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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러 상승 랠리 재개… 강세장 전환 신호탄? 반짝 반등?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4.30 17:06

수정 2018.04.30 17:40

달러가치 1월 이후 최고 美 국채 수익률 상승세
GDP 예상밖 성장 영향..일시적 현상이란 주장도
성장 사이클 막바지 도달..ECB, 통화긴축 일정 미뤄
달러 상승 랠리 재개… 강세장 전환 신호탄? 반짝 반등?


【 워싱턴=장도선 특파원】 최근의 달러 상승은 강세장 전환을 알리는 신호탄인가, 아니면 일시적 반등 흐름인가. 달러가 지난해의 부진에서 벗어나 랠리를 재개하면서 향후 달러의 움직임을 둘러싼 전문가들의 전망이 엇갈리고 있다.

최근의 달러 랠리는 글로벌 성장 모멘텀이 다시 미국 쪽으로 기울어지는 듯한 상황을 반영한 것이라는 견해가 제기되는 데 반해 달러 약세장에서 나타나는 일시적 반등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4월 29일(현지시간) 월 스트리트 저널(WSJ)에 따르면 미국의 경제 성장과 인플레이션 상승세 강화가 금융시장의 주된 관심사로 등장하면서 달러 가치는 1월 이후 최고 수준으로 전진했다. WSJ 달러지수는 지난주 1.1% 상승, 주간 기준으로 2016년 이후 최고의 성적을 거뒀다. 지난달 달러는 월간 기준으로도 가장 좋은 성적을 보인 통화 중 하나로 꼽힌다. 달러는 2017년에는 미국 경제가 성장 사이클 종반에 도달했고 유로존 등 다른 지역 성장세가 빨라질 것이라는 투자자들의 믿음 때문에 7.5%나 하락했다.


달러 랠리의 배경은 미국의 국채 수익률 상승과 지속적 경제 성장 전망이다. 10년 만기 미국 국채 수익률은 지난주 2014년 1월 이후 처음 3%를 돌파했다. 미국의 1.4분기 국내총생산(GDP)는 연율 2.3%(1차 잠정치) 성장, 예상을 크게 상회했고 고용비용은 전년비 2.7% 증가, 2008년 3.4분기 이후 가장 큰 폭 늘어났다.

뱅크 오브 아메리카 메릴린치의 글로벌 금리 및 통화 전략 헤드 데이비드 우는 WSJ에 "많은 사람들이 달러 하락을 예상했던 것은 (미국 이외) 다른 지역 경제가 아주 잘 나가고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라면서 "이같은 이론이 크게 도전 받고 있는 게 아주 분명하다"고 말했다. 뱅크 오브 아메리카 메릴린치는 최근 투자자들에게 4월 27일 1.21달러 정도에 거래됐던 유로가 몇달 뒤 1.15달러까지 후퇴할 것에 대비하라고 촉구했다.

분석가들은 달러가 지난해 약세를 보였을 때 미국과 다른 선진국 국채의 수익률 격차가 달러를 지지해주지 못하는 것을 의아하게 생각했었다. 그러나 지금 수익률 격차는 달러를 지지해주는 방향으로 작용하는 것 같다. DSW에 따르면 10년 만기 미국 국채와 독일 국채 수익률 격차는 1989년 이후 최고 수준으로 확대됐다.

연방준비제도가 올해 금리를 4차례 인상할 것으로 믿는 투자자들이 늘어나면서 미국과 독일 국채 수익률 격차는 더 벌어져 달러를 추가로 지지할 가능성이 있다.

선물시장 포지션도 달러 강세 기대감을 낳는 또 다른 이유로 지목된다. 미국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에 의하면 4월 선물시장에서 달러 하락 베팅 포지션은 2011년 이후 최고를 기록했다. 분석가들은 달러가 추가 상승할 경우 달러 약세에 베팅한 투자자들 일부가 숏포지션을 청산하고 다시 달러 매입에 나서 달러 가치를 더 끌어올릴 것으로 전망한다.

달러 가치 상승은 미국 시장으로의 해외 자본 유입을 촉진시키지만 미국 기업들의 수출 경쟁력을 약화시켜 시장과 경제 전반에 폭넓은 영향을 미치게 된다. 팩트셋이 지난달 중순 수집한 데이터에 따르면 1.4분기 실적을 공개한 미국 기업의 약 60%는 달러 약세가 이윤 증가에 도움이 됐다고 보고했다.

물론 일부 투자자들은 미국의 경제 성장세가 사이클 종반에 들어서 있고 유럽중앙은행(ECB)이 아직 통화긴축에 착수하지 않았다는 점을 근거로 최근의 달러 반등세는 일시적 현상에 그칠 것으로 내다본다. 게다가 많은 분석가들은 달러의 강세/약세장은 대개 5 ~ 7년 지속되는 경향이 있다고 믿는다. 이 같은 견해가 맞다면 달러 강세장은 2011년 시작돼 2017년 끝났고 지금은 달러가 하락장 초반에 들어서 있다는 설명이 가능하다.


하지만 달러 약세장에서도 달러의 일시적 랠리는 수개월간 지속될 수 있다. 실제로 7년간 이어진 지난번 달러 약세장에서도 달러는 2005년에 11개월간 13%나 상승한 뒤 다음해 다시 하락세로 돌아섰다.
UBS 자산운용의 전략 자산 배정 헤드 제이슨 드라호는 달러의 최근 움직임을 "약세장에서의 랠리"라고 규정한다.

jdsmh@f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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