지는 가운데 유럽 중앙은행들이 그동안의 이례적인 통화완화 정책을 접고 통화정책을 정상화는 출구전략을 펴는 시기를 늦출 것이란 판단이 투자자들의 유럽통화 매도를 부르는 것으로 보인다.

영국이라고 다르지 않다. 지난주말만 해도 50%에 육박했던 BOE의 금리인상 전망은 20%에도 못미치는 수준으로 떨어졌다.

런던 라보뱅크의 외환전략 책임자 제인 폴리는 "경제지표 둔화가 과도한 강경 분위기를 몰아냈다"고 지적했다.

소시에테제네럴(SG)의 키트 주크스 전략가는 "유로가 달러에 대해 상승세로 돌아서려면 유로존의 내년 성장전망 회복이 필요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 프랑스, 기대 못미치는 성장

파이낸셜타임스(FT)는 프랑스 통계청(INSEE) 발표를 인용해 유로존 2위 경제국인 프랑스의 1.4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당초 전망치 0.4%를 밑도는 0.3%를 기록했다고 보도했다.

지난해 4.4분기 0.7% 성장을 뒤로하고 성장세가 크게 둔화됐을 것으로 추정됐지만 예상보다도 저조한 초라한 성적표를 받아든 것이다. 프랑스 성장률 둔화는 유로존 경제가 이미 둔화세로 접어들어 올해에는 지난해 같은 높은 성장세를 보이지 못할 것이라는 투자자들의 불안감을 심화시킬 전망이다.

프랑스 경제는 1.4분기 모든 면에서 둔화를 경험했다. INSEE에 따르면 소비지출이 여전히 지지부진한 가운데 기업투자는 전분기 1.1%의 절반을 간신히 넘는 0.6% 증가하는데 그쳤다.

수출은 2.5% 성장했던 지난해 4.4분기와 대조적으로 0.1% 마이너스 성장했다.


브루노 라 마레 프랑스 재무장관이 지난해 높은 성장에 따른 둔화로 크게 걱정할 일은 아니라고 우려를 일축하면서도 무역전쟁, ECB 금리인상 등 먹구름이 몰려오고 있다고 단서를 달았다.

특히 프랑스는 6월까지 예고된 연쇄 철도, 항공 노조 파업이 운송망을 위협하면서 물류부터 출장, 여행 등에 이르기까지 경제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되면서 2.4분기 성장률 역시 안심하기 어렵게 됐다.


캐피털 이코노믹스의 스티븐 브라운 이코노미스트는 "프랑스, 스페인, 오스트리아의 가중평균 성장률을 감안하면 유로존 GDP 성장률은 전분기 0.7%에서 1.4분기 0.4% 안팎으로 떨어진 것으로 보인다"면서 "이는 재앙적인 수준은 아니지만 실망스러운 것"이라고 말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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