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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치 끝났다" VS. "체질 좋아졌다" 엇갈린 신흥국 투자전망

송경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5.01 17:17

수정 2018.05.01 20:51

美달러 강세 전환.中경제 둔화.. 신흥시장 자금이탈 우려 커져
증시 랠리 이어갈지 관심집중
"잔치 끝났다" VS. "체질 좋아졌다" 엇갈린 신흥국 투자전망

신흥시장 주식.채권 랠리에 대해 전망이 엇갈리고 있다.

미국 국채수익률 상승과 달러 가치 강세 전환에 따른 신흥시장 자금이탈, 중국 경제에 대한 불안감 등이 투자심리 발목을 잡을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인 가운데 한쪽에서는 이전과는 달리 신흥시장 체질이 튼튼해졌다면서 고난을 잘 버텨낼 것이란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 이제는 막바지 단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난달 30일(현지시간) 지금까지 신흥시장 주식.채권 오름세를 떠받쳐주었던 바닥들이 흔들리기 시작했다면서 신흥시장 랠리는 이제 막바지에 다다른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지난해 랠리의 밑거름이었던 탄탄한 세계 경제 성장과 약달러가 이제는 더 이상 유효하지 않아졌다는 것이다.

신흥시장 채권 지수 수익률은 연초까지만 해도 강한 오름세를 보였던 신흥시장이 얼마나 탄력을 잃었는지를 잘 보여준다.

JP모간 GBI 신흥시장 채권지수 수익률은 1월 5%에 이르렀지만 지금은 1.8%로 뚝 떨어졌다.


투자자들을 불안하게 만드는 가장 큰 배경은 신흥시장 성장세 둔화 예상이다. WSJ은 최근 중국인민은행(PBOC)이 은행들의 지불준비율을 예고도 없이 전격 인하한 것은 신흥시장 성장엔진 중국 경제에 뭔가 감춰진 취약점이 있는 것이 아니냐는 의문을 불러일으킨다고 지적했다.

이를 뒷받침하듯 캐피털이코노믹스가 조사하는 월간 신흥시장 성장률은 지난해말 4.6%에서 2월 4.4%로 하락했다.

국제통화기금(IMF) 성장률 전망에서도 세계경제 성장 중심이 신흥시장에서 선진국으로 이동했다. IMF는 올 세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상향 조정하면서 선진국 성장률 전망이 개선됐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는 신흥시장 성장률의 주목도가 그만큼 퇴색했음을 뜻한다.

미국의 금리인상 기조에도 불구하고 약세를 벗어나지 못하던 달러가 마침내 강세로 돌아서고, 전세계 금융시장의 기준금리 역할을 하는 미 10년만기 국채 수익률이 3%를 돌파하면서 그동안 신흥시장에 몰렸던 돈이 미국 등으로 되돌아갈 것이란 역캐리트레이드 우려까지 더해지고 있다. 이는 그만큼 신흥시장의 매력이 줄어들게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정치적 위험 역시 높아지고 있다. 미국과 중국간 무역전쟁 위험이 상존하고 있어 신흥시장 성장엔진이었던 세계화가 동력을 상실할 수 있다는 우려가 가시지 않는다. 게다가 러시아는 경제제재로 금융시장이 휘청거리고 있고, 올해 브라질, 멕시코, 터키 등의 선거일정은 투자자들을 더욱 불안하게 만들 요인이다.

■ 그래도 전망 밝다?

신흥시장 전망은 여전히 밝다는 반대론도 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소시에테제네럴(SG)은 신흥시장 자산을 내다팔기 전에 한 번 더 생각하라고 충고하고 있다. SG의 금리.교차자산 전략가인 브루노 브라이지나는 신흥시장이 이전에 비해 세계 경제 둔화에 더 잘 대응할 수 있게 됐다면서 신흥시장 자산은 여전히 매력적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내년이나 2020년 미 경제가 침체에 빠지더라도 경기침체의 폭은 10년전 세계금융위기 당시에 비해 훨씬 더 얕을 것이라면서 이같이 지적했다. 브라이지나는 이어 신흥시장 역시 이전에 비해 펀더멘털이 훨씬 더 탄탄해졌고, 중국 성장세 역시 나쁘지 않기 때문에 미 경기침체 충격이 그리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미국이 침체를 겪어도 신흥시장은 성장세를 이어가는 10년전의 디커플링이 재연될 것이라면서 신흥시장 자산배분을 크게 늘릴 것을 권고했다. 브라이지나는 신흥시장 주식 수익률이 미 주식 수익률을 앞지를 것이라면서 특히 말레이시아, 태국, 인도네시아, 한국이 매력적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남아프리카공화국, 러시아, 브라질, 멕시코 채권 역시 투자해볼만하다고 권고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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