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오락가락 정부 세수 예측

'경기불황에도 세수는 풍년….'

매달 이맘때쯤 신문을 보면 등장하는 기사 제목이다. 기획재정부가 매월 내놓는 '재정동향'을 기반으로 쓰이는 기사들이다.

10일 기재부가 발표한 '재정동향'에 따르면 올 1.4분기 국세수입은 78조8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8조9000억원 늘어난 것이다. 국세수입은 2015년 세수결손에서 벗어난 후 3년 연속 호황을 이어가고 있다. 정부의 예상보다 세금이 더 잘 걷히면서 '나라곳간'이 그 어느 때보다 풍족해지고 있다는 뜻이다.

표면적 수치만 본다면 긍정적 해석이 나올 수 있는 대목이다. 문제는 세금이 과다하게 걷히는 것을 반드시 좋다고 보기 어렵다는 점이다. 세입예측을 너무 낙관적 또는 비관적으로 할 경우 재정운용에 왜곡이 생길 수 있어서다. 국세수입은 예산 편성의 가장 중요한 근거로 쓰인다. 민간에 돌아야 할 돈이 정부 곳간으로 흘러가 경제활력을 떨어뜨릴 수도 있다.

무엇보다 오락가락하는 정부의 세수예측이 가장 큰 원인으로 꼽힌다. 당장 지난 2012년부터 2014년 한 해 세금수입 전망 근거로 활용되는 경상성장률(경제성장률+물가상승률)을 지나치게 낙관적으로 했던 탓에 3년 연속 '세수펑크'가 났다. 그러나 2015년부터는 세수 증대로 돌아섰다. 무엇보다 세수예측에 오차가 발생하는 정확한 원인을 파악하기 쉽지 않다. 정부가 세입예측에 활용되는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하지 않고 있어서다.

실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3개국 중 82%(2014년 기준)가 예산서 및 첨부서류에 거시경제 가정 및 이들을 추정하는 데 사용된 방법론을 공개적으로 발간하는 반면 우리나라를 포함한 6개국은 이를 공개하지 않고 있다. 또 33개국 중 20개국(60.6%)은 세수예측에 쓰이는 거시경제모형의 민감도 분석을 공개하고 있지만 우리나라 등 11개국은 비공개를 유지하고 있다.

세입동향 정보공개 시차도 세입예측의 정확도를 떨어뜨리고 있다. 월별 세입동향 정보는 기재부의 '재정동향'과 '열린재정' 홈페이지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다만 통상 40일가량 후에 해당 월별 세입내역이 공개되는 것과 달리 OECD 회원국 상당수는 월별 재정통계 공개에 한 달을 넘지 않는다. 세수 수준에 대한 정확한 판단을 저해해 다음 세입예산 전망오차가 커질 가능성이 있다.


세수예측은 국가 재정건전성을 확보하기 위해 가장 중요한 절차다. 세수예측 실패를 반복하지 않으려면 오차가 발생하는 원인을 사후에라도 규명해야 한다. 지금부터라도 세수추계 근거로 활용되는 거시경제 가정과 예측모형 등을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

장민권 경제부 mkchang@fn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