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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카카오 스타트업 투자에서 미래 보인다…기술·콘텐츠 플랫폼으로 진화

박소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5.29 15:51

수정 2018.05.29 15:51

국내 플랫폼 기업 '투톱'인 네이버와 카카오가 스타트업 투자·인수를 통해 미래 청사진을 그려나가고 있다. 똘똘한 기술 스타트업을 발굴해 신사업으로 추진하거나 기존사업과 연결한 접점을 찾아 시너지를 내고 있는 것이다.

네이버는 올 3·4분기 뉴스 플랫폼과 완전히 결별하고 지향점인 '기술 플랫폼'으로 탈바꿈할 전망이다. 네이버는 지난해 기술 플랫폼 도약을 5000억원이 넘는 투자금을 인공지능(AI), 콘텐츠 투자에 쏟아붓기로 했고, 지난해 AI, 머신러닝, 딥러닝, 자율주행 등 스타트업에 투자한 규모는 약 1500억원에 달한다. 이 같은 투자가 하나씩 기술과 융합된 서비스로 모습을 드러내며 기술 플랫폼 네이버로 한 걸음씩 진화하고 있다.

카카오는 콘텐츠 플랫폼으로 진용을 갖추고 있다.
포도트리(웹툰/카카오페이지), 김기사(카카오모빌리티) 등 투자와 인수를 단행한 스타트업은 카카오의 사업부문으로 흡수돼 카카오 플랫폼 하나로 모든 생활을 할 수 있는 '카카오 세상'을 만들어가는 데 기여하고 있다.

■네이버 미래기술 옥석 발굴
29일 네이버에 따르면 지난해 네이버는 스타트업 29곳에 약 1458억원을 투자했다. 펀드 등 간접투자를 제외하고 공시된 투자금액만 1500억원 규모로, 실제 스타트업 투자 규모는 이보다 더 많다는 의미다. 올해는 네이버가 '미래 기술 분야'에 대한 투자 적기라고 밝힌 만큼 1500억원 이상의 투자금이 스타트업에 투입될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 지난해와 올해 초 네이버의 스타트업 투자 내역을 보면 기술 플랫폼으로 네이버의 지향점을 곳곳에서 찾을 수 있다. 네이버 내부 스타트업 엑셀러레이터 D2SF는 최근 3년간 기술 스타트업만 2300개를 검토해 20곳을 투자하고 12곳과 협력하고 있다.

네이버는 지난해에만 인공지능(AI)(Appier Holdings·TalkIQ·Gyrfalcon Technology), 머신러닝(컴패니에이아이·크라우드웍스), 딥러닝(퓨리오사에이아이·바닷두) 등 인공지능 원천기술을 가진 스타트업만 7곳을 골라 투자했다. 이 중 컴패니에이아이는 네이버가 인수하기도 했다.

네이버 미래신사업을 찾는 연구개발자회사 '네이버랩스'가 연구·개발 중인 자율주행, 로봇과 연계될 수 있는 스타트업(Innoviz Technologies·파토스)도 눈에 띈다.

올해 시각기술 품질을 글로벌 수준으로 높이겠다고 공언한 스마트렌즈·쇼핑렌즈와 시너지를 낸 스타트업도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해 6월 투자한 Syte-Visual Conception은 이미지 인식 기반의 상품 추천 솔루션 업체이고, 레티널은 스마트글래스 광학부(렌즈) 개발 업체다. 쇼핑렌즈는 실제로 유사 상품 사진을 검색해 구매까지 연결하는 서비스로, 네이버 뿐만 아니라 카카오, 중국 타오바오도 경쟁 중인 영역이다.

세계 정보기술(IT) 기업 간 AI 스피커 경쟁은 음성인식, 전화주문, 사물인터넷(IoT) 결합 등으로 속속 서비스로 이어지고 있는데, 네이버는 지난해 2월 음성인식/자연어처리 엔진개발 업체(Soundhound)와 같은해 7월 음성 통화 분석 소프트웨어 개발(TalkIQ)에 투자해 그 성과물을 올해 선보이고 있다. 또 전화주문을 위해서 배달앱 1위 기업 우아한형제들에 350억원을 투자하며 전략 제휴를 맺었고, 올해 3월에는 IoT 기반의 스마트홈 디바이스 개발사인 브런트에 투자해 AI스피커와 연동 서비스가 출시될 것으로 예상된다. 송창현 네이버 최고기술책임자(CTO)는 "사내에서 투자한 스타트업과 협력을 요청한다"면서 "네이버는 스타트업과 함께 성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카카오 플랫폼·사업과 연결
카카오는 '카카오-카카오인베스트먼트-카카오벤처스'의 3단계 스타트업 투자로 잘 알려져있다. 카카오벤처스는 초기 유명한 스타트업을 발굴, 매년 투자금을 늘리며 스타트업 생태계 조성을 맡고 있다. 카카오인베스트먼트는 수익화를 목적으로 투자를 전문적으로 하지만 카카오가 관심있는 스타트업도 그 대상이 된다. 특히 카카오 플랫폼 사업이나 미래 신사업과 연결되면 카카오가 직접 투자, 인수에 나서며 '카카오의 콘텐츠 플랫폼' 과 결합해 시너지를 내는 동시에 카카오의 덩치를 키우는 동력이 됐다.

카카오가 지난 2015년 인수한 모바일 내비게이션 '김기사'는 이듬해 '카카오내비'로 출시됐고, 주차예약앱 '파크히어' 서비스도 2016년 인수돼 카카오T 주차 서비스로 제공하고 있다. 지난해 카카오에서 분사한 카카오모빌리티 사업부문이다.

다음웹툰, 웹소설 등 카카오가 해외진출에서 핵심 콘텐츠로 내세운 카카오페이지 사업부문을 맡은 포도트리 역시 카카오가 지난 2015년 인수한 회사다. 2016년 지분투자한 씨엔티테크의 프랜차이즈 브랜드 주문 중개 서비스는 '카카오톡 주문하기' 서비스로 이어졌고, 이날 카카오가 발표한 올 3·4분기 IoT 플랫폼 '카카오홈' 전용 앱을 출시하기 위해 카카오는 지난 3월 IoT 스타트업인 '아씨오'를 전략적으로 인수했다.
카카오 관계자는 "지난 1월 GDR로 마련한 1조원은 카카오 행보에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스타트업이 있으면 얼마든지 투자할 수 있는 잠재적 운용자금"이라고 말했다.

실제 지난 4월 카카오가 카카오인베스트먼트에 유상증자 형식으로 700억원을 투자한 것은 카카오 콘텐츠 플랫폼 사업, AI 사업과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스타트업 투자에도 활용될 예정이다.


최근 1년 치 카카오인베스트먼트 투자 내역 중에 자율주행(포테닛), 로봇(럭스로보), 승차공유(리프트), 헬스케어(유비케어, 라인웍스) 등 4차산업혁명 대표 업종이 포함돼있어 카카오 플랫폼과 어떻게 연결될 지 기대를 모으고 있다.

gogosing@fnnews.com 박소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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