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회담 무산]

NBC "북미회담 취소 이끈 인물은 볼턴"


EPA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북미 정상회담을 전격 취소하도록 이끈 인물은 존 볼턴 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라고 NBC뉴스가 2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먼저 북미 회담을 취소할지 모른다는 우려도 트럼프 대통령이 회담 취소를 결정하는데 중요하게 작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NBC뉴스는 이날 "트럼프 대통령의 북미 회담 취소 결정을 이끈 사람은 볼턴"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이 움직이도록 볼턴이 설득했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김정은 위원장이 자신과 비슷한 결론으로 향하고 있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믿음"이 회담 취소의 주된 요소로 작용했다고 이 매체는 덧붙였다.

복수의 소식통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회담 취소 발표 전날인 지난 23일 늦게 마이크 펜스 부통령과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 볼턴 국가안보보좌관, 존 켈리 백악관 비서실장 등과 함께 북미 회담 취소 논의를 본격 시작했다.

이 회의에는 제임스 매티스 국방장관은 참여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다음날인 24일 오전 7~9시 몇 명의 고위급 보좌관들과 전화통화를 했다. 통화 직후 '화난' 트럼프 대통령은 김 위원장에게 북미 회담 취소를 알리는 서한을 누군가에게 받아적도록 개인적으로 지시했다고 NBC는 전했다.

공화당의 코리 가드너 상원의원(콜로라도주)은 이날 백악관에서 회의를 마치고 나온 뒤 기자들에게 트럼프 대통령이 볼턴에게 해당 서한을 받아적도록 직접 지시했다고 밝혔다.

미 행정부 관료들에 따르면 볼턴 보좌관은 그동안 트럼프 대통령에게 북미 회담 철회를 설득해왔다.

그는 과거 북한 정권교체와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 중단을 위한 선제타격 필요성까지 주장했던 대북 강경파다. 지난달 29일 ‘선(先) 핵폐기 후(後) 관계정상화’라는 리비아식 해법이 여전히 북핵협상에 유효하다는 입장을 피력하면서 북한의 반발을 샀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이 북미 회담 취소를 결정한 결정적인 이유는 북한측이 먼저 회담을 취소할 수 있다는 믿음 때문이었다고 NBC는 지적했다. 미 행정 관료들은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이 자신에게 일격을 가할지 모른다고 두려워해 먼저 (회담을) 취소하는 사람이 되길 원한 것"이라고 했다. 한 관료는 이를 "고위험, 고수익" 전략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회담 취소 결정은 갑작스럽게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미 정부는 의회 지도부와 핵심 동맹국들에게 회담 취소 사실을 사전 통보할 수 없었다고 NBC는 전했다.

미 국무부는 이날 회담 취소 결정이 발표되기 한 시간 20여분 전인 오전 8시 20분 기자들에게 폼페이오 장관이 아시아 국가들과 북미 회담 준비를 위해 협력하고 있다는 내용의 보도자료를 배포하기도 했다.

sjmary@fnnews.com 서혜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