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경제

[국제유가 급등 파장] "유가 급등세로 투자환경 악화".. 증시 등에 울리는 경고음

송경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5.15 17:22

수정 2018.05.15 17:22

씨티그룹의 경고
석유업종 주가상승 끝나가
美 이란핵협정 탈퇴 악재
스태그플레이션 위험 고조
위험자산 투자 위축될수도
[국제유가 급등 파장] "유가 급등세로 투자환경 악화".. 증시 등에 울리는 경고음


최근 몇 달 사이 유가 급등세가 조만간 전 세계 투자자들에게 '유별나게 적대적 환경'을 만들어낼 것이라는 씨티그룹의 경고가 나와 주목된다. 최근 유가 상승은 에너지주 상승을 불러 뉴욕증시 오름세를 부추겨왔다.

14일(현지시간) 국제유가 기준물인 브렌트유는 6월 인도분이 런던시장(ICE)에서 지난 주말보다 1.7% 뛴 배럴당 78.44달러로 올랐다. 2014년 11월 이후 3년여 만에 최고 수준이다. 2016년 배럴당 26달러였던 것과 비교하면 엄청난 기록이다. 유가 급등은 뉴욕증시의 주요 석유.정유업종 순익 증가와 주가 급등까지 부르며 전반적인 미국증시 상승에 견인차 역할을 했다.


하지만 CNBC는 씨티그룹 글로벌전략팀의 분석보고서를 인용, 지금 같은 선순환은 이제 끝이 나고 있다고 평가했다.

보고서는 이란핵협정에서 미국이 탈퇴한다는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결정은 상당한 지정학적 위험을 불러일으키고, 이는 자칫 물가는 오르는 가운데 경기는 침체되는 '스태그플레이션'의 방아쇠를 당길 수 있다고 우려했다.

씨티그룹은 이처럼 인플레이션(물가상승률)은 급등하고, 경제성장은 침체되는 스태그플레이션이 '위험자산에 특히 적대적인 환경'을 만들어낼 것이라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지정학적 갈등이 고조되는 것 외에도 지속적인 유가 상승과 예상보다 취약해진 세계 경제성장세를 보여주는 지표들이 더해져 투자자들 위험을 높일 것으로 전망했다.

유가는 최근 계속 상승세다. 미국 원유 기준물인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역시 뉴욕시장(NYMEX)에서 6월물이 0.8% 오른 배럴당 71.26달러에 마감했다.

전문가들은 미국의 핵협정 탈퇴와 뒤를 이을 이란에 대한 경제제재 재개가 이전 오바마 행정부 때의 제재에 비해 효과가 작겠지만 현재 석유시장 수급이 빠듯한 상황이어서 유가에 지속적으로 압박을 가할 수 있다는 예상을 내놓고 있다.

애널리스트들은 경제제재가 재개돼도 유럽과 중국 등이 동참하지 않을 것이고 특히 중국, 인도 등이 이란산 석유수입을 확대할 가능성이 있어 이란의 감산 규모는 오바마 당시의 하루 100만~150만배럴에 크게 못 미치는 하루 30만~50만배럴에 그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지난해 1월부터 감산을 지속하고 있는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러시아 등 비OPEC 산유국들이 어떻게 대응할지도 미지수다.
이들이 제재에 따른 이란의 공급부족분을 메우면 유가가 급등하지는 않겠지만 부족분을 메우지 못하거나 메우지 않기로 결정하면 얘기는 달라진다.

PVM 오일어소시에이츠의 타마스 바르가 애널리스트는 이날 분석노트에서 "OPEC이 비OPEC 동료들과 함께 이란의 부족분을 메울지는 시간이 지나봐야 알 수 있다"면서 "그때까지는 유가 변동성이 높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는 앞서 국제유가가 내년에 배럴당 100달러를 돌파할 것이라고 예상하기도 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