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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트업 생존전략 "우선 카카오에 올라타자"

박소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5.22 17:35

수정 2018.05.22 17:35

매출관리 서비스 '캐시노트'.. 대기시간 정보 '나우웨이팅'
대화형 AI '연애의 과학' 등 카카오 플랫폼 기반으로 운영
이용자 쉽게 확보할 수 있어
카카오톡 더보기에 있는 카카오 주문하기 사전 예약 페이지
카카오톡 더보기에 있는 카카오 주문하기 사전 예약 페이지

카카오가 올 3·4분기부터 카카오 주문하기 서비스를 중소사업자로 확대하면서 배달애플리케이션 1위 사업자 배달의민족(우아한형제들)과 진검 승부가 불가피해졌다. 카카오는 '카카오톡 플랫폼 연결'을 지향하거나 글로벌 플랫폼 이용자 편의 경쟁에서 밀리지 않기 위해 서비스를 확장하지만 해당 분야의 스타트업은 플랫폼 공룡이 진출하면 사업이 흔들리는 위기에 직면한다. 이에 배달의민족처럼 자체 경쟁력을 갖추거나 오히려 카카오톡 플랫폼에 올라타 이용자를 손쉽게 확보하고 카카오와 협력을 선택하는 스타트업도 늘고 있다.

2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카카오 주문하기가 예고한 중소사업자 서비스 확대는 치킨, 자장면, 족발 등 일반 음식점의 배달 서비스를 시작하는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배달의민족, 요기요, 배달통이 경쟁하고 있는 약 15조원 규모의 국내 배달앱 시장에 카카오도 본격적으로 뛰어든다는 것이다.

카카오 측은 중소사업자의 요구에 따라 카카오톡 주문하기의 서비스 범위를 확장하는 것이라는 입장이다.
또 인공지능(AI) 스피커인 '카카오미니'에서 전화 주문 기능 활용도를 높이기 위해서 중소사업자로 서비스 확장을 결정한 측면도 있다는 설명이다. 지난해 배달의민족은 네이버에 약 350억원의 투자를 받으면서 네이버 AI스피커 '프렌즈'에 음식 주문 기능을 제공하고 있고, 최근 구글은 개발자회의에서 AI 스피커 '구글홈'에 적용한 전화 주문 기능을 선보인 바 있다. 카카오 관계자는 "중소사업자의 요구도 있었고, 카카오톡과 카카오미니 이용자에게 더 많은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내린 결정"이라면서 "카카오톡 플랫폼 연결 차원은 아니다"고 말했다.

하지만 배달앱 업계는 카카오가 중식, 한식 등 일반 음식점 배달을 본격화하는 '신호탄'으로 보고 카카오 배달앱 출시 여부를 주시하고 있다. 배달앱 시장의 성공 관건은 △월간활성이용자수(MAU) △파트너사인 일반음식점수 △UX, UI 등 이용자 편의성 등으로 꼽힌다. 카카오는 이미 4300만명의 카카오톡 이용자가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현재 이용자는 습관적으로 모바일 배달앱을 켜고 주문하고 있어 카카오택시와 같은 별도 앱이 출시되는지가 관건"이라면서 "카카오톡 더보기 안에 카카오가 꿈꾸는 플랫폼 세상이 있지만 카카오 주문하기를 이용자가 찾아들어가 단기간에 승부를 낼 수 있을 지는 미지수"라고 내다봤다.

스타트업 중에서는 카카오 플랫폼을 활용하거나 아예 투자를 받아 적극적인 협력 관계를 모색하는 곳도 있다.

중소기업을 위한 매출관리 서비스 '캐시노트'를 선보인 한국신용데이터는 사업 모델부터 카카오톡 플랫폼을 기반으로 했다. 서비스 출시 1년이 넘지 않아 캐시노트를 쓰는 중소기업은 5만곳을 넘어설 정도로 폭발적으로 성장했다.
카카오는 캐시노트의 가능성을 높게 평가해 서비스 출시 6개월 만에 한국신용데이터에 40억원을 투자하기도 했다. 나우버스킹은 줄을 서서 기다리는 대신 휴대폰 번호를 입력하면 실시간 대기 정보를 전달받는 '나우웨이팅' 서비스를 카카오톡 기반으로 운영하고 있고, 스캐터랩도 카카오톡 서버를 활용해 대화형 AI 서비스 '연애의 과학'을 이용자에게 보내주고 있다.


스타트업계 한 관계자는 "카카오를 일종의 앱스토어라고 생각하고 카카오와 선제적으로 협력하면 단독 파트너가 되면서 후발주자를 막는 진입장벽이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gogosing@fnnews.com 박소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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