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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 해외 시장서 성공하려면? "취약한 지배구조부터 뜯어고쳐야"

박하나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5.25 17:07

수정 2018.05.25 17:07

한국금융연구원 세미나
日 MUFG 자문위 활용 등
국제화 성공사례 연구해야
/자료=금융감독원
/자료=금융감독원

"은행들의 글로벌 전략이 효과를 거두려면 지배구조부터 돌아봐야한다"

국내 주요은행들이 해외 시장에서 성공을 거두려면 취약한 지배구조부터 돌아봐야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25일 서울 중구명동 은행회관에서 개최된 '금융국제화의 현황과 과제' 세미나에서 한 강연자가 발표한 대목이다.

이날 세미나에서는 현재 국내 금융 시장이 포화상태인데다 4차산업혁명을 기반으로 한 디지털 금융이 효과를 내기까지는 시간이 걸리는 만큼 해외 사업 성공만이 살길이라는 공감대가 높았다.

세미나의 공동주최자인 손상호 한국금융연구원 원장은 "은행들의 국내 경쟁은 제로섬 게임이 될 가능성이 많다"면서 "인구 고령화, 저금리 장기화, 부동산 거품 등 우리 사회가 겪고 있는 문제를 앞서 겪은 일본의 금융 국제화 성공 케이스를 보면서 우리나라도 배워야한다"고 강조했다.

■CEO 바뀌어도 건재한 해외 전략 있어야

금융감독원 통계에 따르면 국내은행 해외점포수는 2017년 기준 181곳으로 이중 129곳이 아시아에 몰려있다. 전체 은행 수익의 3분의 1을 해외에서 벌어들이는 싱가포르 DBS가 131곳의 해외점포를 가지고 있는 것과 비교하면 결코 적지 않은 수다.
결국 추가로 점포를 내기보다는 점포당 수익률을 높여야하는 과제가 있는 것이다. 현재 국내 은행의 해외이익 비중은 지난해 기준 7.7% 수준이다.

은행들의 해외 전략에서 가장 취약한 점을 꼽으라면 장기적인 비전이다. 이는 최고경영자(CEO)의 비전은 물론 인재 관리에도 적용된다. '국내은행의 해외 영업기반 강화방안' 발표를 맡은 서병호 금융연구원 선임위원은 "CEO바뀌면 은행들의 해외 비즈니스 노선이 급격히 변화하게 된다"면서 "이를 막기 위해서는 이사회가 견제해야하며 전문 자문위원회도 설립해야한다"고 말했다.

■외국인으로 구성된 자문위 활용해야

일본의 MUFG는 최근 10년사이 해외수익 비중이 3%대에서 30%대로 10배 이상 늘었다. .급성장의 배경에는 독립적인 경영이 가능한 글로벌 부문조직과 6명의 외국인으로 구성된 글로벌 자문위원회가 있다.

MUFG의 글로벌 부문은 전략 수립과 인사 모두 자체적으로 할 수 있다. 그 덕에 신속한 의사결정이 가능하며 인사이동도 자유롭다. 서 위원은 "우리나라 은행의 경우 해외 사업은 순환보직으로 일을 조금 할만하면 떠나는 상황이 반복되며 돌아와서도 경력을 살릴 수 있는 업무를 배정받지 못한다"면서 "MUFG는 글로벌 부문 인재를 그 안에서만 보직 변경해 전문성이 극대화 될 수 있게 한다"고 말했다. 글로벌 자문위원회는 6명의 외국인으로 구성돼 이들에게 각 시장의 특징과 성공 가능성을 사전에 점검한다.
말레이시아의 CIMB는 산하의 국제자문기구를 활용해 전체 수익의 3분의 1을 해외에서 벌어들인다. CIMB는 2006년 국제자문패널, 2011년에는 아세안 연구소를 설립했으며 이들은 은행 바깥의 조직으로 어떤 목소리든지 낼 수 있다.
서위원은 "국내 은행들이 비용을 이유로 독립 연구소보다 인하우스로 운영하는 부분이 아쉽다"고 설명했다.

wild@fnnews.com 박하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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