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일반경제

낮아진 코리아 디스카운트...한은, '고민' 덜까?

예병정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5.01 14:56

수정 2018.05.01 14:56

남북정상회담에 따른 평화무드가 금리인상에 나서야 하는 한국은행의 고민을 덜어줄 것으로 관측된다.

현재 한은의 최대 고민은 금리인상 시기다. 낮은 물가 상승률이나 경기 상황을 고려하면 금리는 동결해야 한다. 하지만 올해 3~4차례로 예상되는 미국의 금리인상 속도를 감안하면 한은은 금리를 인상해야 한다. 금리 차에 따른 외국인 투자금 유출을 걱정해서다.

이 같은 상황에서 남북 관계 개선에 따른 '코리아 디스카운트' 완화, 원화 강세 등의 요인은 외국인 자금 유출 가능성을 줄이고 있다.
또 완화된 코리아 디스카운트가 물가나 경기 개선으로 이어지면 한은에 가해지는 금리 인상 압박은 줄게 된다.

■미 채권금리 3% 돌파에도 외국인 자금 유입
1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장외 채권시장에서 지난달 23일부터 30일까지 외국인들은 1조9765억원을 순매수했다.

지난 24일(현시시간) 미국 국채 10년물 금리가 장중 한때 3%를 넘는 등 미 장기금리가 상승세를 보였다. 한국 국채 금리에 비해 미국 국채가 빠르게 오르면서 자본유출 가능성이 커졌다. 그럼에도 채권시장에서는 유출이 아닌 유입 현상이 나타난 것이다.

이에 대해 남북정상회담을 계기로 코리안 디스카운트가 완화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영향을 줬다는 분석이다. 실제 국가신용등급 상승이나 국가 부도위험을 나타내는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이 하락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코리아 디스카운트 완화는 원화 강세 현상으로 일단 나타났다. 미 국채 금리가 상승하면서 원·달러 환율은 지난달 26일 기준 1080.9원까지 올랐다. 그러나 지난달 27일 남북정상회담 영향으로 1070원대로 내렸고 지난달 30일에는 1068.0원까지 하락했다.

코리안 디스카운트 완화가 자본유출을 막으면서 한은 통화정책에 여유가 생겼다. 시장에서는 올해 한은이 2차례까지 금리를 올릴 것으로 봤지만 최근에는 1차례로 전망이 바뀌고 있다.

김용하 순천향대 교수는 "남북정상회담 전후로 원화 강세가 나타났고 경제 안전성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주면서 채권시장으로 외국인 투자가 유입됐다고 본다"며 "금리 인상 압박을 받는 한은 입장에서는 즉각적으로 금리를 올려야 된다는 부담을 덜게 됐다. 관망세를 더 연장할 수 있는 여유가 생긴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내 물가·경기도 개선될까
한은이 그 동안 금리인상을 주저했던 이유는 낮은 물가 상승과 미·중간 무역전쟁 가능성 등 경기에 대한 불안감이었다. 코리안 디스카운트가 약화되면 이 같은 고민도 일부는 덜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주열 한은 총재도 인사청문회 답변서에서 "(남북·북미 정상회담이 성공적으로 개최가) 미국의 연속적인 금리인상이 예상되는 상황에서 자본유출압력을 완화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며 "소비 및 투자 심리 개선을 통해 민간소비 및 투자 진작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예상했다.

올 들어 물가 상승률이 1% 초반대에 머무는 가장 큰 이유는 수요측 물가 압력은 예상보다 낮기 때문이다.
소비자심리지수(CCSI)를 보면 지난해 11월 112.0를 기록한 이후 5개월 연속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소비자심리지수가 5개월 연속 악화한 것은 한은이 관련 통계를 작성한 2008년 7월 이래 처음이다.


김천구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남북관계 개선의 영향으로 소비자이나 기업의 심리가 우호적으로 개선될 수 있다"며 "소비나 투자로 연결되면 경제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고 전했다.

coddy@fnnews.com 예병정 기자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