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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전격 방중] "북미회담 기싸움 안밀리려..김정은, 中에 달려가 SOS"

임광복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5.08 17:32

수정 2018.05.08 21:17

외교안보분야 전문가 분석
美 비핵화外 추가 압박에 김정은 북.중관계 복원
사실상 대미용 보험 차원
中개혁개방 상징 다롄 방문.. 경제발전 집중 부각 의도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북.미 정상회담을 앞둔 상황에서 중국 다롄으로 날아가 40일여일 만에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긴급 회동을 한 건 미국의 압박에 대응한 일종의 보험 차원으로 풀이된다.

최근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과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 등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주변의 강경파들은 기존 완전한 비핵화(CVID.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에서 영구적 비핵화(PVID)로 대화의 문턱을 높이고 있는 상황이다. 여기에 생화학무기 폐기.인공위성 발사 중단 등도 거론되고 있다. 김 위원장으로선 거칠에 몰아붙이는 미국과의 기싸움에서 밀리지 않기 위해 중국에 긴급 SOS를 칠 필요가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또 경제발전 노선 채택의 일환으로 중국 개혁.개방의 상징인 다롄을 방문하는 상징적인 의미가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8일 외교안보분야 전문가들은 볼턴 보좌관과 폼페이오 국무장관 등 미국 초강경파들이 북.미 정상회담 협상을 위해 PVID로 비핵화 눈높이를 높이고 대량살상무기 폐기, 인공위성 발사 중단 등 모든 협상 가능한 것을 거론한 데 북한이 부담을 느낀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이와 관련, 북한은 중국의 첫 자국산 항공모함 001A함 진수식에 참석, 양국 관계를 과시하고 미국의 압박에 기싸움을 벌이는 것으로 보인다.

남성욱 고려대 교수는 "북한의 이번 방문은 군사력을 등에 업은 중국이 뒤에 있다는 것을 보여주면서 양국의 친목을 과시하는 쇼인 것 같다"며 "양국 관계의 실무적인 문제는 쑹타오 대외연락부 부장의 방북 시 얘기가 끝난 것으로 봐도 무방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미국 초강경파의 목소리가 커지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북.미 정상회담 시기와 장소에 대한 언급을 미루는 상황에서 이번 방중이 향후 한반도 정세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최강 아산정책연구원 부원장은 "미국은 꺼낼 수 있는 모든 문제를 최대한 다 거론하면서 북한을 압박하는 협상의 방법을 보여주는 것 같다"며 "북한도 미국과 담판에 앞서 북.중 관계 복원을 통해 보험을 들어놓고, 중국도 북한에 더 해줄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것"이라고 풀이했다.

북.중 정상회담의 불확실성이 높아진 상황이지만 최악의 상황으로 치닫지는 않을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최 부원장은 "북한은 최고 존엄이 얘기할 것에 대한 실무적 의제조율이 안 된다는 입장을 내세우고, 미국은 초안 등 의제조율이 안 되면 곤란하다며 힘겨루기를 할 수 있다"며 "하지만 폼페이오 국무장관의 방북을 통해 비핵화 등을 확인한 만큼 미국과 북한이 정상회담에서 해법을 마련하려는 의지를 갖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강조했다.

또 북한이 경제발전 집중 노선을 채택하면서 중국 개혁.개방의 상징 중 한 곳인 다롄을 방문한 것도 의미가 있다.


중국은 1984년 대외개방 정책 2단계로 상하이.광저우.다롄.톈진.칭다오 등 동남부 14개 연해 개방도시 시책을 시행한 바 있다.

lkbms@fnnews.com 임광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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