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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섭게 성장하는 인스타그램 쇼핑...한국 서비스 이뤄질까?

정용부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5.12 11:46

수정 2018.05.14 14:01

앱에서 구매까지 바로 연결되는 인스타그램 쇼핑 '샵'
전 세계 9개국 열렸지만 한국은 왜 미뤄지나...
/사진=인스타그램 비즈니스 홈페이지
/사진=인스타그램 비즈니스 홈페이지

이용자가 앱 안에서 쇼핑을 할 수 있는 인스타그램 ‘쇼핑 태그-샵’ 기능이 전 세계 9개국으로 확대된 가운데 국내 전자상거래 업계가 시장의 변화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지난 3월 20일(현지 시각) 미국 광고전문지 애드위크에 따르면 인스타그램이 쇼핑 태그-샵 서비스를 호주·브라질·캐나다·프랑스·​​독일·이탈리아·스페인·영국 등 8개국에서 오픈한다고 밝혔다. 이어 4월 30일에는 뉴질랜드도 서비스를 열었다.

앞서 미국에서는 지난 2016년 성공적인 테스트 과정을 거친 후 2017년 4월 정식 출시한 바 있다. 이후 인스타그램에 따르면 비즈니스 계정은 2017년 7월 1500만 개에서 11월에는 2500만 개로 4개월만에 2배 가까이 늘었다. 게다가 인스타그램의 사용자들 중 80%가 기업의 브랜드 계정을 팔로우하고 있으며 전 세계에선 매일 2억명이 접속하고 있다.


인스타그램의 쇼핑 태그 기능은 기존 SNS 플랫폼에서 상품보기(Tap to view)와 구매하기(Shop Now) 기능을 통해 이용자들이 사진을 보고 마음에 드는 제품을 바로 구매할 수 있도록 연결해주는 서비스다. 비즈니스 계정을 연 개인이나 사업자가 계정 프로필 하단 '샵'에서 상품 사진에 태그를 걸면 이용자는 이 태그를 통해 상품 상세 이미지·설명·가격 등을 볼 수 있고 터치하면 바로 구매를 할 수 있는 웹사이트로 이동한다.

현재 일부 해외 사용자에 한해서는 인앱(In-App) 결제 기능을 추가해 식당 예약 앱인 레시(Resy)나 일부 제휴된 미용실에서 예약이 가능하다. 향후 인스타그램은 영화 티켓을 구매하고 앱 안에서 바로 상품 결제를 할 수 있는 단계에 이르렀다.

영국의 패션 기업 '마크스 & 스펜서'의 디지털 마케팅 책임자 에린 로이는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인스타그램은 우리 제품을 선보일 수 있고 고객과 소통할 수 있는 훌륭한 플랫폼"이라며 "인스타그램 쇼핑은 우리가 76만명의 팔로워에게 거대한 잠재력을 실현시킬 수 있는 중요한 기회가 될 것"이라고 기대감을 보였다.

소셜네트워킹 서비스(SNS) 인스타그램은 2012년 페이스북에 10억 달러에 인수된 이래 전 세계에서 많은 사랑을 받으면서 매년 급성장했다. 그러다 이제는 앱내에서 상품을 보고 결제까지 할 수 있는 '소셜 쇼핑 네트워킹 서비스'로 발돋음하는 목전에 와있다.

하지만 지난해 우리나라의 인스타그램 사용자가 월간 1000만 명을 넘어서고, 약 70조원에 달하는 전자상거래 시장규모로 볼 때 이르면 올 초에 본격적인 서비스가 될 거라 기대를 모았지만, 현재 우리나라에선 서비스 적용이 되지 않았다.

▲ 영국 럭셔리 패션 브랜드 버버리(Burberry)의 인스타그램 계정 모습. 프로필 하단에 '샵'을 누르면 제품 정보가 연결된다. /사진=인스타그램 버버리 계정 화면 캡처
▲ 영국 럭셔리 패션 브랜드 버버리(Burberry)의 인스타그램 계정 모습. 프로필 하단에 '샵'을 누르면 제품 정보가 연결된다. /사진=인스타그램 버버리 계정 화면 캡처

■ 소셜 네트워킹 서비스 'NO'... '쇼셜 쇼핑 네트워킹 서비스 'YES'

인스타그램은 인플루언서(Influ-encer:많은 팔로어를 가진 영향력자)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다. 인스타그램은 내노라하는 패션·뷰티·홈스타일링 등 각 분야 '셀럽' 들의 최대 활동 영역이다. 파워 인플루언서들은 수십만의 팔로워와 구독자를 보유하며 사회적이고 공감 가는 모습으로 트렌드를 주도하고 있다. 대중들은 인플루언서의 모습을 보고 그들을 따라 하고 싶은 욕구를 가지면서 자연히 기업의 모델로 기용되거나 나아가 스스로 쇼핑몰을 열어 사업가로 변신하기도 한다.

가령 팔로워 10만을 거느린 인플루언서는 인터넷 쇼핑몰을 개설하고 인스타그램에 자신의 코디 사진을 올리면서 게시물에 구매가 가능한 링크를 남겨 타고 넘어오도록 한다. 이미 이렇게 거래가 일어나는 '완판' 사례는 수 없이 많다. 더욱이 콜라주닷컴은 유명 인플루언서들이 인스타그램에 올린 상품만을 모아 판매하는 쇼핑몰을 열기도 했다.

국내 기업은 더 적극적이다. 인스타그램에서 발생하는 전자상거래와 마케팅 효과가 갈수록 커지면서 '아웃 링크'를 할 수 있는 '비쇼', '라이트바이'와 같은 IT 솔류션 기업과 손을 잡았다. 스타일난다와 프롬비기닝, 에스쁘아 등의 패션·뷰티 쇼핑몰은 사진의 태그나 프로필을 누르면 구매를 할 수 있는 웹사이트로 연결되도록 했다. 또 좋아요·댓글을 누르면 여러 사람의 반응을 살펴볼 수 있다.

그러나 인스타그램이 쇼핑태그 및 샵 기능이 국내에서 본격적으로 시작한다면 프로필에 링크를 남긴다거나 이미지 연관 등록 솔루션 업체와 제휴하는 번거로운 일은 사라진다. 이로써 이용자의 링크 이탈이 급격하게 줄어들면서 인스타그램을 통해 발생하는 전자상거래가 크케 늘 것으로 보인다.


■ '인스타그램 쇼핑' 국내 서비스는 시기상조?

관련 업계에서는 인스타그램 쇼핑 태그 기능이 국내에서 미뤄진 데에 한국 시장의 특수성을 꼽았다. 통상 전자상거래 시장이 발달되지 않은 해외의 경우 이용자들의 눈높이가 높지 않아 서비스 초기 발생할 수 있는 시스템 오류에 둔감한 반응을 보인다. 하지만 전 세계에서 가장 선진화된 시스템과 발전된 시장을 형성하고 있는 한국에선 이용자들이 각종 오류나 지연에 대해 즉각적인 반응한다.
이에 대한 부담이 인스타그램 샵의 국내 서비스를 늦추는 원인으로 작용했다는 것.

또 과거 알리바바가 자사몰에 우선적으로 유명 업체를 골라 입점시켰던 것처럼, 인스타그램이 일부 온라인 쇼핑몰을 대상으로 우선적으로 인스타그램 샵 서비스를 펼치기 위해 국내 상륙을 저울질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김종영 온라인 마케팅 정보 웹사이트 아이보스 컨설팅 팀장은 “인스타그램 쇼핑 샵 기능이 국내에 들어온다면 업계 지각변동이 일어날 만큼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본다”라면서 “국내 적용이 본격적으로 시작되기 전에 발 빠르게 대비해야 한다.
인스타그램 계정 팔로우를 늘리고 고객이 눈길을 사로 잡고 제품 이미지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는 이미지메이킹 연구에 집중해야 한다”라고 밝혔다.

demiana@fnnews.com 정용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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