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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본무 회장의 마지막 길] 조문행렬 없고, 조화 돌려보내고…소탈했던 모습 그대로 잠들다

권승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5.20 17:19

수정 2018.05.20 17:19

1945~2018 구본무 회장이 걸어온 ‘LG웨이’
빈소앞 조문·조화 사양 안내문 유족, 고인뜻대로 간소한 장례
구광모 상무·구본준 부회장, 장하성 실장 등 조문객 맞아
빈소에 놓인 올레드 TV 2대..구회장 업적 기리는 영상 내보내
[구본무 회장의 마지막 길] 조문행렬 없고, 조화 돌려보내고…소탈했던 모습 그대로 잠들다

구본무 LG그룹 회장이 유족들의 조용한 추모 아래 영면에 들었다. 유족들은 그의 소탈한 성정을 기려 비공개 가족 3일장으로 장례식을 치르기로 했다.

구 회장의 빈소는 20일 서울 대학로 서울대학교병원 장례식장 3층 1호실에 마련됐다. 빈소 앞에는 "소탈했던 고인의 생전 궤적과 차분하게 고인을 추모하려는 유족의 뜻에 따라 조문과 조화를 정중히 사양한다"는 안내판이 세워졌다. 빈소는 조문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오후 3시40분께까지 문이 굳게 닫혀 통행이 철저히 통제됐다.

기다랗게 늘어선 조화 행렬도 구 회장의 빈소에선 찾기 어려웠다.
빈소 안에는 LG그룹과 LG그룹에서 계열분리된 GS그룹, LIG그룹, LS그룹이 전달한 조화만 들어갔다. 홍석조 BGF리테일 회장이 보낸 조화가 도착했지만 유족 측이 정중히 사양해 되돌려졌다.

유족들이 간소한 장례를 원한 이유는 고인의 유지가 크게 작용했다. 구 회장은 평소 장례를 조용하고 간소하게 치르길 원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구 회장은 행사나 출장을 다닐 때도 비서 한 명 정도만 수행토록 했을 만큼 과한 의전과 복잡한 격식을 싫어했다. 주말의 개인적인 일정은 홀로 다녔으며, 경영진들로 하여금 검소하게 작은 결혼식을 치르도록 장려했다. 지난해 창립 70주년도 별도의 행사 없이 시무식을 겸해 간소하게 치르라고 주문했다.

구본무 LG그룹 회장이 별세한 20일 서울 대학로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빈소에 조문과 조화를 사양하는 안내문이 붙어 있다. 유족 측은 조용하고 간소하게 장례를 치르기를 원했던 고인의 유지와 유족의 뜻에 따라 비공개 가족장으로 치르기로 했다. 연합뉴스
구본무 LG그룹 회장이 별세한 20일 서울 대학로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빈소에 조문과 조화를 사양하는 안내문이 붙어 있다. 유족 측은 조용하고 간소하게 장례를 치르기를 원했던 고인의 유지와 유족의 뜻에 따라 비공개 가족장으로 치르기로 했다. 연합뉴스


지난 18일 ㈜LG 이사회에서 등기이사로 선임되면서 후계자로 내정된 구광모 LG전자 상무는 2시 40분께 빈소에 도착했다. 구 상무는 구 회장의 유일한 아들로 구 회장의 뒤를 이어 LG그룹 경영 전면에 나설 것으로 기대된다. 구본준 LG그룹 부회장 역시 구 상무와 비슷한 시각에 빈소에 도착했다. 두 사람은 함께 조문객을 맞았다.

조용하게 치러지는 가족장에도 불구하고 평소 친분이 깊었던 정·관·재계 주요 인사들의 조문이 이어졌다. 이날 문재인 대통령은 빈소에 조화를 보내고 장하성 정책실장이 조문할 예정이라고 청와대가 밝혔다. 또 오후 4시께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빈소를 찾아 조문하고 유족들을 위로했다.


구 회장의 빈소에는 대형 LG 올레드(OLED)TV 두 대가 들어가 눈길을 샀다. 이 TV는 접객실에 설치돼 구 회장의 업적을 기리는 영상을 상영한다.
구 회장은 대형 액정표시장치(LCD) 디스플레이로 세계 1위를 차지하던 2009년부터 미래 디스플레이 시장 선점을 위해 OLED 디스플레이를 집중 육성했다.

ktop@fnnews.com 권승현 유선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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