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문화계에도 찾아온 '하나의 봄'

"하나의 봄이 문화계에도 이어지지 않겠습니까. 일단 시작되면 북한과 문화재 교류부터 다시 물꼬를 터야지요. 이제 5월인데 지난 4개월 동안 지나온 일을 보면 1년치 백서를 써도 될 만큼 이뤄진 일도, 앞으로 해야 할 일도 많을 것 같네요."

며칠 전 만난 문화체육관광부 관계자가 전한 말이다. 남북정상회담 이후에도 이어지고 있는 남북 해빙무드가 문화교류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지난주 금요일(4월 27일) 저녁 남북정상회담의 환송행사에는 회담장인 평화의집을 배경으로 선보인 환상적인 미디어파사드 기술 영상쇼 '하나의 봄'이 펼쳐지며 앞으로 이어질 한반도의 따뜻한 봄날을 축하하는 자리가 이어졌다. 그리고 1주일이 지난 지금, 그 순풍은 당연스레 불어오고 있다.

지난 1월 평창동계올림픽을 시작으로 한반도에 찾아온 봄에는 문화계도 일조를 했다. 북한 예술단의 공연을 시작으로 남한 예술단이 방북해 평양에서 공연을 펼치면서 '봄이 온다'고 노래했고 이제 '하나'를 기원했다. 문체부 관계자는 "연초 올림픽 준비 때부터 지금까지 어떻게 지나왔는지 모르겠다"면서도 "앞으로 남북 교류가 본격적으로 시작될 것을 대비해 또다시 준비 모드에 돌입했다"고 밝혔다.

남과 북의 문화교류가 시작되면 가장 먼저 진행될 분야는 문화재다. 개성 송악산 남쪽에 있는 고려 궁궐터인 만월대를 비롯해 평양의 고구려 고분군에 대한 공동 발굴과 조사 연구가 재개될 예정이다. 이 밖에 무형문화재 합동공연을 비롯해 천연기념물 보호조치 마련 등을 위한 논의도 활발해질 전망이다.

미술계에서도 과거 끊어지다시피 했던 남북교류가 재개될 것에 대한 기대가 크다. 현재 한국민족예술단체총연합(민예총)을 중심으로 한 미술교류전에 대한 협의가 진행 중이다. 오는 9월 개막하는 광주비엔날레에 북한미술 전문가인 윤범강 미 조지타운대 교수의 북한미술 기획전이 국내 최초로 진행될 예정이고, 또 광주비엔날레를 평양과 번갈아 여는 방안도 거론되고 있다.

지난 1년 사이 우리 사회의 많은 변화와 함께 문화계도 엄청난 변화를 겪었다.
블랙리스트 사태와 미투 운동을 통해 문화계 내부의 자정과 변화의 시기를 거치면서 내실을 다지고 있고, 또 남북 문화예술 교류를 통해 외연을 넓힐 기회도 맞이했다. 얼어붙었던 문화의 밭을 가는 과정에서 수많은 적폐의 돌들이 걸러지는 가운데 내리는 평화의 단비가 새로운 문화의 싹을 틔우고 있다. 봄 농부의 분주한 손이 튼실한 열매를 맺게 하듯, 문화계에도 아름다운 꽃과 알찬 열매들이 맺히길 기대한다.

jhpark@fnnews.com 박지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