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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탄확보' 美은행권 M&A 바람 부나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5.28 16:58

수정 2018.05.28 18:58

규제완화·실적개선 등 발판 마련
【 워싱턴=장도선 특파원】 전세계적 인수합병(M&A) 열기에서 한동안 소외된 듯한 모습을 보였던 미국 은행권에도 M&A 바람이 본격적으로 불 전망이다.

미국 은행들의 실적 개선, 금융위기 이후 강화됐던 금융규제 조치 완화, 지속적 금리 인상, 법인세 인하 등 은행들에 유리한 환경이 대거 조성되면서 금융권 M&A 활성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신시내티 소재 피프스 서드 뱅코프 은행이 지난 21일(현지시간) 시카고의 MB파이낸셜 은행을 47억달러에 인수한다고 발표한 뒤 시카고 지역 다른 중소형 은행들의 주가도 크게 상승했다. FT는 이 같은 지역 은행들의 주가 상승은 5607개에 달하는 미국내 중소형 은행들의 M&A 활성화 기대감을 반영한 것이 분명하다고 분석했다.

금융권 M&A 확산 전망을 뒷받침해주는 증거는 실제로 적지 않다. 금융위기 이후 은행간 합병을 가로막는 커다란 장애물은 강화된 규제였다.
FT는 규제당국으로부터 합병 승인을 받는 데 너무 많은 시간이 소요돼 거래가 이뤄지지 않은 사례들이 여럿 있다고 지적했다. 뉴욕 커뮤니티 뱅크의 아스토리아 파이낸셜 인수 시도, 인베스터스 뱅코프의 뱅크 오브 프린스턴 매입 움직임, 그리고 뉴욕 M&T뱅크와 뉴저지 허드슨 시티 뱅코프의 합병 시도가 규제 당국의 비협조로 무산됐다.

그러나 지난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서명을 거쳐 시행에 들어간 개정된 금융규제법은 중소형 은행들에 대한 규제를 대폭 완화했다. 연방준비제도(연준)의 엄격한 감독을 받아야 하는 금융 시스템상 중요한 은행의 자산 규모는 종전의 500억달러에서 2500억달러로 크게 늘어났다. 또 자산 100억달러 미만 은행들은 자기자본거래를 금지하는 폴커 규정 적용 대상에서 제외됐고 대출 및 자본금 규제도 완화됐다. 개정 은행 규제법 시행은 중소 규모 은행들의 합병이 보다 용이해질 것임을 의미한다. 스트푹 앤 스트푹 앤 라반의 파트너 쿠엔 트룽은 FT에 금융규제 완화의 가장 큰 승리자들은 자산 규모가 500억~1000억달러인 지방은행들이라고 지적했다.

게다가 금융업계의 수익이 크게 개선된 것은 은행 경영진에게 합병이라는 도전을 감행할 동기를 부여해준다.
연방예금보험공사(FDIC)가 지난 22일 공개한 데이터에 따르면 미국 은행들의 1.4분기 순익은 560억달러로 전년비 27.5% 증가했다. 이는 사상 최고의 분기 실적이다.
지난 분기 은행 순익은 미국의 세제개혁(감세) 때문에 늘어난 이윤을 제외하더라도 494억달러로 기존의 사상 최고치인 지난해 2.4분기의 481억달러를 상회한다.

jdsmh@f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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