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과학 제약

[인터뷰] 퓨쳐켐 지대윤 대표이사

정명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5.28 16:44

수정 2018.05.29 1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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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퓨쳐켐은 세계 넘버원(NO.1) 방사성의약품 업체로 성장할 것이다."
29일 서울 연무장길 퓨쳐켐 본사에서 만난 지대윤 대표( 사진)는 "퓨쳐켐이 방사성의약품 기술력으로는 세계에서 경쟁력이 있다"며 이같이 자신감을 표명했다.

방사성 의약품은 방사선을 방출하는 물질인 방사성동위원소를 포함해 양전자방출단층촬영(PET-CT)등 진단기기를 촬영할 때 인체에 주사제로 투입해 질병을 진단하거나 치료하는 목적으로 사용된다.

지난 1999년 설립된 퓨쳐켐은 2014년부터 세계 최초로 개발한 파킨슨병 방사성 진단용 의약품 '피디뷰'를 생산하고 있다. 이 의약품은 올해 초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허가를 신청해 진행중이다. 지난 2월에는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국산 치매 진단용 PET 방사성의약품 '알자뷰'를 허가받았다.


지 대표는 "알츠하이머 치매의 경우 베타-아밀로이드 침착물 형성에서부터 타우 단백질 발생되는 치매 전단계인 경도인지장애 단계에서 진단해 치료하면 치매가 발생하는 것을 어느 정도 늦출 수 있다"면서 "알자뷰는 베타-아밀로이드 플라크에 강하게 결합하고 뇌-혈관막을 신속하게 통과해 선명한 베타-아밀로이드 영상을 얻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지 대표는 퓨쳐켐 대표이사이자 서강대학교 화학과 교수이기도 하다. 현재 학생들에게 2강좌를 가르치고 있다. 이전 학교인 인하대 화학과 교수에 재직하면서 퓨쳐켐을 창업했다.

지 대표는 "미국 일리노이대학원에서 박사 과정을 밟고 있던 1982년 방사성의약품에 대해 관심을 가졌다"며 "그 분야에 대해 지속적으로 공부하고 연구했기 때문에 세계적인 기술력을 갖고 있다고 자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동안 지 대표는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해 노력했다. 학자로서도 인정을 받고 싶었고 회사도 성장시키고 싶었기 때문이다. 그 배경에는 3대 째 화학을 전공하고 있는 집안이라는 것도 한 몫했다. 아버지인 지응업 박사도 화학을 전공했고 아들도 현재 미국 시카고대에서 화학을 전공하고 있다.

지난 2016년 대한화학회에서 주는 화학계의 대표적인 상인 '이태규 학술상'을 수상하며 한가지 목표를 이룬 지 대표는 다른 목표인 퓨쳐켐을 세계적인 회사로 키우겠다는 목표를 위해 정진하고 있다. 그 첫걸음으로 피디뷰를 미국 시장에 내놓겠다는 계획을 세웠고 현재 현지법인을 통해 미 FDA승인을 추진중이다. 피디뷰는 국내에서 400달러 가량에 판매되지만 미국에서 판매되고 있는 단일광자방출단층촬영(SPECT) 영상기기용 파킨슨병 진단용 의약품은 보험수가로 2700달러에 달한다. SPECT 영상보다 PET가 더 우수하기 때문에 같은 가격으로 미국에 진입하면 우리나라처럼 PET 영상으로 모든 진단이 대체될 것으로 예상된다. 또 미국은 1000억원 정도 시장규모를 형성하고 있어 국내 시장과는 규모에서 비교가 되지 않는다. 이후 다른 나라에도 수출을 하게 되면 회사가 큰 폭의 성장을 할 것이라는 예상이다.

물론 이 바탕에는 기술력이 있다. 퓨쳐켐은 알코올성 용매를 사용하는 '양성자성 용매를 이용한 방사성의약품 제조기술'을 자체 개발해 생산수율을 획기적으로 향상시켰다. 이를 지난 2007년 독일 바이엘 셰링 파마AG(현 바이엘 파마 AG)와 기술이전 및 공동연구(CMC)를 진행한 바 있다.

퓨쳐켐의 최대 장점은 방사성의약품의 자동합성장치, 생산시설, 의약품 등 3가지를 모두 갖고 있다는 것이다.

방사성의약품은 방사선 피폭의 위험으로 인해 연구자나 생산자가 직접 생산하기가 어려운 분야다. 제조 공정이 달라 다양한 방사성의약품을 생산하기 위해서는 각각의 방사성의약품에 최적화된 장비 구축이 필수다. 퓨쳐켐은 '자동합성장치' 국산화를 완료했다. 자동합성장치 개발로 Alc-테크 원천특허기술을 이용해 생산특허 기술까지 직접 적용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지난 2014년 동아대병원에 방사성의약품 생산시설을 설치한 퓨쳐켐은 현재 자회사 퓨쳐켐헬스케어를 통해 고신대병원과 경북대병원에서도 생산시설을 운용중이다. 수도권 판매를 위해 현재 서울성모병원에 설치했으며 앞으로 개원하는 이대서울병원에도 설치가 예정돼 있다. 방사성의약품의 경우 병원 내 생산시설을 갖춰야 의약품품질제조관리기준(GMP)허가를 받을 수 있다. 부산동아대병원의 경우 올해 허가받은 알자뷰를 생산하기 위한 준비를 마쳤다. 따라서 올해 하반기부터는 본격적인 매출이 기대된다.

지 대표는 "그동안 방사성의약품의 연구개발과 생산을 하기 위한 기술 확보, 생산시설 확충 등 준비기간을 거쳤다"며 "이제 피디뷰의 해외진출과 알자뷰의 본격 생산 등 회사가 성장할 동력을 확보한 셈"이라고 설명했다.

방사성의약품 신약은 일반적인 의약품과는 달리 약품의 개발 과정이 기존에 존재하는 의약품을 방사성의약품으로 개발하거나 신약이라고 하더라도 일반적인 신약의 개발 기간에 비해서는 다소 짧은 기간 내에 개발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진단용 방사성의약품은 합성 후 바로 동물실험을 통해 얻은 방사면역측정법(in vitro) 및 핵의학 영상검사(in vivo) 자료와 영상자료를 판단해 신약으로서의 가치를 결정할 수 있기 때문이다. 임상실험도 1상과 3상만을 요구하고 있어 일반의약품보다 시간과 비용이 단축된다.

이 때문에 지 대표는 차세대 방사성의약품 개발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차세대 방사성의약품으로 전립선암을 채택했다. 현재 전립선암은 전립선 특이항원(PSA)검사로 진단하게 된다.
하지만 PSA 검사 효과에 대해 비평적 견해가 있어 다른 검사방법이 요구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전립선암 방사성 진단용 의약품인 'FC303'과 치료용 의약품인 'FC705'를 함께 개발중이다.


지 대표는 "앞으로도 방사성의약품 분야에서 최고의 의료기술을 개발해 우리 국민들이 저렴한 가격으로 진단·치료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pompom@fnnews.com 정명진 의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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