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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n스트리트] 게임 셧다운제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5.17 17:03

수정 2018.05.17 17:03

어릴 적 집 주변 골목에는 또래들과 놀거리가 많았다. 구슬치기, 딱지치기에서 시작해 학년이 올라갈수록 축구, 야구 등을 즐겼다. 하지만 주로 아파트에 사는 요즘 아이들은 같이 놀 친구도, 시간도, 놀이터도 별로 없다. 그나마 즐기는 게 PC와 스마트폰으로 하는 온라인 게임이다. 그러다 보니 게임중독이 사회문제가 됐다.



게임중독의 시초는 인터넷중독 문제로 거슬러 올라간다. 1996년 미국 피츠버그대 킴벌리 영 박사는 인터넷 채팅에 빠진 주부의 사례를 토대로 인터넷중독 개념을 처음 체계화했다. 알코올중독 진단기준에 인터넷을 대입하는 방식이었다. 이후 연구가 활발히 진행됐지만 기준은 제각각이었다. 결국 인터넷중독은 질병으로 인정받지 못했다.

게임중독도 마찬가지다. 올해 세계보건기구(WHO)가 게임중독을 질병으로 등재하려다 1년 늦춘 이유다. WHO의 섣부른 움직임에 비판도 적지 않다. 생산적 논의 과정 없이 1년 뒤에도 같은 논란이 되풀이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게임중독을 질병으로 보기엔 명확한 기준이 없고, 사회에 미치는 부작용이 클 거라는 게 비판의 요지다.

16세 미만 청소년에게 자정부터 아침 6시까지 온라인게임 접속을 막은 '강제적 셧다운제'가 올해로 7년째다. 셧다운제는 그동안 수많은 논란을 낳았다. 이용자의 선택권을 원천 배제한다는 점과 게임을 사회악으로 보는 시선에도 반발이 컸다. 2014년 헌법재판소는 이에 대해 합헌 결정을 내렸지만 논란은 여전하다.

16일 국회에서 셧다운제 관련 토론회가 열렸다. 최현선 명지대 교수는 "셧다운제를 시행한 지 7년이 지났지만 원하는 결과물이 나오지 않았다. 자율권을 보장하는 방향으로 규제를 풀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정부 입장은 엇갈린다. 게임산업 진흥을 맡은 문화체육관광부는 제도 보완을, 여성가족부는 제도 유지를 주장했다.

게임셧다운제는 갈라파고스 규제다. 게임업계가 "4차 산업혁명을 이끌어 갈 기술의 테스트베드에 재갈을 물렸다"며 폐지를 주장하는 이유다. 정부 규제에 가라앉았던 게임산업이 다시 한류를 이끌고 있다.
지난해 게임산업 일자리가 10% 넘게 늘어난 이유다. 반면 제조업은 0.3% 줄었다.
일자리정부가 곱씹어봐야 할 대목이다.

mskang@fnnews.com 강문순 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