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같은 날 구글은 새 뉴스 애플리케이션을 출시하고 메인화면에서 이용자 맞춤형 뉴스 5개를 제공하겠다고 밝혀 네이버의 이번 결정이 글로벌 플랫폼 기업 경쟁에서 어떤 결과로 이어질 지 주목된다. 학계는 정상적인 사회적 공론화 과정을 거치지 않고 네이버가 정치권의 압박에 쫓겨 내놓은 대책이 또 다른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한성숙 네이버 대표가 9일 기자간담회를 통해 발표한 네이버 뉴스·댓글 개선안의 핵심은 모바일 네이버 첫 화면에서 뉴스를 없애겠다는 것이다. '뉴스 서비스에서 손떼라'는 정치권과 성난 일부 언론의 압박에 네이버가 비즈니스모델인 모바일 첫 화면 뉴스를 버리기로 했다. 이에 따라 4.4분기부터 네이버 모바일에서 뉴스는 첫화면을 옆으로 밀면 나오는 두번째 화면에서 볼 수 있다. 이 두번째 화면은 이용자가 선택한 언론사가 직접 편집한 뉴스인 '뉴스판'(신설)만 보여준다. 네이버 인공지능(AI) 추천 시스템으로 편집된 '뉴스피드판'(신설)은 별도 탭으로 보게 될 것으로 추정된다.
한 대표는 "트래픽 유입이 얼마나 줄어들지 예측하기는 어렵지만 네이버가 현재 구조를 내려놓지 않고선 모든 사용자를 만족할 수 없는 현실에 처했다"면서 "이 문제를 내려놓지 않고선 네이버의 발전은 없다"고 말했다. 이번 개편은 네이버 모바일에 한정된다.
이와 함께 논란이 된 구글식 아웃링크 도입을 언론사와 협의해 적극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즉, 원하는 언론사는 아웃링크로 가고 네이버는 시스템을 지원하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네이버가 지난 2일까지 조사한 70개 매체(연예.스포츠 뉴스 제외) 중 아웃링크를 찬성한 언론사는 단 한 곳에 불과했다. 이 중 30%는 대답하지 않았고, 대답한 언론사 절반은 유보, 절반은 인링크 유지를 원했다고 네이버는 밝혔다. 이는 네이버 모바일 첫 화면에서 뉴스서비스가 사라지는 대신 네이버에서 공급되는 뉴스는 현재와 같이 인링크로 계속 보게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학계는 정상적인 공론화 절차를 거치지 않고 네이버가 쫓기듯 이 같은 개선안을 내놓은 것에 대해 아쉬움을 표했다. 글로벌 경쟁업체와의 플랫폼 서비스 경쟁에서 네이버의 위기도 언급했다.
권헌영 고려대 정보보호대학원 교수는 "이번 대책은 현재 문제를 잠재우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면서도 "이런 중요한 문제를 공론화위원회나 학계의 연구 없이 특정 정파의 요구를 받아들여 발표한 것은 아쉽고 네이버도 사회적 책임을 다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권 교수는 "비즈니스 모델은 불법이 아닌 이상 문제 삼으면 안되는데 이제 글로벌 플랫폼 업체들이 웃는 표정을 감추느라 바쁠 것"이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구글은 8일(현지시간)미국에서 연례 개발자 콘퍼런스를 열고 최근 출시한 새 뉴스 앱 메인화면에서 인공지능(AI) 시스템이 추천한 뉴스 5개를 선보이겠다고 발표했다.
gogosing@fnnews.com 박소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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