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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로존 성장률 18개월 만에 최저

송경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5.03 17:22

수정 2018.05.03 21:05

ECB-연준 통화정책 따로갈듯
유로존 성장률 18개월 만에 최저
유로존(유로 사용 19개국) 1.4분기 경제성장률이 우려를 벗어나지 못한채 18개월만에 최저치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일시적 요인인지, 지속될 것인지 판단이 엇갈리는 가운데 이코노미스트들은 유로존 성장세는 지난해를 정점으로 둔화되고 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2.4분기 경제지표들은 둔화에 방점을 찍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렇게 되면 금리인상 고삐를 죄는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와 여전히 상황을 지켜봐야 하는 유럽중앙은행(ECB) 간 통화정책 이탈(디커플링)은 지속될 전망이다.

2일(이하 현지시간) 유럽연합(EU) 통계기구인 유로스타트는 유로존의 1.4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0.4%에 그쳤다고 발표했다. 성장률이 지난해 4.4분기 0.7%에서 거의 반토막이 났다.


예비치 발표여서 성장률이 급격히 둔화된 원인이 무엇인지는 이번에 설명되지 않았지만 전문가들은 수출둔화가 주범일 것으로 보고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는 전했다.

성장률 예비치 발표 전인 지난주 마리오 드라기 ECB 총재는 유로존 성장 둔화 우려가 잇따르는 가운데 조심스런 낙관전망을 내놓은 바 있다. 드라기 총재는 지난달 26일 ECB 통화정책 회의를 마친 뒤 기자들을 만나 유로존 경제가 일시적 요인들로 인해 올들어 둔화세를 겪고 있다면서 앞으로 수개월간 경제지표들을 면밀히 들여다보겠다고 밝혔다. 그는 그러나 통화정책 위원들이 여전히 낙관적이라면서 유로존 경제가 인플레이션(물가상승률)을 ECB 정책 목표치인 '2%에 근접'한 수준까지 끌어올릴만큼 탄탄한 상태를 유지할 것으로 ECB가 보고 있다고 덧붙인 바 있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잇달아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일시적 요인들이 성장둔화를 가져온 것은 맞지만 물밑에서는 통상갈등, 유로 강세, 수요둔화와 같은 중장기적으로 계속해서 영향을 줄 요인들이 자리잡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캐피털 이코노믹스 유럽 담당 이코노미스트 스티븐 브라운은 "이례적인 추운 날씨, 파업, 단기적인 수급 병목현상, 갑작스런 독감 등이 1.4분기 GDP 성장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그러나 지난해 성장을 이끌었던 순수출(수출-수입)이 좁혀지면서 성장세가 둔화되고 있음은 반박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세계은행(WB)에 따르면 유로존은 GDP에서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이 미국(12%)이나 일본(16%), 중국(20%) 등에 비해 훨씬 높은 44%에 이른다. 수출이 삐걱거리면 성장률이 급전직하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2.4분기 경제지표들은 비관과 낙관을 동시에 보여주지만 중장기적으로는 비관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평가다.


2일 발표된 유로존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 확정치는 유로존 제조업 활동이 4월들어 더 둔화됐음을 확인시켜줬다. 4월 PMI는 56.2로 확장을 의미하는 기준선 50을 넘기기는 했지만 연초 60을 넘기던 것에 비해 큰 폭으로 후퇴했다.
PMI 지수를 발표하는 시장조사업체 마킷의 기업담당 수석 이코노미스트 크리스 윌리엄슨은 중장기적인 위험이 상존한다고 지적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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