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부칼럼 특별기고

[특별기고] 평균이하 한국경제 다시 뛰게 하려면

전용기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5.10 16:58

수정 2018.05.10 16:58

[특별기고] 평균이하 한국경제 다시 뛰게 하려면

지난해 우리 경제는 3.1% 성장률을 기록했다. 3년 만에 3%대 성장률을 회복한 것이라 한다. 국내총생산(GDP) 규모 세계 11위의 우리나라가 3%대 성장을 했으면 잘한 거라며 여기저기서 만족하는 분위기였다. 올해도 3% 성장 전망이 나오면서 환영하는 분위기이다. 이 정도면 정말 괜찮은 걸까. 만족하고 좀 쉬어가도 될까.

다른 나라와 비교해 보면 우리의 위치를 알 수 있을 듯하다. 작년 세계 경제성장률은 3.8%였다.
우리는 비록 3.1% 성장률로 만족했지만 사실 평균 이하의 성적이었던 것이다. 평균 이상을 기록한 것은 2010년이 마지막이다. 당시 세계 평균보다 1.1%포인트 높은 6.5%를 기록했었다. 7년 연속으로 세계 평균 이하의 성장률을 겪다 보니 이젠 익숙해져 버린 듯하다. 더 큰 걱정은 앞으로다. IMF는 향후 5년간 한국의 경제성장률은 세계 평균보다 약 1.0%포인트 마이너스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굳이 이런 수치가 아니더라도 한국 경제를 향한 경고음은 곳곳에서 들려오고 있다. 올해 4월 수출실적은 전년 동기 대비 1.5%나 감소해 18개월 만에 처음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13대 주력 품목 중 6개 품목의 수출이 줄었다. 우리의 주력 산업인 선박은 무려 75%나 줄었으며, 휴대폰과 자동차도 각각 40.7%, 8.6%씩 감소했다.

그러다 보니 투자와 고용도 '빨간불'이다. 설비투자는 최근 두 달 연속 감소세를 기록하며 5개월 만에 하락세로 돌아섰다. 투자환경도 좋지 않다. 지난 10년간 외국인 직접투자는 1000억달러인 반면, 우리 기업들의 해외투자는 3010억달러이다. 그만큼 우리나라가 투자하기 어렵고, 기업 하기 어렵다는 방증이 아닐까. 청년실업률은 세계 흐름에 역주행 중이다. OECD 35개국의 청년실업률은 최근 3년 새 평균 3.2%포인트나 감소했지만 우리나라는 오히려 0.3%포인트 증가했다.

하지만 기업 부담을 늘리는 정책들은 계속 쏟아져 나오고 있다. 법인세 인상, 근로시간 단축, 최저임금 인상, 생계형 적합업종, 기업 지배구조 규제 등 손으로 일일이 꼽기 어려울 지경이다. 통상임금 확대,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경제계 부담 규모만도 50조원이 넘을 것이라 하니 다른 규제까지 합치면 기업 부담은 상상 초월로 커질 것이다.

설상가상으로 우리 기업에 대한 국제 투기자본의 공세도 강화되고 있다. 2016년 삼성을 공격해 약 1조원의 수익을 거뒀다고 알려진 엘리엇의 요즘 타깃은 현대차다. 이 때문에 현대차는 1.5조원을 썼다고 한다. 수십개의 유망 벤처업체를 인수할 수 있는 큰 금액이다. 상황이 이런데도 다중대표소송, 감사위원 분리선임, 집중투표제 의무화 등 투기자본이 좋아할 만한 규제 도입 목소리는 높아만 가고 있다.

경제는 규모도 중요하지만 성장 속도도 중요하다. 경제는 달리는 자전거와 같아서 멈추면 넘어지기 십상이다. 우리 경제를 다시 뛰게 하는 일, 평균을 넘어 역동적인 한국 경제로 거듭나게 하는 방법은 미지의 길이 아니다. 규제개혁으로 마음껏 기업 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고, 법인세 인하 등 기업 부담을 줄여 생산성을 높이면 된다.
더불어 아낌없는 응원과 격려로 기업가 정신을 북돋우면 된다. 경제에 파란불이 들어온 미국, 일본, 유럽 선진국 등이 이미 이 길로 가고 있다.
다시 한 번, 성장의 페달을 밟을 때다.

권태신 전국경제인연합회 상근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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