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 내년 100달러 가나..셀 60년만에 美공장 건립
BP는 멕시코.인도 등에 주유소 수천개 열기로..호황기 맞춰 대규모 투자
BP는 멕시코.인도 등에 주유소 수천개 열기로..호황기 맞춰 대규모 투자
【 워싱턴=장도선 특파원】 글로벌 석유 회사들이 수익 제고와 미래 사업 환경 변화에 대비해 주유소, 정유공장, 석유화학제품 생산 공장에 대한 투자를 대폭 늘리고 있다. 유가가 배럴당 80달러에 근접하는 등 본격 상승국면에서 업계가 호황기를 누리고 있지만, 장기미래를 대비한 사업다각화로 분석되고 있다.
17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브리티시페트롤리엄(BP)는 앞으로 3년에 걸쳐 멕시코와 인도 등 새로운 시장에 주유소를 수천개 열 계획이다. 엑슨모빌은 플라스틱과 다양한 가정용 제품의 기초 자재를 생산하는 석유화학 사업 확대를 위한 대규모 투자에 나섰다. 지난해 11월 로열 더치 셸은 미국 펜실베이니아주에 대규모 석유화학종합공장 건립에 착수했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석유 회사들이 2023년까지 하루 770만배럴 규모의 정유 설비를 추가할 것으로 예상한다. IEA는 또 향후 5년간 미국에서 연간 1300만t의 에틸렌을 생산할 수 있는 신규 시설이 완공될 것으로 추산한다. 에틸렌은 플라스틱의 주 재료다.
WSJ에 따르면 미국의 정유산업은 지금 특히 호황을 누리고 있다. 셰일유 생산 급증은 걸프만 주변에 자리잡고 있는 미국의 정유업체들에게 풍부한 양의 값싼 원유를 제공한다. 게다가 연료 수요도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마라톤석유가 지난달 230억달러에 경쟁업체 앤디버를 인수, 미국 최대의 정유소를 만들기로 한 것도 이같은 상황을 고려한 것이다.
정유, 주유소, 석유화학 등 이른바 다운스트림(downstream) 비즈니스에 대한 글로벌 석유회사들의 관심이 커진 것은 지난 몇 년간의 유가 약세와 장기적 관점에서 원유 수요를 둘러싼 우려가 큰 요인으로 작용했다. 유가가 하락하면 석유회사들의 원유 채굴과 개발 등 업스트림(upstream) 비즈니스는 고전하지만 정유 마진과 이익은 증가한다.
BP의 정유 및 소매 비즈니스 헤드 투판 에르긴빌기치는 WSJ에 "업스트림 비즈니스는 (과거) 어느 시점에 돈을 벌지 못했다"고 말했다. 에르긴빌기치는 그같은 상황이 BP의 정유 및 소매부문에 BP 전체의 실적에 정말로 크게 기여할 수 있는 새로운 사명을 부과했다고 설명했다.
물론 최근의 유가 상승은 정유업 마진이 지난 몇 년간처럼 강력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위험을 제기한다. 일부 분석가들은 글로벌 석유회사들의 신규 설비 투자 열기가 공급 과잉으로 끝날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한다.
그러나 대형 석유회사들은 유가 상승으로 정유업 마진이 축소되더라도 다운스트림 사업은 투자할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 원유 채굴 비즈니스를 정유 및 소매 비즈니스와 통합하면 이윤을 극대화하고 간혹 원유 가격이 큰 변동성을 보이더라도 재무상태를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는 게 그들의 판단이다.
휘발유와 디젤이 자동차의 주된 에너지원으로 대접받는 시대가 막을 내리는 상황에 대비하라는 투자자들의 압력도 석유회사들의 사업 다각화를 재촉하는 요인이다. 실제로 IEA는 앞으로 몇십년간 세계 석유 수요의 증가는 석유화학제품 생산에 의해 주도될 것으로 전망한다.
주유소와 전기차 충전소도 유망한 사업으로 간주된다. 신흥시장의 자동차 연료 수요는 특히 강력할 것으로 예상되며 전기자동차의 보급이 늘면서 충전소 확충 필요성도 점차 커지고 있다. 셸은 지난해 유럽 최대의 전기자동차 충전업체 가운데 하나인 '뉴모션'을 인수했다. 또 자동차 제조업체들과 제휴해 앞으로 2년간 유럽 10개국에서 영업중인 셸 주유소에 500개 넘는 전기자동차 충전기를 설치할 예정이다. 셸의 다운스트림 디렉터 존 애봇은 지난 3월 분석가들에게 "전기자동차 보급 확산은 현실이자 기회"라고 지적하며 "우리는 새로운 수요에 맞추기 위해 우리가 제공하는 것들을 조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jdsmh@f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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