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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스텔시장 해 바뀌자 맥 못추네

윤지영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5.10 17:01

수정 2018.05.10 17:01

아파트 분양시장과 대조적
작년엔 수십대 일 경쟁률
올해는 20곳 중 15곳 미달
임대수익률 하락세 영향
최근 금리 인상도 '한 몫'
오피스텔시장 해 바뀌자 맥 못추네


오피스텔 시장이 아파트 시장과 반대되는 행보를 보이고 있다. 아파트 분양시장의 열기가 상대적으로 뜨거운 반면, 오피스텔 신규 분양시장은 맥을 못추고 있다.

■외면받는 오피스텔 분양시장

10일 금융결제원에 따르면 올해 1~4월 전국에서 신규 분양한 오피스텔 20곳 가운데 15곳이 미달됐다. 전 주택형이 미달된 오피스텔이 9곳이나 된다. 상가 등과 함께 인기 있는 수익형 부동산으로 꼽히며, 지난해까지 수십대 일의 경쟁률을 기록했던 것과는 전혀 다른 모습이다.

지난 3월 분양한 수원 호매실 '동광뷰엘'은 전 주택형이 미달됐다.
전용면적 27㎡A는 총 270가구 모집에 단 3명이 접수하는데 그쳤다. 나머지 주택형은 청약이 '0건'을 기록했다. 지난달 공급된 영종도 운서동 '더예스 클라우드'도 전 주택형에서 청약이 단 한 건도 없었다.

그나마 수요가 꾸준했던 서울과 부산 등의 신규 오피스텔에도 청약자들이 일부 주택형에만 청약을 접수해 고전을 면치 못했다. 지난달 서울 송파구에 분양한 '사보이시티잠실'은 전용 76㎡A를 제외하고는 전 주택형이 미달됐다. 법조타운 등과 인접해 있어 소형 가구의 관심이 높을 것으로 예상됐던 부산 명지 '제나우스' 전용24㎡A도 504가구 공급에 4명만 청약을 접수했다.

■일반 오피스텔에 쏠린 눈

기존 오피스텔 시장은 신규 분양시장 분위기와 상반된 모습이다. 역세권의 일반 오피스텔을 중심으로 수요가 꾸준하다. 수년 전 분양해 감가상각된 일반 오피스텔은 분양가보다 낮은 가격에 매매해 임대할 수 있다. 신규 오피스텔보다 수익률 내기가 훨씬 수월하다는 분석이다. 올해 초부터 조정대상지역에서 분양하는 신규 오피스텔은 전매가 제한돼 예전처럼 시세차익을 기대하기 어려워진 것도 기존 오피스텔로 수요가 몰리는 이유다.

서울 '강남역 서희스타힐스' 전용 24㎡는 지난 2010년 2억1000만원에 분양됐으나 현재는 1억9000만원 안팎에 매매가가 형성됐다. 인근 중개업소 관계자는 "강남권으로 출퇴근하는 1~2인 가구를 중심으로 고정수요가 있는 데다 1억원 후반에 강남권 오피스텔을 매매할 수 있다보니 관심이 높다"면서 "소형일수록 매물이 잘 안 나와 어쩌다 매물이 나오면 문의가 빗발친다"고 전했다.

이상혁 상가정보연구소 선임연구원은 "내부 상태가 나쁘지 않은 준공 10년 안팎의 역세권 오피스텔 중에서는 분양가보다 낮은 가격에 매물로 등장하는 경우가 흔하다"면서 "가격도 비교적 저렴하고, 고정수요도 어느 정도 확보됐기 때문에 규제를 받는 신규 오피스텔보다 일반 오피스텔에 수요가 더 쏠리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예전만큼 높은 수익률 어려워

전문가들은 당분간 일반.신규 오피스텔 모두 예전만큼의 높은 임대수익률을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다. 임대수익률이 하락세를 보이는 데다 최근 금리가 인상되면서 '저금리 대체 상품'으로 떠오른 오피스텔에 대한 관심이 줄었다는 지적이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지난 4월 기준 전국 오피스텔 평균 임대수익률은 연 5.06%로 간신히 5%대를 유지했다.
서울(4.75%)은 지난 2016년 연 5% 이하로 떨어진 이후 줄곧 4%대를 유지하고 있다.

윤지해 부동산114 책임연구원은 "오피스텔은 임대수익률이 대출금리 대비 일정 수준(약 2~3% 포인트) 이상 높아야 투자가치가 유지될 수 있다"면서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연 4%대 수준에서 추가 상승이 예고된 만큼 '저금리 유동성' 효과로 각광받던 오피스텔 상품가치의 하락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이어 "올해 전국에서는 약 8만여실의 오피스텔 입주물량이 쏟아질 예정"이라며 "향후 미분양과 공실률까지 늘어나면 일부 오피스텔은 연 4%의 임대수익률 확보도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jyyoun@fnnews.com 윤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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