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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 금리인상 신중론 장기화?

예병정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5.31 17:20

수정 2018.05.31 17:20

이탈리아發 금융위기 우려
美 연준도 속도 조절할 듯
국제유가 급등세가 진정되고 이탈리아발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의 금융위기 우려가 제기되면서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연준)가 금리인상 속도를 조절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현실화될 경우 한국은행의 금리인상 움직임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현재의 신중론이 장기화될 가능성이 높다.

5월 31일 금융시장에 따르면 연준은 올 하반기 2~3회 금리인상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2회 인상할 경우 6월과 9월이 유력하고, 3회까지 인상이 있으면 12월까지 추가된다.

올 초까지 미국의 경기개선세와 물가오름세로 시장에서는 미국이 하반기에 3차례 인상한다는 전망이 힘을 얻었다.
그러나 최근 분위기가 반전되면서 2회 인상으로 전망의 축이 옮겨가고 있다.

미국 물가에 대한 전망이 바뀌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배럴당 70달러대 후반까지 치솟던 국제유가가 최근 들어 주춤하면서 물가에도 영향을 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민경원 우리은행 연구원은 "(미국) 물가가 오르는 것은 국제유가의 영향인데 유가 시나리오를 감안하면 6월이 물가 고점이 될 것"이라며 "지난해 3월에도 미국은 유가인상으로 물가가 오르는 과정에서 금리인상에 나섰다가 이후 물가가 빠진 바 있다. 이에 대한 연준의 경계가 남아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이탈리아에서 시작된 유럽 금융위기 가능성도 지켜봐야 할 이슈다. 김지만 현대차투자증권 연구원은 "(이탈리아 정치 불확실성으로) 유로화가 하락 압력을 받고, 달러화 강세가 심화되면 미국도 금리인상에 신중할 것"이라고 전했다.

연준이 금리인상 속도를 늦출 경우 한은에 가해지는 금리인상 압력은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우리나라 물가나 경기에서 개선 신호가 포착될 때까지 한은은 통화정책을 신중하게 가지고 갈 여유가 생기는 것이다.

더구나 지난 3월 한.미 금리역전 이후에도 외국인 자금 이탈이 나타나지 않고 있다. 올 3월 말 기준 외국인투자를 의미하는 대외금융부채는 1조2188억달러다. 전분기 대비 134억달러 늘어났다.


당장 미국이 6월에 금리를 인상할 것이 확실하지만 국내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국회예산정책처에서도 과거 한.미 기준금리 폭이 50bp(1bp=0.01%포인트)까지는 영향이 제한적이라고 봤다.


시장에서는 한은이 하반기 1차례 금리인상에 나선다고 보지만 선제적 인상보다는 금융시장 분위기나 국내 거시경제 움직임을 고려해 움직일 것으로 본다.

coddy@fnnews.com 예병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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