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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역긴장 속 독일 성장률 반토막

송경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5.16 18:53

수정 2018.05.16 18:53

German Chancellor Angela Merkel, delivers a speech during a meeting of the German federal parliament, Bundestag, at the Reichstag building in Berlin, Germany, Wednesday, May 16, 2018. (AP Photo/Michael Sohn)<All rights reserved by Yonhap News Agency>
German Chancellor Angela Merkel, delivers a speech during a meeting of the German federal parliament, Bundestag, at the Reichstag building in Berlin, Germany, Wednesday, May 16, 2018. (AP Photo/Michael Sohn)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발 통상분쟁 우려가 유럽 성장엔진 독일 성장률을 반토막냈다. 수출 비중이 높은 한국으로서는 남 얘기가 아니다.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에 따른 불확실성으로 경제가 급전직하하고 있는 영국처럼 독일 경제도 무역전쟁 불확실성에 발목이 잡혔다.

독일 통계청은 15일(현지시간) 1·4분기 국내총생산(GDP)이 전분기 대비 0.3%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지난해 4·4분기 성장률의 절반 수준이다.

예비치인데다 구체적인 항목을 발표하지 않았지만 독일 통계청은 교역부문의 "덜 역동적이 된 것이" 한 요인이라고 평가했다.


CNN머니는 트럼프 대통령의 철강·알루미늄 관세는 6월부터 효력이 나타나고, 독일 자동차에 대해서도 실질적인 보복조처가 아닌 으름장만 놓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벌써부터 보호주의 레토릭 강화가 경제에 충격을 주고 있다고 전했다.

경제분석업체 옥스퍼드이코노믹스의 올리버 라카우 독일 담당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지난해 전세계 교역 증가세가 서서히 사라지고 있는 것으로 보이는데다 기업들은 보호주의 망령에 시달리고 있어 독일 경제가 지금은 정점을 이미 지난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전문가들은 다른 나라에 비해 독일이 특히 보호주의 충격에 가장 취약하다고 보고 있다.

캐피털이코노믹스의 유럽 담당 이코노미스트 잭 앨런은 "미국이 지금의 접근방식을 고수하고, 보호주의적 정책들을 실행에 옮기면 독일은 다른 누구보다도 가장 큰 위험에 맞닥뜨리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앨런은 "독일은 EU 국가들에 비해 경제가 훨씬 더 개방돼 있고, 어떤 나라보다도 수출 비중이 높다"고 지적했다.

수출 비중이 높다는 일본이나 중국도 GDP에서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이 20% 안팎인데 반해 독일은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이 GDP의 50%에 육박한다.

중국과 미국이 한 발씩 물러서면서 막후협상을 통해 무역전쟁을 피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는 있지만 여전히 전망이 불확실하고, 독일 자동차에 대한 관세 부과 움직임도 아직은 없고, 철강·알루미늄 관세는 6월까지 유예돼 있어 무역전쟁은 우려만 있을 뿐 아직 실체가 드러나지는 않았지만 독일 성장률은 벌써부터 충격을 받고 있다.

불확실성으로 인해 경제가 주춤거리기 시작했다.

무역전쟁이 발발할지, 관세가 매겨지면 향후 상황이 어떻게 전개될지 등 불확실성이 높아지면서 기업들이 투자결정을 미루고, 공장 가동을 늦추고 있다.

애널리스트들은 지금보다 앞으로가 더 문제라고 보고 있다. 상황은 나아지기보다 악화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베렌베르그 은행의 플로리안 헨제 이코노미스트는 철강·알루미늄 관세는 실질적으로 충격이 크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무역규제 강화, 미국과 EU간 불확실한 미래 관계가 성장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브렉시트가 이미 영국 경제에 심각한 손상을 주고 있는데서 보이듯 실질적은 위험은 미래 교역질서에 대한 불확실성에서 비롯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영국 경제는 올 1·4분기 0.1% 성장에 그쳐 유럽 국가 가운데 루마니아를 빼면 최악의 성적을 거뒀다.

한편 유로 강세에 따른 경쟁력 둔화도 성장 발목을 잡고 있다.


유로는 최근 달러 강세 움직임 속에 상승세가 소폭 둔화되기는 했지만 지난 2월 유로당 1.26달러까지 오르며 3년여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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