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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공급 절실한 다자녀가구에 서울서 나가 살라는 국토교통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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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지 영 기자
"다자녀 가구에 대한 배려가 필요하긴 하지만 현재로서는 수용하기 어렵다."

이달부터 투기과열지구에서 9억원 초과 주택에 대한 특별공급이 중단되는 가운데 '다자녀 가구 예외 적용' 여부를 묻는 질문에 대한 국토교통부 관계자의 답변이다.

저출산 문제 해소를 위한 다자녀 가구 배려 정책이 필요하지만 이들에게만 고가 아파트 특별공급을 제공해야 할 근거가 부족하다는 이유다. '특별공급제도 개선방안'은 다음달 2일까지 입법예고기간을 거쳐 원안 그대로 시행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국토부가 확고한 입장을 가진 이유는 다음과 같다. 지난해부터 올해 3월까지 서울과 경도 과천에서 분양한 신규 아파트 중 9억원 이하 주택이 84.5%에 달한다는 것이다. 전용면적 85㎡ 초과 물량만 살펴봐도 같은 기간 서울과 과천에서 공급된 새 아파트 중 9억원 이하는 33%나 된다는 설명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집값이 가장 높은 강남3구 신규물량을 포함하더라도 9억원 이하 주택은 85%에 가까울 정도"라며 "방이 많이 필요한 다자녀 가구라면 다른 지역을 찾아보는 게…"라며 말을 아꼈다. 국토부의 이 같은 인식은 자칫 "큰집이 필요한 다자녀 가구라면 서울을 벗어나는게 맞지 않냐"고 해석되기 충분하다.

다자녀 가구는 미성년 자녀 3명 이상을 둔 가구를 말한다. 진화된 평면설계로 전용 59㎡도 방3개, 화장실 2개를 갖춘 신규 아파트를 종종 찾아볼 수 있다. 하지만 성별이 다른 자녀가 3명 이상이고, 서울에 직장을 둔 다자녀 가구라면 서울 시내 아파트를 고집할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다.

전용 85㎡를 초과하는 주택은 '가점제+추첨제' 방식이라 유주택자도 청약접수가 가능하다. 새 아파트를 꿈꾸는 다자녀 가구의 바람은 그만큼 실현되기 어렵다는 얘기다. 자녀 4명을 키우는 한 여성은 "다자녀 가구 특별공급제도에 지원하려고 집까지 팔았는데 갑자기 국토부가 개선안을 발표하는 바람에 오도가도 못하게 생겼다"면서 "다자녀 가구가 실수요자의 공정한 청약 당첨기회를 뺏은 주범으로 주목받는 것 같아 억울하다"고 답답함을 토로했다.


'저출산 문제 해소'는 문재인정부의 주요 국정과제 중 하나다. 정부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다양한 방법을 검토 중이다. 특별공급 개정안이 그대로 시행된다 해도 다자녀 가구가 더 나은 환경에서 생활할 수 있도록 정부가 추가 대책 마련을 고민해봐야 하는 이유다.

jyyoun@fnnews.com 윤지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