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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2O대입서비스 등장… '돼지엄마' 안부럽다

정용부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5.27 17:05

수정 2018.05.28 16:50

맹모·수시레시피·셀피스 등 기존 오프라인 시장보다 최대 90%까지 저렴해
비서울권 학생 수요 높아
국회에서 고등학생을 대상으로 강의를 하고 있는 김준호 수시레시피 대표.
국회에서 고등학생을 대상으로 강의를 하고 있는 김준호 수시레시피 대표.


온라인·오프라인 연계(O2O) 서비스가 배달음식 주문, 택시 승차 요청, 숙박 예약, 부동산 매물 검색에 이르기까지 생활 전방위로 영역을 확장하고 있는 가운데 최근엔 대입컨설팅 서비스가 O2O서비스로 선보여 수험생과 학부모들 사이에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그동안 대입 컨설팅 시장은 강남 학원가를 중심으로 국한된 사실상 정보 불균형 상태였다. 서울 대치동이나 목동 등지에선 이른바 돼지엄마라 불리는 일부 학부모에 의해 정보가 유통돼 비용도 비싼데다가 대부분의 지역에서는 제대로 된 입시컨설팅을 받기가 어려웠다.

2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최근 입시 컨설팅 O2O 서비스가 확산되면서 입시 컨설팅 서비스 비용이 낮아지고 있다. 1:1상담의 경우 기존 오프라인 시장 비용보다 최대 90%까지 저렴한 서비스도 나왔다. 또 서울 일부지역과 지반간 정보격차를 줄여 입시 시장의 균형을 이루는 점도 장점으로 평가받고 있다.


■지방인의 희망으로 떠오른 O2O 대입 컨설팅… 입시 정보 갈증 해결하나

대입컨설팅 서비스에서 활동하는 ‘입시 맹모’는 가장 최근 입시를 거친 대학생이나 자녀의 입시를 겪은 학부모들다. 이들은 자신들이 겪은 경험과 지식을 바탕으로 가장 실용적인 컨설팅을 펼치고 있다. 이렇게 매칭 된 ‘입시 맹모’는 경력 단절을 겪은 여성의 사회 복귀 수단 역할도 하고 대학생들에겐 부수적인 수입을 안겨 주기도 한다.

'수시레시피'는 소셜벤처 스타트업 웨시가 운영하는 대입 컨설팅 서비스로 학생부 종합전형을 준비하는 학생과 그 학생에 적합한 튜터를 연결해주는 O2O플랫폼이다. 현재 수시레시피에 등록된 튜터는 120명에 달하는데 무두 학생부종합전형(학종)을 통해 서울권 대학에 합격한 대학생들이다. 최대 장점은 합리적인 수수료로 오프라인 미팅을 포함한 두 달 과정의 경우 약 20만원 안팎이다.

수시레시피를 운영하는 김준호 대표는 "우리는 입시 컨설팅 시장의 선두주자가 되려는 게 아니다"며 "학생들 자신이 재능을 스스로 발견하고 꿈을 위해 어떤 준비를 해야 하는지 고민을 덜어줄 수 있는 멘토 역할을 지향한다"고 강조했다. 또 "현재 컨설팅이 진행 중인 학생들은 대부분 경기도나 충청도인 비서울권 학생이다. 그만큼 서울과 비서울권의 정보 양극화가 뚜렷하고 수요가 많다"고 덧붙였다.

업체는 올해 서울권 고등학생을 중심으로 시장 확대를 목표삼았지만, 실제 서비스를 해보니 서울보다 비서울권의 수요가 훨씬 높았다. 이에 방향을 틀어 진로 상담과 입시 정보에 목말라 있는 비서울권 및 지방권 학생을 대상으로 홍보 활동을 펼칠 계획이다.

올 초 수시레시피에 등록한 경기 동두천시 고등학교 3학년 김현희 양(가명)은 숭실대학교 대학생 황선애 씨(22와 매칭 됐다. 현희 양은 막연히 언어에 대한 장래희망을 가지고 있었지만 구체적으로 어떤 전공을 선택해야 할지, 졸업 후엔 어떤 직업을 가질 수 있는지에 대한 고민이 있었다.

이후 현희 양은 튜터 황 씨와의 세 차례의 오프라인 상담을 통해 언어 중에서도 독일어를 진로로 결정할 수 있었으며, 방과 후 교실에서 독일어 수업에 참여하고 K팝 뮤직비디오를 독일어로 번역하는 등 이른바 생기부 스펙을 차곡차곡 쌓고 있다. 현재 현희 양은 황 씨와 스마트폰 메신저를 통해 또래가 할 수 있는 사소한 대화까지 나누는 멘토링 관계가 됐다.

■대입컨설팅, 유망한 창업 아이템

‘셀파스’ 또한 몇 해전 입학사정관제를 통해 대입에 성공한 청년 창업가 백선주, 최수지 씨가 창업한 스마트벤처기업이다. 셀파스에서는 진로 로드맵 설계 프로그램뿐만 아니라 각종 대학 종합자료집, 입시 면접 노하우 문집 등도 판매하고 있다.

최수지 공동대표는 "제가 지방 일반고에서 입시를 준비할 때 가장 필요했던 것은 고액 입시컨설팅이 아닌 실제 이 전형으로 합격한 선배를 만나 보는 것"이었다며 "지역적·경제적 격차를 뛰어넘어 많은 학생들에게 공평한 정보를 제공해 앞으로는 비싼 돈 들여 강남 등지로 컨설팅을 받으러 오는 일이 사라지도록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셀파스의 강점은 물리적인 거리를 뛰어넘어 온라인에서 같은 과정을 통해 합격한 합격자들의 생생한 준비과정과 후기를 볼 수 있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업체는 각 대학과 전공의 입학 전형 전략을 세분화하고 가장 최근에 합격한 대학생들의 데이터를 수집하고 연구한다. 셀파스 또한 고객의 90%는 비서울권이라 밝혔다. 구체적으로 10%가 서울권이며 60%가 경기도다. 나머지는 전국 각 지역에 고루 분포돼 있다.
지난 해에는 전남 강진의 한 고등학교가 단체로 문집을 주문해 눈길을 끌었다.

O2O 플랫폼 '숨고'는 재능이나 기술을 가진 소상공인 프리랜서와 서비스를 필요로 하는 이용자들과 연결하는데, 이 가운데 대입 컨설팅 부문에서 활동하는 이가 꾸준히 늘고 있다.
숨고에 따르면 현재 숨고에 등록된 입시 컨설턴트는 1698명으로 이들 중에는 수시 전형 컨설팅부터 각종 과외나 자기소개서 컨설팅까지 다양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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