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서울에서 장가갈 수 있을까


"2018년부터 집값이 떨어질 것이다." 2년 전 금융부 출입 당시 '달콤해진 빚의 유혹, 가계가 멍들어간다'라는 제목으로 이 같은 내용의 기사를 썼다. 논리는 이랬다. 집 한 채만 있는 베이비부머가 은퇴를 시작한다. 노후자금 마련을 위해 집을 줄이거나 팔기 위해 매물로 내놓는다. 2018년 주택 입주물량이 집중된다. 주택 공급은 늘어나는데 인구는 줄어들고, 20~30대는 과거처럼 노동소득으로 집을 살 수 없으니 수요가 줄어든다. 여기에 더해 미국이 기준금리를 올리고, 한국은행도 따라 기준금리를 올리니 가계의 이자부담이 늘어난다. 이자도 갚기 힘든 한계가구, 지방 집값이 먼저 떨어지고 전체적인 부동산 가격이 하락한다.

이 같은 기자의 예측은 반은 맞고, 반은 틀렸다. 실제 지난 1일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지난달 전국 주택가격은 전달보다 0.03% 하락했다. 2013년 8월(-0.13%) 이후 57개월 만이다. 전셋값도 0.28% 동반 하락했다. 주택 매매시장과 전세시장이 조정기에 접어든 것이다. 하지만 지난 3월 미국의 기준금리가 1.50~1.75%로 올랐는데도 우리나라는 1.50%를 유지했다. 미국과 한국 간 금리역전은 10년 만에 처음으로 우려했던 자본유출이나 주택담보대출 이자부담 급증은 없었다. 그럼에도 1500조원을 앞두고 있는 가계부채는 여전한 위험요소다.

우리나라보다 15~20년 앞서 주택시장 조정을 거친 일본은 1990년 이후 부동산 버블이 꺼지면서 주택 가격이 정점 대비 60%가량 하락했다. 우리나라도 일본과 같은 주택시장 조정에 직면할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다. 정부의 정책이 부동산투기를 막고 실수요자를 위한 주택시장 개편에 방점을 둔다 할지라도 실제 시장 참여자의 이해와 외부 상황에 따라 실효성이 없을 수도 있어서다. 실제로 서울과 수도권의 집값은 시장 평균과 역행하는 경우가 많다. 교육, 문화 인프라가 밀집해 있고 여전히 집을 팔아 수익을 볼 수 있다는 기대감이 남아 있기 때문이다.


지방선거를 앞두고 '작은 정부'로 불리는 서울시장 후보들이 각각의 주택정책을 공개했다. 한 후보는 부동산투기를 철저히 막겠다고 약속했고, 또 다른 후보는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개발사업에 다 도장을 찍어주겠다고 장담했다. 커피소년의 노래 '장가갈 수 있을까'가 떠오른다.

hwlee@fnnews.com 이환주 건설부동산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