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금융일반

현안 산적한 윤석헌 금감원장 내정자.. 삼성바이오 분식회계·채용비리·금융개혁 등 마무리져야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5.04 17:34

수정 2018.05.04 17:34

개혁성향 경제학자로 文정부 금융 방향성 이해
신임 금융감독원장으로 내정된 윤석헌 금융행정혁신위원장이 밝은 표정으로 4일 서울 통의동 금융감독연수원에 들어서고 있다. 연합뉴스
신임 금융감독원장으로 내정된 윤석헌 금융행정혁신위원장이 밝은 표정으로 4일 서울 통의동 금융감독연수원에 들어서고 있다. 연합뉴스


신임 금융감독원장에 민간 출신인 윤석헌 서울대 교수가 내정됐다. 정부가 또 한번 민간 출신 금융감독원장을 내정한 것은 금융개혁을 위해서는 민간 출신 인사를 발탁하는 것이 불가피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달 13일 김기식 전 금감원장 사퇴를 앞두고 "근본적인 개혁이 필요한 분야는 과감한 외부 발탁으로 충격을 주어야 한다는 욕심이 생긴다"며 '금융적폐 청산'를 위해 외부인사 발탁 의사를 피력한 바 있다.

■文정부 금융개혁 방향성 아는 적임자

윤 금감원장 내정자는 현 정권의 주요 인물과 인맥이 닿아 있고, 소신이 강한 타입으로 알려졌다. 특히 그는 국내 대표적 개혁성향의 경제학자로 평가받는다. 윤 내정자는 금융권 전문가로 금감원장에 적임자라는 평가다. 그는 한국은행에서 근무하는 등 직간접적으로 40여년간 금융업계에 몸담았다. 또 금융분야를 연구한 학자다.


금융위 관계자는 "급변하는 금융환경에 대응해 금융감독 분야의 혁신을 선도적으로 이끌어 갈 적임자로 평가돼 금감원장으로 제청했다"고 밝혔다.

금융행정혁신위원회에서 윤 내정자와 같이 일한 바 있는 고동원 성균관대 교수는 윤 내정자에 대해 "40여년간 금융권에서 공부하고 활동해 금융전문가로 인정받고 있는 분"이라면서 "금융전문가로 자신만의 소신을 가지면서 타협도 할 줄 아는 인물로, 금감원장으로서 적임자라고 생각한다"고 평가했다.

윤 내정자가 현 정부의 금융개혁 방향을 가장 잘 이해하는 인물로 평가받는 만큼 문재인정부의 금융개혁에도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윤 내정자는 현 정부 출범 후 금융위 조직혁신기획단 외부자문단인 금융행정혁신위원회 위원장을 맡으면서 현 정부의 금융혁신 방향을 누구보다 잘 파악하고 있기 때문이다.

금융행정혁신위원회는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 차명계좌 중과세 및 과징금 부과, 금융 공공기관 노동이사제 도입, 금융지주회사 지배구조 개선 등 금융개혁정책 권고안을 내놓은 바 있다.

■금감원 조직재정비 시급…삼성바이오 분식회계 등 산적

윤 내정자 앞에는 많은 숙제가 놓여 있다는 분석이다.

우선 금감원의 조직 재정비가 가장 큰 숙제다. 고동원 교수는 "금감원 조직을 추스르고 재정비하는 것이 가장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문제도 산적해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논란이 대표적이다.

최흥식 전 금감원장이나 김 전 원장이 제대로 마무리하지 못한 금융권 채용비리도 그가 해결해야 할 또 다른 과제다.

지난해 말부터 이어져 온 우리은행과 KB국민은행, KEB하나은행 등의 채용비리 의혹이 해결되지 않은 가운데 최근 신한은행도 채용비리 의혹이 제기되면서 금감원이 추가 조사를 한 바 있다.

이와 함께 금융감독기구 체계 개편 논의가 지방선거 이후 본격적으로 논의될 것으로 전망된다.

윤 내정자는 금융정책 부처와 감독기관 분리 의견을 폈던 대표적 인물이다. 정책 부처와 감독기관 분리는 곧 금융위원회의 정책조직을 기획재정부로 넘기고 나머지 조직을 금융감독원과 합쳐야 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고동원 교수는 "금융개혁 중 금융 감독기구 체계 개편 문제가 본격화될 것"이라면서 "이 과정에서 윤 내정자의 역할이 클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윤 내정자가 금융위원회와의 관계를 고려해 금융개혁 속도 조절에 나서야 한다는 지적도 한다.
혁신위 시절 이건희 과징금 등 여러 정책에서 금융위와는 다른 성향의 목소리를 낸 일도 있기 때문이다.

현 정부의 금융개혁 설계에 상당 부분 참여한 윤 내정자와 관료 출신인 최종구 금융위원장의 관계 설정을 주목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아울러 학자 출신인 만큼 이론과 현실 사이의 괴리를 최소화하는 것도 풀어야 할 숙제라는 지적이 있다. hsk@fnnews.com 홍석근 김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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