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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돈의 부동산 시장] "거래 줄고 전셋값 하락.. 섣부른 매수보단 지켜볼 타이밍"

김용훈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5.23 17:34

수정 2018.05.23 17:34

부동산전문가 5인 전망
집값 떨어질 가능성 4월 아파트 매매 25% 감소.. 거래절벽 내년까지 갈수도
[혼돈의 부동산 시장] "거래 줄고 전셋값 하락.. 섣부른 매수보단 지켜볼 타이밍"


부동산 전문가들은 '아파트 거래절벽'이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탓에 매도자도 부담을 느끼고 있어 매물이 말라붙었고, 부동산 대출규제와 금리인상으로 인해 매수자도 자금여력이 충분치 않아 거래성사까진 넘어야 할 산이 많아졌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게다가 지난해부터 전국적으로 신규 아파트 공급이 늘어나면서 값싼 전세 매물이 크게 늘어난 탓에 시장의 분위기를 지켜보다 집을 사려는 이들이 많아진 점도 쉽게 거래량이 회복될 것이라고 말하지 못하는 이유로 꼽힌다. 전문가들은 집값이 떨어질 가능성이 있는 지금은 지켜보는 게 낫다고 조언했다.

■"거래절벽, 당분간 지속"

파이낸셜뉴스가 23일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 김은진 부동산114 리서치팀장,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 김규정 NH투자증권 부동산전문위원, 양지영 양지영R&C연구소장 등 국내 부동산 전문가 5인에게 향후 부동산 시장의 움직임에 대해 질문한 결과, 이들은 "지켜보는 게 합리적"이라고 입을 모았다.

전문가들이 주목한 것은 거래량이다.
전날 한국감정원이 밝힌 지난달 전국 아파트 매매거래량은 총 4만6368건으로 전월 대비 25.3% 감소했다. 서울은 아파트 거래가 6535건으로 유럽발 금융위기 여파가 작용했던 2012년 이후 4월 기준으로 가장 적었다. 문제는 이런 '거래절벽'이 당분간 지속된다는 점이다.

김규정 위원은 "수급 측면에선 매도자는 양도세 규제로 자유롭지 못하고, 매수자는 대출규제와 금리인상으로 어려운 상황이다. 거래가 감소할 수밖에 없다"며 "특히 쏟아진 입주물량 탓에 전세가격이 하락 안정화되면서 값싼 전세로 머무르면서 두고보겠다는 심리가 팽배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정부의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강화로 3월까지 대부분 거래가 이뤄졌다는 해석도 있다. 양지영 소장은 "4월부터 시행된 양도세 중과를 앞두고 3월 1만3857건을 기록하면서 역대 동기 최대 거래량을 기록했다"며 "갈수록 매수자 금리부담이 가중되면서 집을 사겠다고 나설 이들이 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최악의 경우 내년 1·4분기까지 거래절벽이 이어질 것이란 전망을 반박하는 주장도 존재했다. 심교언 교수는 "과거 사례를 보면 거래절벽이 오래간 경우는 없었다"며 "거래가 뚝 끊긴 것은 매도자 양도세나 매수자 대출규제 때문인데 결국엔 정부 규제에 적응하게 돼있다"고 주장했다.

■"지방 헌 아파트 더 떨어진다"

향후 집값 추이는 서울과 지방, 강남과 비강남 간 격차가 나타날 것으로 전망했다. 우선 지방의 경우 전문가 5인 모두 "더 떨어질 것"으로 봤다. "지방 공급에 비해 수요가 부족한 점"이란 이유가 가장 컸다. 실제 2월 기준 전국 미분양 주택은 6만903가구로 이 가운데 지방이 5만933가구(83.6%) 수준이다.

김은진 팀장은 "지방도 분양시장 성적은 기존 아파트 가격 하락률을 감안하면 그나마 낫다. 서울과 달리 투기과열지구 지정 등을 피한 덕분에 규제의 영향을 덜 받는 데다 분양가가 상대적으로 저렴한 탓"이라며 "분양시장보다 더 큰 문제는 기존 지방아파트 가격이 급락할 수 있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반면 서울은 아직 가격이 떨어졌다고 보긴 어렵다는 견해도 있다. 함영진 랩장은 "서울지역은 떨어진다고 해도 많이 떨어지진 않는다. 서울시장 후보들이 내놓는 부동산 공약을 보면 오히려 약간 상승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실제 시차가 존재하긴 하지만 감정원의 5월 2주 서울 집값은 0.03% 올랐다.

하지만 김규정 위원은 "강남이나 재건축아파트 단지는 8·2대책에 따른 투기과열지구 지정 이후에도 지속된 정부 규제의 직격탄을 맞고 있는 만큼 위축이 불가피하다"고 봤다. 그는 "기존 규제 이슈에 반포현대 부담금 규모가 공개되면서, 다른 재건축 조합들까지 위축되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비해 마포·용산·성동구나 도심권 새 아파트 가격은 상대적으로 견고할 것이라고 봤다.
함영진 랩장은 "강북은 거래량은 떨어졌지만, 호가는 오히려 올랐다"며 "서울시 전체로 보면 연간 입주량이 폭증하는 건 아닌 데다 이 지역의 수요는 '직주근접성'을 최우선하기 때문에 차별화된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들 전문가는 현재 집을 구하는 것은 조금 두고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김규정 위원은 "다만 시간이 흐를수록 금리인상 등 금융환경은 더 불리해질 수 있다"며 "서울 부동산의 경우 본인의 자금여력을 고려해 움직이는 것이 가장 합리적"이라고 조언했다.

fact0514@fnnews.com 김용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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