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대기업

잘나갈 때 바꾼다, 삼성의 혁신

김경민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5.29 17:33

수정 2018.05.29 2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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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적 부진한 가전 등 분야 감사팀이 문제 원인 찾아 경영목표치 등 솔루션 제시
반도체.네트워크 사업 강화..  무선사업부서 인력 이동도
삼성전자에 혁신의 바람이 다시 불기 시작했다. 사상 최대 실적행진으로 세계 정상에 우뚝 섰지만 삼성전자는 경영진단, 인력 재배치, 조직개편, 임직원 근로제도 변경 등 전방위적 혁신을 거듭하고 있다.

29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최근 실적이 부진한 가전.휴대폰 등 세트분야의 일부 사업부를 대상으로 경영진단에 나섰다.

경영진단은 정기적으로 하는 행사가 아니다. 감사팀은 통상 실적이 크게 부진한 사업부의 문제가 무엇인지 원인을 찾고, 솔루션까지 처방한다. 해당 사업부는 달성 가능한 강도 높은 경영목표치를 제시받는다.
미국 뉴저지주의 삼성전자 미주법인이 예상보다 실적이 저조한 '갤럭시S9'과 관련, 영업부진을 지적받았고 지난달 처음으로 본사의 경영진단을 받기도 했다.

삼성은 과거 그룹의 컨트롤타워였던 미래전략실이 계열사 경영진단을 해왔다. 그러나 지난해 미전실이 해체되면서 삼성의 각 계열사들은 자체 경영진단 체제로 전환했다. 현재 삼성전자의 경영진단은 옛 미전실 경영진단팀 소속 임직원이 주축이 된 감사팀이 맡고 있다.

삼성전자는 인력도 대규모로 재배치하고 있다. 특히 무선사업부 인력을 반도체 부문이나 네트워크사업부로 이동시키는 작업이 한창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올 들어 정보기술.모바일(IM) 부문에서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으로 직원 이동이 수백명에 달할 정도"라며 "반도체 호황으로 외부 영입만으로는 일손이 부족해 내부 인력 재배치를 통해 해결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올 들어 삼성전자 DS 부문 직원 수는 5만794명으로 지난해 말보다 1688명이 늘었다. 같은 기간 IM과 생활가전(CE)은 각각 103명, 3명 증가에 그쳤다.

회사는 1년 전에도 CE의 영상디스플레이(VD) 사업부 소속 200여명을 DS 산하 시스템LSI(비메모리) 사업부에 이동 배치한 바 있다. 삼성전자는 사내 구인시스템인 잡포스팅을 통해 현재도 인력 이동 작업을 진행 중이다.

삼성전자 내부에서는 6월 초 조직개편설도 돌고 있다. 한 직원은 "IM 부문에서 5G 관련 사업을 전담할 팀을 구축할 것이란 풍문이 나돌고 있다"며 "팀별 합종연횡이 점쳐지고, 네트워크사업부가 도마에 오를 것으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또 다음달에는 전 세계에 흩어진 법인장 등 보직 임원 400여명이 한자리에 모이는 글로벌전략회의가 열릴 예정이다.
이 자리에선 임원들이 난상토론으로 하반기 경영전략을 짠다. 과거 이재용 부회장이 일부 섹션에 참여해 중요 사안을 직접 챙긴 만큼 경영복귀 이후 처음 열리는 글로벌전략회의에 참석할 가능성이 높다.


재계 관계자는 "'잘될 때 오히려 확 바꾸는' 삼성전자답다"면서 "과거의 영광에 안주하지 않고 곧바로 미래를 직시하고 혁신을 주문, 실행하는 것이 삼성전자의 힘"이라고 평가했다.

km@fnnews.com 김경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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