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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준금리 1%p 인상하면 물가 1%p 상승"

예병정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6.04 09:55

수정 2018.06.04 11:19



"기준금리 1%p 인상하면 물가 1%p 상승"
낮은 물가를 올리기 위해 기준금리인상을 단행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4일 한국은행이 '통화정책의 역할 : 현재와 미래'라는 주제로 주최한 '2018 BOK 국제컨퍼런스'에서 마틴 유리베(Martin Uribe) 미국 컬럼비아대 교수는 미국과 일본경제를 대상으로 '신피셔(Neo-Fisher)효과'의 성립여부를 실증 분석해 이 같이 밝혔다.

피셔효과는 명목금리와 인플레이션율 간 일대일 관계가 장기적으로 성립하는 것을 의미하는데 반해 신피셔효과는 이런 관계가 단기적으로도 성립할 수 있음을 시사하고 있다. 최근의 이론연구들은 항구적이고 신뢰성 있는 명목금리 인상이 기대인플레이션을 즉각 상승시켜 신피셔효과가 성립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유리베 교수는 "분석 결과 명목금리를 장기적으로 1%포인트 인상시키는 항구적 금리인상충격에 대해 인플레이션이 단기(1년 이내) 거의 1%포인트 상승했다"며 "금리하한에서도 인플레이션율이 목표수준을 장기간 하회하는 상황에서는 명목금리를 장기균형 수준으로 점진적으로 상승시키는 정책이 실물경기를 위축시키지 않으면서 목표 인플레이션율을 달성할 수 있는 유효한 대안이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는 "특히 미국의 경우 인플레이션율이 명목금리보다 장기균형수준으로 빠르게 수렴하면서 실질금리가 감소하고 국내총생산(GDP)도 상승하는 모습을 보였다"고 덧붙였다.


다만 유리베 교수는 "일시적인 금리인상충격은 실질금리 상승을 통해 GDP를 감소시키며 인플레이션율을 하락시키는 등 통상적인 예측과 일치했다"고 언급했다.

중앙은행 커뮤니케이션의 의미를 강조하는 발표도 나왔다. 마이클 맥마혼 옥스퍼드대 교수는 "중앙은행의 정량적인 경제전망은 단기적으로 금리에 영향을 미치는 반면 미래 경제상황에 대한 설명은 장기 금리를 변동시키는 효과가 있다"며 "기존 금리경로와는 달리 단기금리의 변화가 없거나 금리하한의 제약을 받는 상황에서도 중앙은행 커뮤니케이션으로 정책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마이클 어만 유럽중앙은행(ECB) 팀장은 "통화정책 결정문이 직전 결정문과 유사할수록 금융시장 변동성이 줄어들었다"면서도 "유사한 통화정책 결정문 발표 이후 상당한 수준의 어휘 변동이 있는 결정문이 발표되면 금융시장 변동성이 현저히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기조연설자로 시라카와 마사아키 전 일본은행(BOJ) 총재는 중앙은행의 독립성을 지키기 위해 재정 건전성을 유지하고 명확한 부실금융 기관 정리 및 자본투입 원칙을 담보할 장치가 필요하다는 제언을 했다.

시라카와 총재는 "정부나 국회가 경제·재정 개혁으로 성장률을 제고하기 어려운 경우 중앙은행의 정책수단 동원을 기대할 것"이라며 "중앙은행이 독립성을 지키려면 재정 건전성, 명확한 부실금융기관 정리, 자본투입 원칙을 담보할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다른 기조연설자인 로버트 홀 스탠퍼드대 교수는 "글로벌 금융위기에 따른 경제주체의 심리 악화는 당시 미국 경제에서 이자율 급등으로 표현됐고 이는 자산 가격 폭락, 투자 둔화, 실업률 급등에 직접 큰 영향을 준 것으로 나타났다"며 "경제주체의 심리가 경기 변동에 따라 변화한다는 개념은 거시경제 이론에서 점점 더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coddy@fnnews.com 예병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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