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증권일반

'신흥국 자금 엑소더스' 베트남·브라질펀드 속절없는 추락

김미정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5.10 16:08

수정 2018.05.10 16:08

일본.유럽주식 수익률은 반등세
'6월 위기설'이 신흥국 펀드를 강타하고 있다. 아르헨티나가 국제통화기금(IMF)에 구제금융을 요청하면서 신흥국을 중심으로 '6월 위기설'이 확산되고 있기 때문이다. 강달러에 따른 통화가치 하락으로 신흥국 증시가 급락하며 펀드의 수익률도 맥을 못추고 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중장기적으로 신흥국 펀드멘털에 큰 문제가 없기 때문에 향후 회복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6월 위기설' 신흥국 펀드 덮쳐
10일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최근 한달 간 전체 해외주식형펀드는 -0.05%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이 중 가장 낙폭이 큰 것은 베트남펀드다.
최근 한달간 베트남펀드 수익률은 -10.09%를 기록했다.

베트남펀드는 최근 1년간 수익률이 38.90%를 기록하며 자금 블랙홀로 떠올랐다. 베트남펀드엔 올해 들어서만 8602억원의 돈이 들어오며 전체 해외주식형펀드 유입 자금(2조2265억원)의 40%를 빨아들였다.

그러나 지난 한달 간 베트남 증시가 11.8% 가량 하락하며 펀드의 수익률도 10%가 넘게 추락했다. 이 기간 브라질펀드, 러시아펀드의 수익률도 각각 -7.13%, -7.40%로 급락했다.

최근 신흥국 통화시장 불안이 이들 펀드 수익률에 영향을 미쳤다. 지난 8일(현지시간) 아르헨티나는 국제통화기금(IMF)에 300억 달러(32조3700억원) 규모의 구제금융을 신청했다. 고질적인 인플레이션에 시달린 아르헨티나는 지난 4일 페소화 가치가 달러당 22페소까지 떨어지며 역대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달러 강세에 따른 신흥국 통화 약세로 자본유출 우려가 커지며 베트남, 러시아, 브라질, 인도네시아 등 신흥국 증시의 변동성이 확대됐다. 정다이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지난주 신흥국 펀드에선 2억5000만달러가 빠져나가 4주만에 처음 순유출이 발생했다"며 "남미보다 사정이 나은 아시아 지역에도 자금유입 강도가 강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일부 신흥국 문제, 중장기적 낙관 전망도
증시 전문가들은 강달러와 신흥국 증시의 변동성 확대는 단기적으로 투자심리를 위축시키는 요인이라면서도 신흥국 펀더멘털에 문제가 없다면 낙폭과대 이후 자산시장이 되돌림 현상을 보일 것이라고 진단했다.

오은수 KB증권 연구원은 "전체적으로 시장변동성(VIX)은 14.75로 2017년 이후의 평균 수준 (12.5)에서 크게 벗어나 있지 않고, 문제가 되는 부분은 일부 신흥국에 국한된다"며 "국가 부도 위험을 보여주는 CDS 프리미엄도 아르헨티나, 터키 등 일부 국가에 국한된 문제"라고 설명했다.

오 연구원은 "신흥국의 펀더멘털에는 큰 변화가 감지되지 않아 펀더멘털에 문제가 없다면 낙폭과대 이후 자산시장의 되돌림은 합리적인 기대일 것"이라며 "작년부터 본격적으로 밸류에이션이 상승하고 있는 신흥국의 경우 이번 조정을 통해 가격적인 부담을 덜고 있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신흥국 증시의 변동성이 확대되는 구간에는 낮은 밸류에이션의 국가에 관심을 가져볼 만 하다는 평가다.
실제 해외주식형펀드 가운데 일본주식은 최근 한달 간 수익률이 2.35%, 유럽주식은 3.92%를 기록했다.

mjk@fnnews.com 김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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