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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CB, 경기부양 연내 종료 가닥…내년 6월 첫 금리인상 전망

송경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6.07 18:08

수정 2018.06.07 18:08

드라기 ECB총재. AFP연합.
드라기 ECB총재. AFP연합.
유럽중앙은행(ECB)이 연내 양적완화(QE)를 종료할 것으로 보인다. 첫번째 금리인상은 내년 6월로 예상된다. 다음주 통화정책회의인 정책이사회에서는 별다는 얘기가 나오지 않겠지만 QE종료와 관련해 중지가 모일 것으로 전망된다.

6일(이하 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 CNBC,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주요외신에 따르면 이날 피터 프랫 ECB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ECB 정책이사회가 14일 회의에서 2015년 시작된 월 300억유로 규모의 채권매입 프로그램과 관련한 출구정책을 어떻게 짜야할지를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프랫은 "다음주 정책이사회는 지금까지의 진전들이 순매수를 점진적으로 줄이기에 충분할지 여부를 검토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CB는 앞서 월 600억유로 수준이던 채권매입 규모를 올 1월부터 월 300억유로로 줄인 바 있다.


ECB내 대표적인 매파인 옌스 바이트만 독일 중앙은행(분데스방크) 총재도 거들었다. 바이트만 총재는 "유로존(유로 사용 19개국) 인플레이션이 ECB 목표치와 양립하는 수준으로 점차 복귀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연말께 ECB의 채권매입 프로그램이 중단될 것이라는 시장 전망은 개연성이 있다"고 말했다. 프랫과 바이트만 모두 이날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한 콘퍼런스에 참석한 자리에서 이같이 밝혔다.

시장은 곧바로 반응했다. 특히 지난주 헌정위기로 급격한 매도세를 보이다가 이번주 들어 낙폭을 좁히기 시작한 이탈리아 채권시장이 또다시 급락세로 돌아섰다. 이탈리아 10년만기 수익률은 22bp 뛰면서 3%에 바싹 다가섰다. 채권 수익률은 가격과 반대로 움직여 매도세가 높아지면 상승한다.

프랑스, 포르투갈, 스페인 국채 수익률도 함께 올라 10년물이 각각 11BP 뛰었다. 안전자산인 독일 국채(분트)도 예외는 아니어서 10년물 분트 수익률이 10BP 상승한 0.467%를 기록했다.

유로는 국채 매도세에도 불구하고 ECB의 긴축 전망에 오름세를 탔다. 달러에 대해 0.38% 상승한 유로당 1.1766달러에 거래돼 지난주 이탈리아 위기에 따른 약 1년만의 최저치 1.15달러에 비해 큰 폭으로 올랐다.

프랫은 지속적인 고용증가세가 임금상승과 인플레이션(물가상승률)을 끌어올리는 모습을 보이고 있고, 유로존 성장세도 우려할 수준이 아니어서 QE종료에 문제가 없다고 평가했다. 그는 "빠듯한 노동시장이 더 강력한 임금상승으로 전환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증거들이 늘고 있다"면서 임금협상을 통한 연간 임금 상승률이 지난해 4·4분기 1.6%에서 1·4분기에는 1.9%로 높아졌다고 지적했다.

프랫은 임금 상승률이 가팔라지고, 경제성장이 탄탄해 유로존 인플레이션은 '2%에 근접'이라는 ECB 목표치 범위에 도달하게 될 것이라고 낙관했다.

유로존 연간 물가상승률은 유가 상승 여파로 4월 1.2%에서 5월에는 1.9%로 높아졌다. 변동성이 높은 에너지, 식료품 등을 제외한 근원 인플레이션은 5월 1.1%로 여전히 낮았지만 4월 0.7%에 비해서는 큰 폭으로 올랐다.

ECB는 14일 경제전망, 인플레이션 전망치를 새로 발표한다. 시장에서는 9월말로 종료 예정인 ECB의 QE가 연말까지는 규모가 축소된채 유지될 것으로 보고 있다. 취약한 소매매출, 최근 몇달 동안의 저조한 산업생산 지표 등 일부 취약점을 감안할 때 석달의 완충기간을 둘 가능성이 높다고 보는 것이다.

이제 시장의 관심은 연내 QE종료가 사실상 기정사실화하면서 첫번째 금리인상 시기가 언제가 될 것이냐에 쏠리고 있다.

골드만삭스 수석 이코노미스트 잰 해치어스는 CNBC에 QE는 올 연말 끝날 것이라면서 이제 관건은 첫번째 금리인상이 언제가 될 것인가 하는 문제다라고 지적했다. 그는 ECB의 금리인상은 경제에 대한 자신감을 보여주는 것이어서 유로존은 새로운 페이지를 열게 된다고 덧붙였다.
JP모간 프라이빗 뱅크의 유럽 주식 전략가 쥴리엔 라파르지는 첫번째 금리인상이 내년 6월에 이뤄질 것으로 예상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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