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4차산업혁명특위 "암호화폐 거래 관련 종합규율 마련" 권고
빗썸이나 코인원 같은 주요 거래소를 제외한 중소 거래소들은 법인계좌로 이용자들의 돈을 입금 받아, 거래소 계정으로 충전해주는 우회적인 방법을 사용하고 있다. 신규 거래소들이 연이어 등장하고 있는 만큼, 정부가 하루빨리 암호화폐 거래 관련 가이드라인을 제시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2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신규 암호화폐 거래소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최근 암호화폐 거래소 '지닉스'가 문을 열었고 '비트나루'라는 거래소도 오는 30일부터 서비스를 시작한다. 또 체인파트너스가 추진하는 거래소 '데이빗'도 사전예약자를 모집하며 6월 서비스 개시를 예고하고 있다.
■거래소 늘어나는데, 은행은 계좌 개설 안해줘
이미 국내에는 여러 암호화폐 거래소들이 영업을 하고 있다. '4대 거래소'라고 불리는 빗썸과 업비트, 코인원, 코빗 등이 대표적이며 고팍스, 한빗코, 캐셔레스트 등 중소 거래소들과 후오비코리아, OK코인코리아 등도 활발하게 영업을 이어가고 있다.
문제는 언제 은행들이 암호화폐 거래를 위한 신규계좌를 발급해줄지 알 수 없다는 점이다. 정부는 지난 1월말 암호화폐 거래 실명제를 실시하며 사실상 암호화폐 거래를 허용했다. 하지만 정작 은행들은 암호화폐 거래를 위한 계좌를 개설해주지 않고 있다.
국내 한 거래소 관계자는 "블록체인 사업을 한다고 하면 법인계좌도 열어주지 않는 은행도 있는데 암호화폐 거래를 위해 계좌를 은행들이 열어주겠느냐"며 "암호화폐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만 보이고 있는 정부의 눈치를 보느라 계좌 개설을 해주지 않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다른 거래소 관계자는 "우리도 법인계좌 영업을 하고 싶지 않지만 정부와 은행들이 계좌를 개설해주지 않고 있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법인계좌 영업을 하고 있는 것"이라며 "앞에서는 실명제로 암호화폐 거래를 허용한다고 해놓고, 뒤에서 은행들에게 암호화폐로 문제가 생기면 너희들 책임이라고 엄포를 놓고 있는 것 아니겠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거래소 둘러싼 잡음만 커져
정부가 이처럼 암호화폐 거래와 관련해 애매한 태도를 취하고 있다보니, 거래소를 둘러싼 잡음도 끊이지 않고 있다. 빗썸은 최근 팝체인코인을 상장하려다 이용자들의 반발에 직면, 상장을 연기하기도 했다.
이처럼 암호화폐 거래소를 둘러싼 잡음이 계속되자, 업계 스스로 자정에 나서고 있다. 은행 신규계좌 개설을 위해 자율적으로 △자금세탁행위를 방지하고 △이상거래에 대한 대응을 강화하며 △신규 암호화폐 상장 시 이용자를 보호한다는 자율규제안을 내놓고 심사를 진행하는 등 적극적으로 움직이기 시작한 것이다.
jjoony@fnnews.com 허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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