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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로에 선 한국경제] 부진한 경기에 금리동결 무게… '인상 소수의견'도 없을듯

예병정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5.22 17:27

수정 2018.05.22 17:27

은 금통위 24일 기준금리 결정
수출·고용·물가 불안… 경기판단 부정적 기류 확산
힘실렸던 '5월 소수의견·7월 인상론' 사그라들어
전문가들, 금리인상 시기 7·8·10월 등 전망 엇갈려
[기로에 선 한국경제] 부진한 경기에 금리동결 무게… '인상 소수의견'도 없을듯

한국은행 통화정책결정회의인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 5월 정례회의를 앞두고 통화정책 방향에 대한 전망이 엇갈리고 있다. 연초 대비 경기 판단이 부정적으로 돌아서면서 이번 금통위에서 소수의견이 나올지 여부나 이후 금리인상 시기에 대한 관측이 달라지는 모양새다. 다만 전문가들은 올 하반기 금리인상이 한 차례로 그칠 것이라는 점에는 의견이 일치되고 있다.

■소수의견 나올까

22일 한은에 따르면 24일 기준금리 결정을 위한 금통위가 열린다. 시장에서는 이번 금통위에서 소수의견이 나오고 7월에 한은이 금리인상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다. 그러나 최근 분위기가 바뀌면서 한은이 이번 금통위에서 만장일치 동결 예상이 힘을 받고 있다.


이유는 부진한 경기상황이다. 지난 1·4분기 우리 경제는 전기 대비 1.1% 성장했지만 전년 동기 대비 2.8% 성장하는 데 그쳤다. 목표였던 3% 성장에 미치지 못한 것이다. 3% 성장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올 2·4분기에 반등이 필요하지만 수출과 고용 등 주요 지표에서 '빨간불'이 켜졌다. 수출은 지난달 18개월 만에 1.5% 역성장했다. 취업자 증가폭을 보면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처음으로 2월부터 4월까지 연속 3개월 이상 10만명대에 그칠 정도로 부진에 빠져 있다. 업종별 흐름도 좋지 않다. 제조업과 도·소매업, 숙박·음식점업 등 고용창출 효과가 큰 업종에서 전반적으로 고용이 감소세를 보였다.

이주열 한은 총재도 지난 17일 임지원 신임 금융통화위원 임명장 수여식 후 가진 인사말에서 "우리 경제가 비교적 견실한 성장세를 지속해오고 있지만 대내외 여건이 만만치 않아서 앞으로의 경제상황을 낙관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김지나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한은은 물가보다는 실물지표를 주의 깊게 지켜보겠다는 입장이다. 현재로서는 물가뿐 아니라 고용, 투자가 모두 부진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며 "이번 금통위에서는 섣불리 인상 소수의견을 제시하기보다는 경기 개선 추세를 지켜볼 시간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취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지나 연구원은 특히 "김광두 국민경제자문회의 부위원장의 '국내경기가 침체국면 초입단계에 있다'고 한 발언과 이주열 한은 총재 최근 경기 관련 발언을 주목한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여전히 이번 금통위에서 소수의견이 나오고 7월에는 금리를 올릴 것이라는 예측도 있다. 전병하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여전히 이번 금통위에서 소수의견의 가능성을 예상하고 있다"며 "소수의견이라는 것은 특정 금통위원의 시각을 반영한 것이기 때문에 가계부채라고 하는 금융 불균형이 누적되고 있는 상황에서 충분히 소수의견을 제시할 수 있다"고 전했다.

■인상 시기…7월, 8월, 10월 '다양'

한은의 금리인상 시기에 대한 전망도 시장에서 엇갈린다.

이번 금통위에서 소수의견이 나오지 않더라도 7월에는 한은이 금리인상에 나설 것으로 보는 시각이 있다. 과거 금리 변동 직전 금통위에서 소수의견이 나오지 않는 사례도 있다.

윤여삼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현재 국내경기 여건만 감안하면 (이번 금통위에서) 소수의견이 나오지 않고도 7월 인상이 단행될 수 있다"며 "올 하반기 국내경기 둔화가 예상보다 심화될 것으로 보고 있어 정책 여력 측면이라면 7월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7월에 인상이 불가능하다는 예측도 있다. 골드만삭스의 경우 경기지표 부진과 수출 하방리스크를 근거로 올해 한은 금리인상 횟수를 2회에서 1회로 줄이고 시기를 7월에서 10월로 늦추는 내용으로 전망을 수정했다.

공동락 대신증권 연구원은 "고용지표 둔화와 정책당국 내부의 경기 시각 차이가 존재한다는 점이 확인됐고 6월 북·미 정상회담과 미 연준의 기준금리 인상 등 이벤트가 연이어 대기하고 있는 점도 통화당국에는 부담"이라고 설명했다.
따라서 "(금통위가) 7월에 소수의견을 내고 8월에 인상하는 수순을 밟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천구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현재 경기여건을 보면 한은이 이번 금통위에서 소수의견이 나오거나 7월 금리인상에 나선다고 생각하기 힘들다"며 "하반기 한 차례 정도 금리인상이 있을 것으로 보이지만 시기는 추후 경기를 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금융투자협회가 채권 관련 종사자 100명을 대상으로 벌인 설문조사에서 응답자의 93%는 5월 금통위에서 금리가 동결될 것이라고 응답했다.

coddy@fnnews.com 예병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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