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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디어로 ICO 하는 시기 지났다, 리버스ICO에 돈 몰린다"

허준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5.16 15:26

수정 2018.05.17 09:52

"아이디어로 ICO 하는 시기 지났다, 리버스ICO에 돈 몰린다"
가상화폐를 발행해서 투자금을 유치하는 가상화폐공개(ICO)에 나서는 기업들이 급증하고 있다. 올 상반기에만 340개가 넘는 기업들이 ICO를 완료할 예정이다.

하지만 지난해말부터 ICO에 나서는 기업들이 늘어나면서 투자자들이 옥석가리기에 나서고 있는 상황이다. 단순한 사업 아이디어만으로는 투자자들의 선택을 받는 시기는 지났다. 지금은 이미 사업을 진행하며 가입자를 다수 확보한 기업이 아니면 ICO에 성공하기 어려운 시점이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성공적으로 ICO를 진행한 것으로 평가받는 아이콘(ICON)의 이홍규 기술이사는 지난 15일 서울 양재동 엘타워에서 열린 '블록체인&마케팅 컨퍼런스 2018'에서 "텔레크램 ICO를 기점으로 대기업에 대한 쏠림 현상이 심해지고 있고, 상장사나 이미 사업을 진행중인 기업들이 본격적으로 ICO 시장에 뛰어들면서 ICO 시장이 급변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홍규 이사는 "최근에만 ICO를 추진하는 50~60개 팀을 만났는데 단순히 좋은 아이디어와 좋은 개발팀만 가지고는 ICO를 성공하기 어려워졌다"며 "이미 사업을 진행하며 수익을 내고 있는 팀이 아니라면, 좋은 파트너들과 연대해서 ICO를 하는 것을 추천한다"고 조언했다.

가상화폐 프로젝트 '아이콘'의 이홍규 기술이사가 지난 15일 서울 양재동 엘타워에서 열린 '블록체인&마케팅 컨퍼런스 2018'에서 최신 ICO 트렌드를 소개하고 있다.
가상화폐 프로젝트 '아이콘'의 이홍규 기술이사가 지난 15일 서울 양재동 엘타워에서 열린 '블록체인&마케팅 컨퍼런스 2018'에서 최신 ICO 트렌드를 소개하고 있다.
특히 이 이사는 ICO를 징행하기에 앞서 다양한 기관투자자들을 만나 협력관계를 구축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현재 다양한 크립토펀드들이 운영되고 있는 만큼, 이들에게 자신들의 프로젝트를 인정받으면, 일반 투자자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을 수 있다는 것이다.

다만 여전히 한국은 ICO에 대한 규제가 명확하지 않다는 점은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 이사는 "한국의 가장 큰 문제는 규제가 명확하지 않다는 점"이라며 "그럼에도 해외 ICO 기업들이 한국을 찾고 있는 이유는, 한국에서 인정받으면 글로벌 시장에서도 인정받을 수 있기 때문이며, 반대로 얘기하면 우리 기업들이 해외에서도 인정받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라고 언급했다.

아울러 그는 "ICO는 창업과 동시에 IR을 하면서 동시에 글로벌 비즈니스를 해야 하는 일이며, 특히 이 모든 일들을 4~6개월만에 마무리해야 하는 엄청난 작업"이라며 "지금 ICO 기업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스피드다. 블록체인 시장의 시간은 매우 빠르게 지나가고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홍규 이사가 참여하고 있는 아이콘은 아이콘 플랫폼에서 서비스될 D앱(댑, Dapp)을 발굴하고 있다. 이미 아이콘이 ICO를 통해 450억원 가량의 투자금을 모집한 만큼, 이제는 아이콘 플랫폼 활성화를 위해 D앱을 개발할 파트너들을 발굴하고 있는 것이다. 이를 위해 블록체인 기업에 집중 투자하는 액셀러레이터 '디블락'을 애드포스와 함께 설립하기도 했다.

또 아이콘은 라인과도 협력관계를 구축했다. 라인과 함께 조인트벤처 '언체인'을 설립한 것. 언체인의 초대 대표이사가 이홍규 기술이사다.
언체인은 이용자들에게 직접 혜택을 제공할 수 있는 D앱 서비스 등을 개발할 예정이다.

jjoony@fnnews.com 허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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