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북미 '세기의 담판']2차 북미회담 열린다면… 김정은 방미? 트럼프 방북?

서혜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6.08 18:11

수정 2018.06.08 18:11

트럼프 "회담 잘되면 김정은 백악관 초청" 北은 평양 주장 가능성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미국으로 초청할 용의가 있다고 7일(현지시간) 밝히면서 김 위원장의 미국행이 현실화될지 주목된다. 이럴 경우 북한 최고지도자의 사상 최초 방미가 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미·일 정상회담 후 백악관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회담이 잘된다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미국으로 초청할 것이냐"는 질문에 "회담이 잘된다면 초청이 잘 받아들여질 것이고, 김정은 위원장이 매우 호의적으로 볼 것"이라며 "그렇기 때문에 김 위원장의 미국 방문이 일어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 위원장을 미국으로 초청할 경우 그 장소가 백악관이냐, 아니면 플로리다 팜비치에 있는 트럼프 대통령 소유 휴양지인 마라라고냐"는 질문에는 "아마도 우리는 백악관에서 먼저 시작할 것"이라며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되물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대통령 선거 유세기간이었던 지난 2016년 6월 "김정은이 미국에 온다면 만나겠다. 회의 탁자에 앉아 햄버거를 먹으면서 더 나은 핵협상을 할 것"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일단 백악관에 무게를 싣는 모양새를 취했지만 북한이 2차 회담의 무대로 평양을 주장할 가능성도 있다. 북한으로서는 세계 최강국 정상을 불러들여 정상국가의 이미지를 부각하는 효과를 거둘 수 있기 때문이다.

북한은 당초 북·미 정상회담 장소로도 평양을 희망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2000년 빌 클린턴 당시 대통령과 김정일 국방위원장 간 회담협상 당시에도 회담 개최지로 평양을 주장한 바 있다.

지난 3월 8일 한국 특사단을 통해 트럼프 대통령에게 전달된 김 위원장의 초청장 역시 같은 맥락으로 읽힌다. 미국에서 추가 회담이 열린다면 정치·외교적 함의가 매우 클 수밖에 없다.

북·미 간 적대관계 청산과 관계 정상화를 극적으로 보여주는 동시에 시장 자본주의의 총아인 미국을 방문함으로써 김 위원장의 개혁·개방 의지를 확인시켜주는 상징적 모멘텀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미 공화당 등에서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워싱턴포스트(WP)는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 위원장을 만남으로서 레버리지를 쉽게 포기하고 있다"며 "이 같은 만남은 양 정상이 동등한 위치에 있다는 걸 암시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여기에 "(김정은 위원장을) 백악관으로 초청하는 건 이보다 더 나아가 2011년 집권 이후 지난해까지 자국 국경을 넘어본 적이 없는 사람에게 글로벌 지도자의 지위를 부여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아직 국교를 수립하지 않은 두 정상이 백악관에서 만난다는 것은 결국 오는 12일 싱가포르 회담에서 비핵화에 관한 큰 틀의 합의가 이뤄지고, 중요한 초기조치들이 원만하게 진행되는 것이 전제가 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sjmary@fnnews.com 서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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