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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EU 갈등 항공기로 확대 임박.. 이번주 WTO판결 촉각

송경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5.13 17:26

수정 2018.05.13 17:26

美'EU항공기보조금'제소
EU제기 WTO판결은 연말
美-EU 갈등 항공기로 확대 임박.. 이번주 WTO판결 촉각


미국과 유럽연합(EU)간 갈등이 항공기로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이르면 14일(이하 현지시간) 세계무역기구(WTO)의 판결이 소강상태였던 항공기 대리전에 다시 불을 댕길 전망이다.

WTO는 이번주 EU가 에어버스에 매년 220억 달러 규모의 특혜 대출 지원 등을 통해 불법 보조금을 주고 있다는 미국의 주장에 대해 판결한다. WTO가 미국 손을 들어주면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는 자의적인 관세대신 유럽산 제품에 매년 수십억달러의 보복관세를 합법적으로 매길 수 있게 된다.

EU가 보잉과 미 정부를 상대로 WTO에 제기한 엇비슷한 내용의 주장은 올 후반 WTO의 판결이 예정돼 있다.

11일 월스트리트저널(WSJ)은 WTO가 이르면 14일 미국의 제소에 대해 결정을 내리게 된다면서 수년간 수면 아래 가라앉아 있던 항공기 보조금 갈등이 미국과 유럽간 긴장을 더 높이게 될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미 무역대표부(USTR)와 보잉은 유럽 국가들이 에어버스에 매년 220억달러 규모의 불법 보조금을 지급해 회사의 연구개발과 확장을 지원하고 있다면서 이같은 불법지원이 없었다면 에어버스는 보잉의 경쟁업체로 성장하지 못했을 것이라고 주장하며 EU와 에어버스를 WTO에 제소한 바 있다.

EU와 에어버스도 WTO에 보잉이 미 국방부, 항공우주국(나사.NSAS)을 통한 정부 자금지원과 각 주.지방정부 세제혜택까지 받고 있다고 맞제소한 상태다.

미국의 제소에 대한 결정은 이르면 14일, EU측 제소에 대한 결정은 올 후반 나올 전망이다. 미국은 EU의 지원이 비교하기 어려울 정도로 훨씬 더 크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번주 WTO의 결정은 미국과 EU간 갈등의 골을 더 깊게 패이게 만들 것으로 보인다. 미국과 EU는 트럼프 대통령의 파리기후협약 탈퇴, 유럽 각국에 대한 방위비 증액 압박, 2016년 대선 기간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 지지, 철강.알루미늄 관세, 무역적자 문제 등으로 갈등을 빚고 있고, 이달초 이란 핵협정 탈퇴로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미 외교관 출신으로 독일 마셜재단 선임 연구윈원인 피터 체이스는 "WTO 판정이 미국에 매우 유리하게 나오면 철강관세로 만들어진 인위적인 레버리지와 달리 미 대통령에게 EU에 맞서는 실질적인 레버리지가 될 것"이라면서 "미국과 EU간 긴장이 확대되게 생겼다"고 말했다.

한편 미 최대 수출기업인 보잉은 트럼프와 밀월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트럼프 취임 초 '에어포스 원' 가격이 너무 비싸다고 대통령이 공격하자 곧바로 백악관과 가격 재협상에 나섰고 그 이후 보잉과 트럼프는 높은 친밀도를 보이고 있다.

트럼프가 보잉을 적극 지원하기 시작했고, 보잉은 그 답례로 트럼프의 정책들을 지지해왔다.

지난해 12월 의회에서 트러프의 최대 과제 가운데 하나였던 감세안이 통과하자 데니스 뮬린버그 보잉 최고경영자(CEO)는 곧바로 투자계획을 발표하고, 이는 감세로 가능하게 됐다고 지원 사격에 나섰다.
이같은 밀월에 대해 에어버스는 보잉과 백악관을 싸잡아 비난하고 있다. 독일국적의 톰 엔데르스 에어버스 CEO는 연초 미국은 더 이상 자유교역을 위해 싸우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또 보잉은 "이 '미국 우선'이라는 파도에서 무모한 파도타기를 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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