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테마에 휘둘리는 증시


'테마주가 휘두르는 증시, 괜찮은 걸까.'

장이 지지부진하니 소문에만 움직이는 장세가 완연하다. '소문에 사고, 뉴스에 팔라'는 증시 격언도 있다지만 지금은 종목들이 뉴스 없이 소문에만 움직인다. 남북경협주가 그렇고, 일부 바이오주도 마찬가지다. 펀더멘털과는 관계 없이 소문에 투자심리가 움직이다보니 하루에도 두자릿수 등락률을 나타내는 일이 예사다. 불확실성을 우려하던 가상화폐 저리 가라 할 만큼 변동폭이 크다. 단기투자를 선호하는 개인투자자들이 큰 피해를 볼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는 것은 당연지사다.

상반기 증시 최고의 화제는 역시 남북경협주다. 지난 2월 평창 동계올림픽을 전후해 해빙 무드가 조성되면서 건설, 철도, 원자재 등 어느 종목 할 것 없이 주가가 엄청난 속도로 뛰어올랐다.

문제는 남북 관계가 진전되고 있는 점은 확실하지만 이에 따른 성과 여부는 미지수다. 정확히 말하면 아직 정해진 것이 없다. 1일 남북 고위급회담에 국토교통부 2차관이 참석하게 되면서 철도 연결 논의가 이뤄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그러나 모든 것은 추측에 불과하다. 철도 이외의 종목은 구체적 수혜 전망도 불투명하다.

구체적인 수혜 여부를 모르니 외국인과 기관이 움직이지 않는다. 지난달 외국인 순매도 상위에는 현대건설, 현대로템 등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경협주들이 올랐다. 개인은 정반대다. 투자심리만으로 주가가 움직이는 테마주의 속성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는 셈이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남북경협주는 막연한 투자심리로 움직이고 있어 테마성이 강하다"며 "빨라도 북·미 정상회담 이후에나 사업별로 투자국이 정해지고 종목별 수혜 여부도 구체화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바이오 종목도 마찬가지다. 최근 당국의 규제 우려와 겹쳐 사실과는 관계없이 주가가 곤두박질치는 사례가 빈번하다. '임상실패' '기업 자금문제' 등은 바이오주의 단골 소문이다.
코스닥시장 시가총액 3위까지 오른 에이치엘비가 5월 29일 15% 넘게 떨어졌을 때 다양한 이야기가 오간 사례도 비슷하다.

소문에 가장 많이 움직이는 투자자가 개미라지만 소문 때문에 가장 크게 손해를 보는 사람도 개미다. '개미는 필패'라는 주식시장의 불명예를 떼기 위해서라도 약세장에서도 소문에 휩쓸리지 않는 '투자 소신'이 필요한 때다.

bhoon@fnnews.com 이병훈 증권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