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장칼럼]

반짝 떴다 사라지는 프랜차이즈들

유명 베이커리 프랜차이즈의 가맹점을 차린 지인이 있었다. 수도권 신도시에서 가장 핫한 지역에 거금을 들여 매장을 오픈했고, 수입도 꽤 쏠쏠해 만날 때마다 항상 여유 있는 표정으로 모임에 나오곤 했다. 그랬던 지인이 3년 정도 사업을 하더니 갑자기 업종을 갈아타고 나타났다. 베이커리 가맹점을 팔고 아이스크림 프랜차이즈로 옮겼다고 했다. 어차피 프랜차이즈니 빵이나 아이스크림이나 별다를 게 없다며 크게 걱정 없는 모습이었고, 4년여가 지난 지금도 큰 어려움 없이 장사를 하고 있다. 탄탄한 기반을 갖춘 외식 프랜차이즈 사업이 가진 힘을 엿볼 수 있는 사례였다.

외식업계는 진입장벽이 높지 않은 시장으로 알려져 있다. 누구라도 목돈만 가지고 있으면 손쉽게 접근할 수 있고, 본사 입장에서도 가맹점 확대는 고스란히 사세 확장으로 이어진다. 다만 외식 프랜차이즈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기본적으로 맛이 보장돼야 한다.

대표적인 치킨 프랜차이즈 교촌치킨은 경북 구미에서 '교촌통닭'으로 시작해 맛을 인정받았고, 웰빙피자로 불리며 가맹점 280곳을 넘은 피자알볼로 역시 서울 목동에서 동네 피자로 출발한 후 입소문이 났다. 보쌈 프랜차이즈 놀부 역시 서울 신림동의 작은 가게로 출발해 업계 최고로 올라섰다. 모두 창업주만의 고유한 레시피로 기존에 없던 맛을 만들었고 고객의 입맛을 사로잡으며 가맹사업으로 덩치를 키웠다.

하지만 최근에는 창업→성공→가맹점 확대라는 기존 모델과는 다른 변형적 프랜차이즈들이 등장하며 우려 섞인 시선이 나온다. 아무런 검증 없이 기대감만으로 가맹점을 여는 방식이다. 대표적인 사례가 지난해 반짝 인기를 끌었던 '대왕 카스테라'다.

대만에서 인기를 끌었지만 국내에서 아무런 검증 없이 기대감만으로 시작했던 대왕 카스테라는 불과 1년여 만에 소비자의 관심권에서 벗어났다. 조리법에 대한 논란도 치명적이었지만 직접 먹어본 소비자 사이에서 '실망스럽다'는 평가를 받으며 외면 받았다. 국내 소비자의 기호와는 맞지 않는 상품이었던 셈이다.

유명인을 내세운 프랜차이즈도 비슷한 형태다. 서울 지역의 한 프랜차이즈 학과 교수는 "최근 유명세를 타고 있는 한 음식관련 방송인은 문어발식으로 사업을 확장하는데 점주들의 피해가 우려된다"면서 "프랜차이즈 자격에 관한 법률을 만들어야 할 판"이라며 한숨을 내쉬었다.
프랜차이즈사업을 한번 해보고 안 되면 접는 '파일럿 TV프로그램'처럼 접근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는 것이다.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프랜차이즈 브랜드의 수명을 의미하는 평균 영업기간은 2015년 9년11개월, 2016년 9년, 2017년 7년11개월로 줄어들었다. 안 되면 말고 식의 프랜차이즈 역시 적폐다.

cynical73@fnnews.com 김병덕 생활경제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