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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무역적자 감축' 전방위 압박..中 '위안화 약세'로 장기전 대비

조창원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5.03 17:22

수정 2018.05.03 17:37

美-中 무역담판 개시…양국전략은
중국과 무역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방중한 스티븐 므누신 미국 재무장관이 3일 회담장소인 베이징의 한 호텔을 떠나면서 기자들에게 손을 흔들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중국과 무역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방중한 스티븐 므누신 미국 재무장관이 3일 회담장소인 베이징의 한 호텔을 떠나면서 기자들에게 손을 흔들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 베이징=조창원 특파원】 미국과 중국이 무역분쟁 타결 방식을 놓고 서로 다른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미국이 강경파 협상팀을 보내 양국간 무역대회에서 '통 큰 담판'을 벼르는 반면 중국측은 무역대화의 회기 연장이라는 '대화 장기국면'으로 방어선을 구축하는 모습이다. 특히 3일부터 4일까지 이틀간 미국과 중국 고위 당국자간 무역대화가 진행되는 가운데 중국은 협상 결렬에 대비해 위안화 약세장을 만들고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미국은 3∼4일 양일간 진행될 이번 무역대화에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 윌버 로스 상무장관,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국무역대표부(USTR) 대표, 피터 나바로 백악관 무역제조업정책국장 등 강성파 위주로 경제.통상 대표단을 구성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일(현지시간)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우리의 위대한 금융팀이 무역에 관한 평평한 운동장을 협상하기 위해 중국에 있다"면서 대중 무역적자를 바로잡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나는 머지 않은 장래에 시진핑 주석과 만나기를 기대하고 있다"며 이번 양국 통상.경제 분야 수장들 간의 협상에 이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직접 만나 통상 현안을 논의하게 싶다는 뜻도 시사했다.

미국의 전방위 압박에 대해 중국은 무역협상이 최종 결렬될 것에 대비한 안전장치 마련에 골몰하는 눈치다.

중국이 이날 위안화 가치를 3개월여만에 최저치로 떨어뜨린 게 대표적이다. 중국 인민은행 산하의 외환거래센터는 3일 위안화의 달러당 기준환율(중간가격)을 전거래일보다 0.0062위안 올린 6.3672위안에 고시했다. 이는 위안화의 달러당 가치가 0.1% 절하했다는 뜻이다. 미중 무역대화에 앞서 4일 연속 절하이며 지난 1월24일 이후로 최저치다.

위안화 약세 배경으로 달러화 강세 여파라는 분석이 나온다. 그러나 미국의 무역보복에 대비한 정부의 시장개입이라는 추측도 나온다. 우선, 중국이 미국과 무역대화에 앞서 위안화 가치를 미리 내리는 방식이다. 양국간 협상 이후 위안화 절상요구가 있을 때 기존에 절하폭으로 만회할 수 있기 때문이다.

협상이 결렬될 경우 중국의 수출에 타격이 클 것이란 우려가 작용했다는 분석도 있다. 미국과 협상이 틀어질 경우 수출선이 막힌다는 점 때문에 위안화 약세를 통한 수출경쟁 우위를 확보하겠다는 뜻이다.

양국간 무역불균형이 조정될 기미가 없는 데다 미국의 전방위적 압박으로 중국의 선택은 사실상 외통수에 몰린 상황이다.
그렇다고 미국이 요구하는 무역역조 시정, 첨단기술 육성 등 2가지 의제를 이번 무역대회에서 한꺼번에 양보할 수도 없는 입장이다. 이에 중국 측은 현재 직면한 열세 국면을 타개하기 위해 이번 무역대화의 회기를 연장할 뜻을 내비치고 있다.
이와 관련, 화춘잉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전날 "중미 경제의 무게감을 고려한다면, 1차 협상으로 모든 문제를 해결하는 것은 현실적이지 않다"고 말한 바 있다.

jjack3@fnnews.com 조창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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