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경제 유통

'미국의 공습'… 맥주시장 시원한 전쟁

김병덕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5.28 17:19

수정 2018.05.28 21:39

무관세로 맥주 수입량 급증..넉달만에 작년 수입의 절반
日·中·벨기에 빅3 이어 수입 맥주 4위에 올라서..오는 7월 EU맥주도 무관세
미국산 수입맥주가 올해부터 무관세 혜택을 받게 돼 수입량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서울 시내의 대형마트에서 한 소비자가 수입 맥주를 고르고 있다. 연합뉴스
미국산 수입맥주가 올해부터 무관세 혜택을 받게 돼 수입량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서울 시내의 대형마트에서 한 소비자가 수입 맥주를 고르고 있다. 연합뉴스


미국산 맥주의 공습이 거세다. 지난해까지 일본과 중국, 벨기에 등 맥주 강국의 기세에 밀려 기를 펴지 못했지만 올해 들어서는 이들 빅3의 자리를 넘보는 수준으로 급성장했다.


미국산 맥주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체결 당시 합의했던 7년간의 유예기간이 종료되며 올해부터 수입관세 30%가 면제됐다.

오는 7월부터는 유럽연합(EU)산 맥주들도 무관세 적용돼 수입맥주시장에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28일 관세청에 따르면 올들어 지난 4월까지 미국산 맥주는 총 925만8000달러(1만1884t) 규모가 수입됐다. 일본, 중국, 벨기에산 맥주에 이어 4위로 올라섰다. 일본 맥주는 2479만5000달러, 중국산은 1288만4000달러, 벨기에산은 1220만2000달러 규모가 수입됐다. 지난해까지 일본, 중국, 벨기에, 독일, 네덜란드에 이어 수입맥주 6위에 머물렀던 미국산 맥주가 올들어 치고 올라간 모습이다.

특히 지난해 미국산 맥주의 수입량이 총 1740만6000달러 규모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불과 4개월만에 지난해 수입량의 절반을 넘어선 셈이다.

일본산 맥주의 경우 4월까지 수입규모가 지난해 총 수입량의 34.7%, 중국은 34.1%, 독일 34.4%, 네덜란드 30.4% 정도로 대부분 엇비슷한 수준이다. 지금과 같은 추세라면 지난해 수입량이 2배로 늘어나며 3위에 오른 벨기에를 넘어서고 빅3에 진입하는 것도 가능한 상황이다.

미국산 맥주의 폭발적인 수입증가는 올해부터 무관세가 적용됐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실제로 미국 맥주업체와의 제휴도 늘어나는 모습이다. 롯데주류는 지난해 연말 미국 대형 맥주업체인 몰슨 쿠어스 인터내셔날 계약을 맺은데 이어 지난 3월에는 '밀러라이트'와 '밀러 제뉴인 드래프트'의 국내 유통 판매 계약을 체결했다.

오비맥주도 버드와이저, 버드아이스 등 미국 맥주를 수입해 왔다. 하이트진로는 미국산 맥주를 취급하지 않고 있지만 향후 수입 검토에 나설 전망이다.


수입맥주 시장의 성장과 함께 무관세가 적용되는 것도 미국산 맥주에 손을 내민 것으로 풀이된다. 롯데주류 관계자는 "올해부터 무관세가 적용되는 것도 미국산 맥주의 판매증가 요인이지만 트렌드가 바뀐 것이 크다"면서 "폭음문화가 사라지고 마트나 편의점들이 고객유인을 위해 전자상거래가 되지 않는 술에 대한 마케팅을 강화한 것도 큰 이유"라고 설명했다.


BNK투자증권 한유정 연구원은 "올해 1월 1일부터 적용된 미국 맥주 수입 무관세 적용에 따라 미국 맥주 수입 비중이 2017년 4월 7.9%에서 2018년 4월 11.9%까지 확대 됐다"면서 "7월부터 유럽 맥주의 수입 무관세가 적용되면 이들 지역에서의 수입량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cynical73@fnnews.com 김병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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