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일만 야구선임기자의 핀치히터]

오타니가 빠른 공을 던지는 이유

193㎝·92㎏ 이상적인 신체, 어깨관절 유연성 최대 활용
美·日서 163㎞ 최고속 기록, 부드러운 체중이동·밸런스
미완성인 투구폼 고려하면 170㎞ 넘는 신기록 기대감


오타니 쇼헤이(24.LA 에인절스)는 미국과 일본에서 각각 최고 시속 163㎞의 강속구를 스피드건에 남겼다. 오타니가 메이저리그 최고 기록인 시속 170㎞의 강속구를 던질 수 있을까? 이처럼 빠른 공을 던질 수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런 궁금함에 대해 일본프로야구 17년, 메이저리그서 7년간 활약했던 사이토 다카시(샌디에이고 파드리스 상담역)가 입을 열었다.

사이토는 미.일 통산 112승 139세이브를 기록했다. 2007년 LA 다저스 시절엔 37세의 나이에 시속 159㎞(99마일)의 깜짝 스피드를 과시했다.

이는 지난 4월 25일(이하 한국시간) 오타니 쇼헤이가 휴스턴전서 5회 시속 101마일(163㎞)의 빠른 공을 던지기 전까지 메이저리그에 진출한 일본인 투수 최고 구속이었다. 오타니의 투구를 분석하기에 최적화된 인물.

현재까지 메이저리그 직구 최고 스피드는 아롤디스 채프먼(뉴욕 양키스)의 시속 105.1마일(169.2㎞)이다. 오타니(193㎝.92㎏)는 채프먼(193㎝.97.5㎏)과 비슷한 체격 조건을 지녔다. 흑인 채프먼은 허리, 동양인 오타니는 어깨 관절의 유연성을 이용해 광속구를 던지고 있다. 다음은 일본 언론에 소개된 사이토의 분석이다.

무엇보다 투구 밸런스가 뛰어나다. 큰 신장에서 내리꽂는 직구의 각도를 앞세워 삼진을 잡아낸다. 같은 높이에서 아래로 떨어지는 포크볼과 콤비를 이뤄 타자들을 괴롭힌다. 오타니는 지난 14일 미네소타 트윈스와의 경기서 6⅓이닝 동안 11개의 탈삼진을 기록했다.

데뷔 6경기 안에 11개의 삼진을 잡아낸 투수는 1998년 케리 우드(당시 시카고 컵스) 이후 20년 만에 처음이다. 우투수 오타니는 왼발을 들어올린 후 부드럽게 체중 이동을 한다. 데뷔 경기(4월 2일) 때만 해도 높은 공이 많았다. 최근 들어서는 의식적으로 상체를 덮어 낮게 던지려고 한다.

보통의 투수들에게는 무리한 동작이지만 어깨 관절이 유연한 오타니에겐 상관없다. 한 가지 염려되는 점은 힘을 모아 던지려는 순간 축을 지탱하는 오른쪽 발의 불안정감이다. 우투수의 경우 들어올린 왼발을 내리며 공을 던지려 할 때 한자로 '사람 인(人)'자 모양이 되어야 한다.

공을 던지고 나면 인(人)자가 '들 입(入)'로 자연스럽게 전환된다. 이 때 손끝에서 오른발까지 일직선을 이뤄야 이상적이다. 오른쪽 발이 흔들리면 왼쪽 허벅지나 엉덩이 근육에 부담을 주게 된다. 메이저리그의 딱딱한 마운드 주변 흙이나, 162경기의 긴 스케줄을 감안하면 우려되는 부분이다.

오타니의 투구 폼은 아직 미완성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163㎞의 빠른 공을 던질 수 있다는 것은 놀라운 일이다. 오른쪽 발의 흔들림을 보완하면 더 빠른 공도 가능하다. 170㎞를 넘길 수도 있지 않을까.

아롤디스 채프먼는 마무리 투수다.
1~2이닝밖에 던지지 않는 탓에 최대한 힘껏 공을 뿌린다. 반면 오타니의 보직은 선발이다. 체력 안배를 해가며 타자를 상대해야 한다. 과연 170㎞의 강속구 기록을 깨트릴 수 있을까?

texan509@fnnews.com 성일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